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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려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연이어 국책기관에 임명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광복회 이종찬 회장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려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연이어 국책기관에 임명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광복회 이종찬 회장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 광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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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주 원인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었다. 이종찬 광복회 회장은 지난 10일 광복회 학술원 청년 헤리티지 아카데미 강연에서 불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이 회장은 "우리 정부가 근본적으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행사에 나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산에서 대변인을 통해 '우리 정부는 건국절을 시도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런 발표가 있어야만 회원들에게 '건국절이 추진되지 않으니 행사에 참석하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축식 불참 선언' 이종찬 광복회장, 윤석열 대통령에게 배신감
 
 2021년 6월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하며 퇴임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년 6월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하며 퇴임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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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깊은 배신감을 토로하며,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대선 전에 윤 대통령이 '전전(戰前) 일본과 전후(戰後) 일본을 구분하자'고 했던 약속을 믿어왔으나, 최근의 행보가 그 약속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이 과거와 현재의 일본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했지만, 최근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 약속과 정반대"라며 "한국 내 일부 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해 전전 일본과 유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전 일본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준 침략국이며, 전후 일본은 평화헌법을 준수하고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나라다. 과거의 멍에를 전후 일본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두 나라의 관계를 영원히 평행선에 놓이게 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믿었으나, 현재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2023년 8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3년 8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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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으로 규정하면서 광복회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이 독립운동을 이승만의 건국을 위한 준비운동으로 정의한 것은 선열들의 해방 전 독립운동을 무력화시키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한편,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광복회는 "이러한 설정은 잘못된 것이며, 1948년 건국절을 공식적으로 철회하라"는 항의의 뜻을 밝혔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기존의 이승만기념사업회 등은 '이승만 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각종 이승만 관련 행사에서도 이승만 박사 혹은 초대 대통령이 아닌 '이승만 건국대통령'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뉴라이트 인사들은 현대판 밀정과 다름 없어"
 
 10일, 광복회 학술원 교육 프로그램인 청년헤리티지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종찬 회장이 8월 15일 경축식에 불참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10일, 광복회 학술원 교육 프로그램인 청년헤리티지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종찬 회장이 8월 15일 경축식에 불참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 광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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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0일 강연에서 "뉴라이트 인사들을 현대판 밀정과 다름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일본 우익의 자금으로 공부한 후, 그들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이들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매국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또한 "뉴라이트 인사들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들의 행동이 독립운동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일부 뉴라이트 인사들이 1948년 건국을 주장하며 일본의 식민 지배를 합법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새로 취임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한 이 회장은 "독립기념관장이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을 일본으로 당연히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매국적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이 회장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의 침탈을 정당화하는 뉴라이트들의 영향력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지 않도록 강력히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국 아버지 이승만, 테러리스트 김구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돼"
 
 10일, 광복회 이종찬 회장이 광복회 학술원 청년 헤리티지 아카데미 강연에서 광복회가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광복절 경축식 불참 선언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10일, 광복회 이종찬 회장이 광복회 학술원 청년 헤리티지 아카데미 강연에서 광복회가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광복절 경축식 불참 선언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 광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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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회장은 최근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아버지'로, 김구 주석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서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지만, 이를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왜곡해 '건국대통령'으로 부각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에서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칭하는 내용이 방송될 예정인 것에 대해 이 회장은 "이승만만을 영웅으로 만들고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구 주석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내용의 책이 광복절에 맞춰 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대해서도 이종찬 회장은 "김구 주석을 테러리스트로 몰아가는 것은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김구 주석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며, 그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음모"라고 경고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러한 시도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심각한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민들이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찬 회장이 반대하는 '건국절'에 대한 논란은 갑자기 불거진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당시 정부는 광복절 행사를 '건국 60주년 행사'로 추진하려 했으나 광복회의 반대에 부딪혀 당시 유인촌 장관의 방문 사과로 건국절 행사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도, 당시 정부는 '식민지 근대화론' 논리를 담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했으나 광복회 및 국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해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광복절#광복절경축식#광복회#이종찬회장#건국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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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 백기환 선생의 증손녀. 할아버지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국 사회 발전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증조할아버지는 신흥무관학교 출신 진천부대 대장으로, 압록강 인근에서 활동, 서로군정서와 협력 1920년 평양 경찰서 폭파에 가담해 7년간 옥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연락해 독립신문 배포, 1945년 평양 군사시설 폭파에 참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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