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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 11월 5일에 열리는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초박빙인 상황으로 보인다. 사실 7월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만 해도 트럼프 후보가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미국 대선은 끝났다'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트럼프 암살 시도에 위기감 느낀 미국 민주당은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후보를 교체했고 현재는 해리스 근소하게나마 앞서는 듯하다. 2023년까지 미국 뉴욕에서 PD 특파원 역임했고 5월엔 <미국은 내전 중>이란 책을 출간한 강윤기 KBS PD는 어떻게 보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강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7개 주 정도가 진짜 경합 주"

 강윤기 KBS PD
강윤기 KBS PD ⓒ 이영광

- 미국 기준 11월 5일에 열리는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어요. 미국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초박빙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저도 계속 미국 대선의 여론조사들을 확인하고 있거든요. 인터뷰 전 확인 해보니 <뉴욕타임스> 기준으로 해리스 후보 50%, 트럼프 후보는 47%이더라고요. 근데 계속 움직이고 있어요.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이나 현지 언론은 선거 3주를 앞두고 초박빙이었던 적이 없었고, 가장 치열한 경우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다만 기관마다 조금씩 달라요. 어떤 주는 또 트럼프가 이긴다고 나왔지만, 또 어떤 기관에서는 해리스가 이긴다고 나왔고 특히나 미국은 우리나라하고 다르게 선거인단 제도로 대통령을 뽑잖아요. 그래서 전체적인 전국의 여론조사도 중요하긴 하지만, 주별로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한 선거 제도잖아요. 근데 지금 주별로 보면 사실 선거인단 제도에서 대부분 승부가 났다고 보고 한 7개 주 정도를 진짜 경합 주라고 보거든요.

그중에서 북부 러스트 벨트 같은 경우에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이 있고 남부의 선벨트 같은 경우에는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가 있는데 러스트벨트에는 조금 해리스가 앞서고 남부 선벨트에서는 약간 트럼프가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어요. 근데 그것도 1~2%p 차이로 오차 범위 내거든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도 아주 박빙인 판세인 데다가 경합 주에서도 누가 승리할 거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왜 초박빙인가요?

"제가 <미국은 내전 중>이라는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번 미국 대선은 지금까지의 미국 대선보다 훨씬 더 극단화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트럼프의 지지자들과 해리스의 지지자들, 옛 바이든의 지지자들이 극단으로 몰려가서 정확하게 반분되어 있고 결집해 있습니다. 도저히 상대방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인정할 수 없고 그 치하에서는 살 수 없다고 하는 일종의 선거 전쟁 수준이거든요. 상대방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에 단순히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 내가 정말 혐오하는 모습으로 미국의 정체성이 바뀔 거로 생각하는 만큼의 전쟁이에요. 그래서 중도층이 아주 적고, 양 지지층이 결집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 민주당 후보가 교체됐잖아요. 그게 영향 있을까요, 아니면 후보가 누구든 똑같을까요?

"<미국은 내전 중>이란 책에 있지만 저는 민주당 후보가 굳이 따지자면 0.1%라도 당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거로 생각했었고요. 하지만 저도 사실 그 부분을 크게 보지 못했는데 많은 미국의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도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가 심각했죠. 그게 드러난 게 6월 27일에 트럼프와 바이든의 TV 토론이었거든요. 결국은 그것 때문에 바이든이 사퇴하게 된 거예요.

그때까지 상황을 보면 바이든이 트럼프에 여론조사를 조금 뒤졌습니다. 근데 해리스로 바뀌고 나면서 해리스가 역전을 했죠.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후보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지율이 오른 것도 있겠지만 결국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 중에서 샤이 민주당이 존재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얘기하고 싶은데 나이도 너무 많고 건강도 안 좋은 것 같고 자꾸 실수하니까 드러내 놓고 지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해리스로 바뀌니까 해리스 지지한다고 얘기하는 걸 좀 더 쉽게 드러낸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당연히 해리스로 후보가 바뀐 게 실제로 샤이 민주당을 끌어올렸으니까, 효과는 있겠죠.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인데 해리스 후보 같은 경우 여론조사가 힘을 더 못 받고 정체 혹은 마이너스로 빠지고 있고 오히려 트럼프 후보가 열심히 추적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추세를 보면 아직 해리스 해리스가 조금은 앞선다지만 경합 주도 그렇고 전체 전국적인 지지도도 트럼프가 한 달 전에 비해서 많이 쫓아왔거든요. 때문에 저는 앞으로 남은 3주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 결과에서 해리스가 그래도 지금의 지지층을 더 유지하면서 조금이라도 중도층이나 무당파를 가져오느냐, 아니면 트럼프가 추격에서 좀 더 힘을 내서 골든 크로스 이뤄낼지 지켜봐야 될 시기인 것 같아요."

해리스에게 남겨진 숙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10월 10일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로하이드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10월 10일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로하이드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해리스는 여성이고 흑인이잖아요. 흑인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요?

"2016년 선거에 보면 샤이 트럼프가 상당히 많이 존재했어요. 그래서 트럼프가 여론조사보다 훨씬 더 많은 득표를 했죠. 2020년에는 바이든이 이겼지만, 바이든이 여론조사보다 덜 받았어요. 그때도 역시 샤이 트럼프가 조금 존재했죠. 근데 2022년 중간선거를 보면 오히려 공화당이 승리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개표해 보니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민주당이 주지사가 됐고 조지아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됐거든요.

