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주 차에 접어들어 대구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올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진 부족과 치료약 부족 문제 등이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민들의 자발적 예방 행동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주 대다수 학교가 개학하고, 추석도 앞두고 있어 자칫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6월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엔데믹'을 선언한 후 유행과 퇴조를 반복하던 코로나19가 올여름 들어 유행세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8월 말에 가면 전국적으로 35만 명까지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220곳) 입원환자 현황 분석을 이어가고 있는데, 6월 4주 63명이었던 환자는 8월 2주 1359명까지 늘었다. 대구도 같은 기간 1명에서 48명까지 증가했다. 대구는 올해 들어 1월 첫 주에 2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했지만, 6월 4주차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이번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대구시 관내 음압격리병상이 경북대병원, 대구의료원, 대구동산병원 등 9개 병원 149개인 걸 고려하면, 병상가동률은 32.2%다. 7월 3주 10명에서 8월 1주 24명, 8월 2주 48명 등 주를 거듭할수록 2배씩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머지 않아 병상가동률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8월 말 전국 35만 명 환자 발생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주 개학 등을 거치면서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 "작년에도 제일 입원환자가 많을 땐 저희 병원도 15명 정도였는데, 지금 10명에서 15명이 3주째 입원하고 있다. 유행도 좀 길고, 정점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여름 유행도 거의 10월 다 되어서야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번 유행도 추석까지 끼어 있으니까 적어도 9월말, 10월초까진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개학을 하는) 이번주에 (유행을) 키워버리면 추석까지 쭉 가는 거다. 추석 때 전국 단위로 확산시키게 되면 지금은 도시 중심으로 주로 많이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농촌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개학 등 감염 확산을 촉진할 수 있는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아프면 쉴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전문가들 입장에서 3년 팬데믹을 겪고 나면 몸에 뵈었으니, 아프면 쉰다가 직장에서 문화로 자리 잡을 줄 알았는데 자리 잡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에서 뭔가 대책을 강구할 것처럼 시범사업도 했는데 언젠가 사라지더니 확대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21일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특히 우리나라는 아파도 일하는 게 미덕인 나라"라며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가 정착이 돼야 되는데, 제도적으로도 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상병수당처럼 출근하지 않아도 그리고 아파서 병가를 쓰더라도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 그리고 유급병가를 인정해 주게 되면 그 기업체에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행을 앞두고 대구시는 지난 5월부터 보건복지국장을 반장으로 한 방역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주 1회 중환자 및 치료병상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경증환자 분산 ▲야간·주말 발열클리닉 운영 ▲중증환자 병상확보 대응 준비 ▲감염취약시설 관리 전담팀 운영 ▲치료제 수급 관리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
8월 1주부터 대구 코로나19 치료제 재고량은 5789명분에서 3518명분(8월 2주), 3359명분(8월 3주)까지 감소했다. 18일 기준으론 3286명분을 보유 중이다. 사용량은 8월 1주 2638명분에서 4502명분(8월 2주), 3260명분(8월 3주)를 기록했고, 18일엔 73명분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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