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사태의 책임이 궁극적으로 누구한테 있다고 보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시 대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송지연 전국언론노조 TBS 지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현재 TBS는 2022년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의 지원 조례 폐지, 그리고 2024년 행정안전부의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 등을 겪으면서 대량 해고는 물론 폐국 위기까지 몰린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국감 때 이와 관련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TBS를 언론으로 대접하며 어떻게 하면 공평무사하게 언론으로 기능할지, 공정성을 담보하게 제도적으로 보완할지 끊임없이 주문했다"면서 "저희와 인연은 완전히 끊어졌지만 (TBS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서울시가 최선을 다해 돕겠단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또한 "제3자 인수 과정에서 충분히 원매자가 있다. (TBS에) 굉장히 관심을 표하는 원매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후에 속개된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송 지부장은 "'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TBS를 언론으로 대접하며 어떻게 하면 공평무사하게 언론으로 기능할지 주문했다'는 오 시장의 발언에 동의하나"는 채 의원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송 지부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는 희망고문으로 2년을 지냈다. 해결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사태를 대응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출연기관 해제에 절차적 문제가 많다. 재단이 그에 소송을 할 것이고 가능한한 시의회를 설득해서 새 지원 조례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면서 "그것 아니면 TBS는 죽는다"고 밝혔다. "어떻게 해야 TBS를 살려주겠느냐"고도 물었다.
김성회 "행안부가 오히려 정관 변경 선행 지적"
오세훈 시장은 앞서 '자신이 TBS 탄압에 관여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극도의 인내심으로 더 이상 인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참았다. 객관적으로 모든 일처리를 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의회에서 지원 조례를 폐지한 것도 본인의 생각과는 다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2021년 2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바로잡을 건 바로잡아야 한다. TBS에 대한 예산지원을 안 하는 형태가 될 수 있고'라고 말한 것 기억하나"라며 "실제로 2022년 출연금 예산안을 전년 대비 125억 삭감해 제출하신 바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 9월 김만배 녹취록 인용 보도를 이유로 TBS에 대해 감사를 지시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앞서 했던 발언과 달리 2021년 보궐선거 당시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 보도에 대한 앙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오 시장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감사를 지시한 게 기억나지 않는다? 답변 편해서 좋겠다. 다른 사람들은 밥줄 끊기는 마당인데"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이 "감사했답니다"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이게 지금 남의 일이냐. '감사를 했답니다'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이에 "기억을 더듬어 보니깐 제가 직접 지시한 게 아니라 시의회 요청이 있어서 저희가 응했다고 한다"라며 "그래서 제가 그 중요성에 대해 입력이 안 돼 있던 것 같다"고 다시 답했다.
김 의원은 "360여 명 노동자 생계 달린 문제에 대해 시의회가 시켜서 했다? 매우 무책임한 답변"이라며 "방송법에 따르면 누구든 편성·제작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도 감사를 지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서 행안부에 TBS 출연기관 해제를 무리하게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TBS의 돈줄을 끊어버리는 데 시가 적극 임했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그는 "행안부 공문을 보면, (6월) 시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 요구에 행안부는 정관상 규정 정비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냥은 지원 못 끊고 광고가 됐건, 민간후원이 됐건 정관을 먼저 바꿔야 된다'고 행안부가 오히려 말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는 8월 30일 또 행안부에 공문 보낸다. 조속한 시일 내 출연기관 지정해제 고시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아까 전에 'TBS 살리고 싶다'고 했지만 실질적 행정은 행안부에 빨리 (지정해제를) 하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정관변경 허가 등을 득한 뒤에 시 출연기관 해제를 추진했어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했다면 무능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오세훈 "빨리 지정해제 해야 인수협상 가능하다 판단해"
오세훈 시장은 이러한 지적에 "그건 큰 오해이시다. (TBS를) 빨리 (시 출연기관에서) 지정 해제를 해야 그때 당시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에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 전제가 됐다"고 반박했다. "지정해제를 요청한 것도 법에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행안부에서 지적한 '정관상 규정 정비 선행'이 이뤄지지 않은 까닭은 현 방송통신위원회 상황을 당시엔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탄핵심판에 회부되면서 직무가 정지돼 의결이 불가능하단 이유로 정관 변경 신청이 반려된 현 상황을 당시엔 예측 못했다는 것.
오 시장은 송 지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노조위원장의 견해가 어떠하든, 그동안 제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TBS 구성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