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소위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지정된 충남 청양군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300여 명의 주민들이 청양군청으로 몰려가 '집단 항의'에 나섰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청양군에 일방적인 피해를 줄 경우 댐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하지만 청양 주민들은 9일 오후 2시 청양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돈군 군수는 지천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지천댐 반대 주민 편에 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민들은 '응답하라 청양군수' '댐 결사반대' '우리의 자원은 자연이고, 도시의 자원은 산단이다. 청양의 자원을 강탈 말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명숙 지천생태모임 대표는 "여기 오신 분들은 대부분 농민들이다. 밤도 주워야 하고, 고추와 구기자도 따야 한다"면서 "추석이 일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우리가 왜 길바닥에서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댐을 만들어서 인구가 늘고 지역이 발전 경우는 없었다. 충북 단양, 전남 화순 군수 모두 댐을 건설해도 지역이 발전되지 않았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우회적으로 김돈곤 군수도 지천댐 반대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한 것.
이삼성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도 "개인적으로 김돈곤 군수와는 동갑내기 친구다. 찬성이든 반대이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이 '전쟁'이 끝난다"라고 짚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상당수는 농민이었다. 추석과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요즘, 농촌은 한참 바쁜 시기다. 집회에 참석한 농민에게 바쁜 농번기에 아스팔트 위에 서 있는 이유를 들어 봤다.
집회에 참석한 농민 A씨는 논에 벼멸구가 생겨서 농약도 줘야 한다. 추수 전에 마지막으로 논에 물도 대야 한다. 답답하다"며 "군수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면 좋겠다. 누구의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군수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우리 주민들의 편에서 함께 싸워 주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청양군수 "댐이 청양군에 피해가 될 경우, 입장 표명할 것"
김돈곤 청양군수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처음부터 청양군에 일방적인 피해를 주는 댐 건설은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그 입장을 계속 피력해 왔다. 숫자와 관계 없이 찬반 여론이 있다"며 "군수는 이 여론을 관리하는 입장이다. 명분 없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는 순간, 군수가 우리끼리(군민 간)의 싸움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찬성이든 반대든 의견을 수렴해서 도와 중앙 정부에 강하게 요구를 할 생각이다"라며 "만약에 댐 건설이 청양군에 피해가 되고 (민원이) 관철이 되지 않을 경우,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