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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질병 마이크로바이옴 지도(Human Gut Microbiome Atlas). 전 세계 19개국, 23개 질병에 대한 인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집대성하여 질병과 연관된 장내 미생물 균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 (출처: https://www.microbiomeatlas.org/).
▲ 인체 질병 마이크로바이옴 지도(Human Gut Microbiome Atlas). 전 세계 19개국, 23개 질병에 대한 인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집대성하여 질병과 연관된 장내 미생물 균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 (출처: https://www.microbiomeatlas.org/).
ⓒ G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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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장내 미생물의 특징을 규명할 수 있는 '인체 질병 마이크로바이옴 지도(Human Gut Microbiome Atlas)'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는 우리나라 광주과학기술원(아래 GIST, 총장 임기철) 생명과학부 이선재 교수 연구팀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스웨덴 왕립공과대(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 공동연구팀과 함께 이뤄낸 성과다.

GIST는 21일 이같이 알리면서 "국제공동연구팀이 전 세계 19개국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분석해 당뇨병, 염증성 장질환, 우울증 등 23개 질병 연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특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하는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특정 환경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 집단 전체의 유전체 총합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다. 결국, 미생물을 빼놓고 인간의 유전자를 논할 수 없을 정도이기에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게놈(Second Genome)'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장내 미생물 균총의 조성을 통해 질병/형질과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데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이 수행된다. 특히나 마이크로바이옴이 대장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대사성 질환, 심혈관 질환,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GIST는 "인간 장내 미생물군집은 인간의 장에 서식하는 다양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및 기타 미생물을 말하며, 신체가 소화와 같은 주요 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다"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군집 구성의 변화와 우울증, 알츠하이머,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의 발병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군집과 질병과의 연관성은 연구자들에게 점점 더 많은 관심이 되고 있지만,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집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다양한 지역과 질병에 걸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국제공동연구팀은 기존에 공개된 전 세계 19개국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분석해 당뇨병, 염증성 장질환, 우울증 등 23개의 질병에 연관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징을 규명하게 된 것이다.

GIST에 따르면, 우선 연구팀은 북미·유럽 및 남아시아 및 동아시아 전역에서 6014개의 인간 장내 '샷건 메타지놈(Shotgun Metagenome)' 데이터(장내 미생물 유전체 데이터)를 심층 분석했다.

참고로, '샷건 메타지놈'은 특정 샘플 내에 모든 미생물 유전체 정보를 시퀀싱(DNA 또는 R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과정)하는 방법으로 더욱 정확한 미생물 군집분석과 실제 유전자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으로 미생물의 기능적인 역할까지 확인 가능하다고 한다.

이어 메타분석(meta-analysis) 및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모델을 이용해 건강한 개인과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박테리아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를 분류해 특정 기능을 특정 박테리아와 연결시켰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질병 환자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유해균인 푸소박테륨(Fusobacterium),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균주가 증가하고, 장내 유익균인 라크노스시라피에(Lachnospiraceae)에 속하는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 유익균이 섭취한 식물 섬유소를 대사하여 생산되는 지방산)' 생성균주가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 균주 증가 등 해당 질병의 마이크로바이옴 특징이 서구화된 나라의 정상인에게도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했으며, 특히 서구화된 마이크로바이옴의 경우, 장내 염증을 촉진하는 박테리아와 항생제 내성 균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서구화된 식생활과 함께 장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식습관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선재 G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서 그동안 소규모로 수행된 연구의 한계로 인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던 인체 질병 마이크로바이옴의 실체를 더욱 선명하게 밝힐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대장암이나 췌장암 등을 분변 검사만으로도 조기 진단 가능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비침습적 질병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biomarker : 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뿐만 아니라 정밀 식이(Precision nutrition) 모델 개발 또는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Personalized probiotics) 개발을 통해서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연구 성과인 '인간 질병 마이크로바이옴 지도(Human Gut Microbiome Atlas)' 오픈액세스 플랫폼(https://www.microbiomeatlas.org/)을 통해 공개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GIST-MIT AI-X사업,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유전체 분야의 국제학술지 <지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지난 7월 23일 게재됐다.

 (왼쪽부터) 이선재 GIST 교수, Saeed Shoaie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 Mathias Uhlen KTH 왕립공과대학 교수, S Dusko Ehrlich 프랑스 INRAE 연구소 교수
 (왼쪽부터) 이선재 GIST 교수, Saeed Shoaie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 Mathias Uhlen KTH 왕립공과대학 교수, S Dusko Ehrlich 프랑스 INRAE 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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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GIST#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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