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5일 오후 4시 8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 명태균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15일 서울시 대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명씨가 시장님에 대해 명예훼손적 발언들을 내놓고 있는데 고소할 생각이 있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 고소장은 써 놨다"고 답했다.
앞서 윤 의원은 오 시장에게 "명태균씨로 인해 대한민국이 난리가 아니다. 명씨가 어제도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냈다. 시장님께 망신당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여쭤본다. (시장님이) 살려달라고 울었다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명씨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와 오 시장 당선에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오세훈은 4번이나 나한테 살려달라고 울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명씨 관련 질문에 "국감장 어울리는 질문은 아냐" 불쾌감 표시
오 시장은 "이런 질문이 국감장에 어울릴 법한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위임사무도 아니고 국가보조금이 들어간 사항도 아니고"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하지만 윤 의원이 "굳이 답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자르자, "(명씨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다만 "명씨를 선거브로커로 치겠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 내외가 (선거브로커와) 6개월 동안 매일 같이 통화하고 같은 차량을 타고 논의하는 게 맞나"는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위원장님, 이 질문에 (제가) 답해야 하나"라며 재차 피감 기관으로서 받을 질문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윤 의원은 이에 "제가 (오 시장께) 질의하는 게 아니다. 시장님은 제가 질문한 부분에 대해 답변하면 된다"라며 명씨에 대한 법적 조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구체적으로 "오늘 아침엔 '명 선생 식견이 탁월하다'고 영부인이 말하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명씨가) 대통령 내외를 겁박하는 데도 대응을 못하고 있는 건 비정상이라 생각한다"라며 "법적 조치를 취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거브로커에 여당이 끌려 다녀서야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고소장 제출은 언제 하나"... "명씨 하는 걸 봐서 결정할 것"
오 시장에게 '고소장을 써놨다면 즉각 제출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수도 서울의 수장인 오 시장이 소위 선거브로커의 입길에 오르는 자체가 문제"라면서 "고소장 써놨다고 했는데 제출하는 건 다른 문제다. 언제쯤 고소장을 제출한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명씨가) 계속해서 사실무근인 얘기를 하면 고소를 안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명씨가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에게 '진짜 자신 있나. 그만하라. 망신당하지 말고'라고 협박했다, 바로 고소장 접수해야 할 것 같다'고 했을 때도, "자신 있으면 뭐든지 다 폭로하라고 하시라"고 밝혔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명태균이 관련해 협박하고 있는데 고소장을 제출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오 시장은 "(명씨가) 하는 걸 봐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서 명씨 관련 질의를 이어가는 데 대해 "정쟁국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 창원시의창구를 지역구로 둔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민생국감 하자고 했는데 전혀 아랑곳 않고 명태균을 얘기한다"며 "행안위에서 여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11개 범죄 혐의와 관련된 4개 재판에 대해 하루 종일 말하며 좋겠나. 그래서는 안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가 명태균을 잘 안다 했잖나. 명씨 말만 들어서 국감장을 소문을 부풀리는 장으로 만들지 말자"고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전날(14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에 대한 검찰 조사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간청하여 명씨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면서 "그동안 황당무계한 그의 주장에 굳이 상대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으려 한다. 명씨는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 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