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야당도 유연하게 해라. 국민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야당이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에만 매몰되지 말고 국민들이 지금 뭘 답답해하고 아파하는지 들어라, 이런 지적을 많이 받았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돌아왔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대승으로 이끈 뒤 두문불출했던 그가 26일부로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그동안의 '잠행'을 깨고, 대외 활동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역할을 할 분야는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들로부터 "정치도 오래 하고 국가의 고위직까지 지낸 사람이 보통 사람처럼 평론만 하고 있을 거냐, 맨날 싸움만 하는 정치 뭐라도 할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는 것이다.
정치 활동 공식화한 김부겸 "할 말 하려고 나왔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만났던 대부분의 국민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며 국민들이 국회, 특히 민주당에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인데 대통령이 왜 거부권을 행사하냐라고 (민주당이) 쟁점화를 하면 여당도 자기들 나름대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의견을) 좁혀가면서 타협을 해서라도 결과물을 내야한다. 국민들은 어떤 '실적'을 보고 싶어 한다"고 힘을 줘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미뤄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구체적인 실적을 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두 분이 그냥 만나서 사진 찍고 서로 '내가 옳다, 당신이 틀렸다' 이야기하려고 만나는 게 아니다"라며 "그전에 조율을 해서 몇 가지 합의를 내놔야 하고 국민들은 그런 정치, 그런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결렬하려면 만나지 말고요. 어디 억지로 만나라고 그랬어요? 만나려면 성과를 내라고요."
김 전 총리는 한 대표가 이번 대표회담을 통해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한다면 그게 한 대표의 '첫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전 총리는 한 대표의 과거 당 대표 후보 시절을 언급하면서 "그때 민주당이 추천하는 사람이 아닌 제3자가 추천하는 안이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올라 총선 때 민의가 얼마나 무서운 것도 보았지 않았냐"며 "저는 그런(특검법 수용) 기대를 한다 일종의 첫 작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유연성 가져야... 김경수 기대"
한편 김 전 총리는 최근 이재명 대표가 90%에 가까운 높은 득표율로 당 대표로 재선에 성공한 데 대해 "이 대표를 향한 (국민들의) 기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적어도 현 단계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선,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과 힘은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라며 "또 하나는 유연성을 가지고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해내라는, 리더십을 보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강단 있는 투사로서의 모습이라든가, 정부·여당에 앞장서 공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니까 (이번에는) 이재명이라는 지도자한테 저런 유연성이 있네라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 이야기를 꺼낸다는 비판을 들어서 되겠냐"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총리는 최근 이 대표의 '대항마'로 언급되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김 전 지사에) 기대를 한다. 그만한 잠재력이 있고 경남지사 때 보여준 도정 운영 등 여러가지를 보면 충분히 민주당의 큰 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자신과 김 전 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새로운 '3김'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3김은) 과장인 것 같다. 저희 시대의 3김은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이라며 "단순히 이름 때문에 3김이 아니라 역량이 되고 국가의 일을 걱정하고 풀어가는 지혜, 행동이 뒤따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