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열리는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팔현습지 현장 미사에 이어서 지역 성당 미사로까지 이어져 지역민들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고 있다. 지난 28일(토)에는 팔현습지 현장에서 미사가 열렸고, 이어 29일(일)에는 금호강변의 아름다운 성당인 신서성당 교중미사에서도 팔현습지와 금호강 이야기를 주제로 강론이 펼쳐졌다.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성당 미사로도 이어져
이들 미사를 주도하고 있는 이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다. 임 신부는 팔현습지 미사에 이어서 신서성당 주일 미사에서도 미사를 직접 집전하면서 지금 금호강과 그 주변 개발사업 때문에 팔현습지와 금호강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변화에 대해서 말하면서 하느님의 창조물로서 이들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래서 지역민으로 이곳 신자들이 먼저 금호강과 팔현습지의 가치에 눈을 떠 이들의 보전 운동에 나서줄 것을 부탁했다.
28일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현장 강론에서 그는 "저 하식애(河蝕崖)는 물이 깎은 절벽이다. 그래서 하식애라고 하고 또 저기에는 온갖 동식물들이 사는 곳으로 '숨은 서식처'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해석해 보기를, 몸 숨기기 좋은 곳은 또 오늘 우리 신앙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안식처라고 할 수가 있다"고 서두를 땠다.
그러고는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의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이 말 들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 이거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할 말씀이 있겠나. 이 만큼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시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팔현습지와 또 팔현 이곳을 안식처로 삼는 그들에게 이만큼 좋은 장소가 있겠나? 물이 흐르고 또 바람이 불고 또 햇볕이 손에 내리쬐는 이곳이야말로 얼마나 몸 숨기기에 좋은 안식처인가? 이곳은 우리의 땅이 아니다. 여기 지금 바로 우리 발 밑에 많이 밟히고 있는 풀, 이런 도꼬마리 풀과 같은 이들의 땅"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자며 다음과 같이 시편의 구절을 낭독했다.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에게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주님께서 팔현습지 이곳에 사는 모든 생명에게 대대로 안식처를 주셨나이다."
이어 그는다음과 같은 철학적인 해석을 곁들여 금호강과 팔현습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금호강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지혜로움과 의지가 있는데 그 의지는 흐르고 싶다는 거다. 저 포항시 죽장면 가사리 가시지에서부터 발원한 그 첫 시작부터 이 금호강의 희망과 행동은 바닥까지 이런 것이다. 그 흐르고 싶다는 의지는 바로 하느님의 뜻이다. 중간에 아무리 보를 많이 막은들, 댐을 지은들 물은 그 시작부터 바다까지 흘러야 된다. 이것이 금호강의 의지이고 하느님의 지혜로움이고 하느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고, 금호강 팔현습지가 우리에게 주는 많은 영성적인 혜택들이 굉장히 많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힘들을 우리에게 주고 있는 거다. 아주 깨끗한 공기도 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경치를 줄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품고 있고, 이 팔현습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그 뜻이 너무나 놀랍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잘 지키면 좋겠다."
신서성당에서 울려퍼진 금호강과 팔현습지에 대한 사랑
금호강에 대한 사랑과 찬미의 강론은 다음날인 주일 금호강변의 아름다운 성당인 신서성당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먼저 금호강 팔현습지에 살고 있는 하느님의 피조물부터 하나하나 호명해나갔다.
그의 입을 통해서 먼저 호명된 것은 산업화 이전에 많이 살았으나 산업화와 더불어 거의 멸종됐다가 2000년대 들어 기적적으로 다시 금호강으로 돌아온 멸종위기 1급 물고기인 얼룩새코미꾸리와 인간들의 시끄러움과 무더위를 피해 지난 5개월간이나 이곳을 떠나 있었던 팔현습지의 터줏대감이자 명물인 수리부엉이 부부 '팔이'와 '현이'였다. 이어 안심습지의 깃대종이자 역시 멸종위종이자 천연기념물로 그 자태가 우아한 큰고니까지 불려 나왔다.
또 금호강 발원지 이야기에서부터 금호강에 많이 뿌리내린 나무들인 왕버들과 참느릅나무, 잉어와 메기, 자라에 이어 낙동강 녹조까지 이어지면서 홍준표 시장이 추진하려는 금호강 르네상스 토건 사업으로 금호강도 보로 막힌 낙동강처럼 녹조가 창궐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이 인간의 지나친 욕심 즉 탐욕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면서 탐욕을 경계해야 하고 세상일에 대한 무관심이 또 세상을 멸망으로 이끈다면서 그 무관심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면서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강조하면서 강론을 마무리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뭔가 하면은 그것은 무관심이다. 나하고는 상관없다. 이것이 암보다도 더 무서운 질병이라고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다. 무관심. 이것은 암보다도 더 무섭다. 무지 이것은 하느님의 지혜를 알아챌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금호강에 대해서 안심습지에 대해서 팔현습지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금호강이 막히고 금호강에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나간다.
실제로 한 이틀 전 대구 연경지구 동화천에서, 거기에 왕버들 약 한 600그루가 있는데, 그중 100그루를 동구청에서 잘랐다. 왜? 하천정비 한다고. 그렇게 해서 동화천에서 100그루가 넘는, 100살이 넘은 왕버들이 다 살해당했다(관련기사: 원시 자연성 살아있는 곳 싹쓸이 벌목한 대구 동구청 https://omn.kr/2abxt). 그게 사람의 탐욕 때문에 그런 거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데 무관심하면 큰일이 벌어지는 거다. 그래서 무관심하지 않기를 당부드린다.
안심습지나 팔현습지를 보면서 찬미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이걸 내가 어떻게 이용해야 하겠나 그런 마음을 지니면 그건 탐욕인 거다. 그것은 교황님 표현대로 하면 우상숭배다. 그 정도로 하느님의 피조물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참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꼭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시면 정말 좋겠다."
금호강과 팔현습지에 영원한 평화를
임성호 신부는 그렇게 간절한 당부로 강론을 마무리했고, 이어 미사도 마무리됐다. 임 신부의 미사는 이날 모인 150여 명의 신자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미사를 마치고 성당 로비에 차려진 팔현습지 사진전과 팔현습지에서 진행되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에 대해 감사 청구를 요구하는 서명전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날 신서성당의 신자들에게 금호강이라는, 팔현습지라는 그리고 그 속에 사는 무수히 많은 하느님의 아름다운 피조물이 그렇게 깊게 각인된 것이리라. 금호강과 팔현습지에 진실로 영원한 평화가 도래하기를 이곳 신자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드린 하루였다.
부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팔현습지 탐방 보도교라는 그들의 잘못된 '삽질' 계획을 철회하고 금호강과 팔현습지에 영원한 안식과도 같은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바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