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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군 봉산면의 한 냇물이 누렇게 핀 오염물질로 가득차 있다. 예산군은 이를 냉대성 이끼류로 파악하고 있다.
 충남 예산군 봉산면의 한 냇물이 누렇게 핀 오염물질로 가득차 있다. 예산군은 이를 냉대성 이끼류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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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앞을 지나는 냇물이 노랗게 오염이 된 상태이다.
 마을 앞을 지나는 냇물이 노랗게 오염이 된 상태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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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의 한 산골 마을의 계곡 냇물에 악취가 나는 이끼 추정 물질이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물질이 마을 앞을 흐르는 냇물로 흘러가 번지면서 냇물을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끼는 대기오염 지표식물이기도 하다.

지난 1일 마을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충남 예산군 봉산면의 한 마을을 찾았다. 일요일인데도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에는 시멘트 공장과 화학 기업 등 3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주민들은 마을 냇물의 오염 원인으로 인근에 있는 화학공장과 시멘트 관련 공장들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증거나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자는 이날 주민들의 안내를 받으며 오염물질을 추적해 봤다. 하천 인근 공장 단지로 연결되는 도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란 물질들이 가득차 있었다.

마을 주민이 낫으로 바닥을 긁어내자 악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누렇게 낀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을 걷어내자 검은색 바닥이 드러나고, 역한 냄새가 올라와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졌다.

"'고온 현상' 때문이라는데, 공장 쪽에서만 발생"

▲ 오염 물질 마을 주민이 낫으로 도랑의 바닥을 긁어내자, 검은 바닥이 드러나고 악취가 진동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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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A씨는 "몇 년 전부터 마을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예산군과 일부 군의원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공장 쪽이 아닌 마을 계곡 쪽에서 내려오는 물의 경우 전혀 오염되지 않고 깨끗하다. 단순히 더위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가 온 뒤 오히려 더 심해졌다. 7~8월 장마철에 오히려 더 오염이 심하다. 그러다가 갈수기가 되면 도랑이 마르고 악취가 진동 한다"고 말했다. 비가 오면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가야 하는데, 비가 온 직후 오히려 오염도가 더 높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샛강의 오염을 최초로 목격한 임아무개씨도 "지난 8월 29일 마을 앞을 흐르는 한천이 누렇게 변해 있었다. 또 작은 물고기들이 죽어 있는 것이 보였다. 바로 일주일 전 쯤에 비가 왔다. 지난해에도 비가 오고 난 뒤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의 아래 쪽에는 화학기업과 시멘트 관련 기업 등 3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산 바로 아래에 있는 윗마을에는 축사와 공장이 없다. 실제로 윗마을 계곡의 상류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눈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깨끗해 보였다.

마을 주민 B씨는 "마을 위쪽 계곡에는 고동과 가재와 버들치도 살고 있다. 하지만 공장 단지에서 내려오는 도랑과 합수되는 지역의 아래쪽부터 오염이 심각하다. 물고기조차 살 수 없을 정도이이다. 오염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계곡의 물 마을 냇가 상류 계곡으로 이어진 냇가의 물은 눈으로 보기에도 깨끗해 보였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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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오염된 하천과 도랑이 마을 상수도와도 가깝기 때문이다. 주민 C씨는 "우리 마을은 지하수를 먹고 있다. 마을 관정과 오염된 도랑의 거리는 불과 60미터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러다가 마을 주민들이 먹는 식수가 오염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하천 오염이 계속되면 마을 관정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이끼가 끼는 원인과 오염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오염 원인과 오염 성분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또 예산군에서 오염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의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환경단체에서도 자체조사에 나섰다. 김미선 예산홍성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시료로 채취한 하천의 물을 별로로 조사할 계획이다. 물론 조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예산군에서 조사를 할 경우, 예산군의 조사 내용과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산군 "문제 확인되면 조사할 것"

 마음 상수도와 오염된 하천 및 도랑은 불과 60미터 정도 거리이다. 마을 주민들은 상수도 오염을 우려 하고 있다.
 마음 상수도와 오염된 하천 및 도랑은 불과 60미터 정도 거리이다. 마을 주민들은 상수도 오염을 우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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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끼류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군 관계자는 "해당 물질의 이름은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냉대성 이끼류로 파악하고 있다. 물고기가 죽어 있는 것이 확인이 되지 않아 따로 시료 확보하지 않았다. 차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인근 공장들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처분을 할 계획"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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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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