그 말은 곧 뭐냐 하면 샤이 트럼프가 거의 없어졌다는 거예요.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 부끄럽거나 말하기를 꺼리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거든요. 그리고 말씀드린 대로 해리스로 후보가 바뀌면서 샤이 민주당도 많이 사라졌거든요. 결국 지금 제가 보는 여론조사 표심은 상당히 실제 표심하고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 표심이 그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요, 물론 3주간의 변화가 있겠지만요. 그랬을 경우에 지금 시점에 여론조사를 봤을 때는 해리스가 조금은 더 유리하죠. 3주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는 전제 하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랬을 경우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도 절반이라면 반대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도 절반이라는 거죠."

- 바이든과 해리스의 갈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더라고요.

"저도 그 부분이 해리스에겐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지금 트럼프는 전략이 나쁘지 않고 계속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바꾸지 않을 겁니다. 근데 해리스는 지금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일단 민주당 내에 전통적인 동맹들 지지층들이 예전만큼 지지를 보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흑인 그다음에 라티노 히스패닉, 청년층이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는데 지금 그 층들이 예전에 바이든, 힐러리 클린턴이 후보였을 때보다 지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지 않고 약간 흩어져 있는 것 같아요.

결국 갑자기 대체 후보가 된 해리스에 대한 내부 갈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그건 해리스가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봐요. 본인이 당선되기 위해 남은 3주 동안 바이든, 오바마 그다음에 빌 클린턴까지 전직 대통령을 동원해서 전통적인 민주당의 지지층인 노조나 흑인 그다음에 라티노들을 투표장으로 이끌고 올 수 있느냐가 아주 중요한 숙제인 것 같아요."

- 만약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4달 만에 대통령이 되는 건데 준비 없이 대통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아주 좋은 지적인데요. 해리스가 비록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국정을 간접 경험하긴 했지만, 사실 대통령과 부통령은 많이 다르겠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실제로 해리스 후보의 토론 이후의 상승세에 그렇게 플러스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지금 제작하고 있는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 지적했던 부분이긴 한데 해리스가 토론 이후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수락한 다음 그 컨벤션 효과를 계속 누리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정책이라든지 색깔을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에 어필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부족했던 것 같아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떻게 할 거라는 게 좀 보이잖아요. 근데 해리스는 그렇지 않은 거죠. 그러면 본인이 좀 더 정책적인 이슈 같은 걸 던지면서 대선 레이스를 끌고 갔어야 되는데 부족했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린 후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린 후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다. ⓒ AP/연합뉴스

- 트럼프의 경우 세 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죠. 특히 당시 현장의 모습을 담은 한 사진이 주는 이미지가 강렬해서, '이미 선거가 끝났다'는 소리까지 나왔지만 오래 못 갔어요. 왜 그럴까요?

"저도 그 모습을 딱 보고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지만 동시에 트럼프 포스가, 포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피를 흘리면서도 손을 들어서 지지자들 향해 싸우자고 외쳤죠. 역사상 남을 사진인 것 같아요. 그게 나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로 다시 기울었다. 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얘기를 했었죠.

전 이게 트럼프에게 이로울 수 있겠으나, 트럼프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미국이 그만큼 양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죠. '트럼프가 될 것 같은데'라는 느낌은 반대로 절반의 미국 사람들한테는 위기감을 훨씬 더 불러일으켰습니다. 왜냐하면 그걸 보고 중도층이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당시만 해도 바이든이 계속된 사퇴 압력을 받고 있었지만 사퇴하지 않고 있었죠. 만약 그때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해요. 결국 패배를 더 두려워했던 민주당 측이 7월 13일 암살 시도 이후에 훨씬 더 강력하게 바이든한테 사퇴 압력을 넣었고 결국 사퇴합니다. 버틀러에서 있었던 암살 시도 사건이 트럼프에게 강력한 이미지를 줬지만, 동시에 상대편으로 하여금 큰 불안감을 야기시켜서 결국 바이든을 후보에서 내리고 해리스를 등장시키게 되는 계기도 됐죠."

- 만약 그 사건이 아니었다면 후보 교체가 안 되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시에 바이든이 끝까지 버티려는 상황이었고, 그다음에 결정적으로 민주당의 핵심적인 지도층 지도자들이 암살 시도 이후에 바이든에게 사퇴하라고 압력을 넣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역사에 가정은 없고 어떻게 됐을지 모르죠.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바이든이 사퇴할 만한 명분을 훨씬 더 많이 만들어서 밀어붙인 계기는 됐다고 생각해요."

-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죠. 거기에 중국이 대만 훈련을 시작했죠. 이게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까요?

"세 가지의 갈등을 말씀하셨는데 일단 러우 전쟁, 그다음에 양안 갈등은 제가 보기에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해요.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랫동안 진행이 되면서 전세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만의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에요. 양안 갈등도 해리스와 트럼프 측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정책도 아니고 직접적인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 영향을 별로 안 줄 것으로 생각해요.

결국 하나 남은 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가자 전쟁인 것 같아요. 이건 확실히 다르죠. 왜냐하면 미국 유권자 중에 유대계도 많지만 이슬람교 믿는 무슬림도 많습니다. 특히 경합 주에서 소수의 표로도 이 미국 전체 대선판의 결과가 바뀔 수 있거든요, 그중 한 주가 미시간주예요. 미국 전체적으로 무슬림이 한 1% 정도 되는데 미시간주는 2.75%예요. 훨씬 많죠. 그렇기 때문에 이 중동 정책에 따라서 상당히 표심이 움직일 수도 있어요.

미시간 주가 몇 달 전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를 뽑는 당원들의 투표에서 'uncommited vote'라고 지지하는 후보 없다는 표현 투표가 엄청 많이 나왔어요. '나는 지금 민주당의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정책을 지지하지 않아. 너네 지금 이스라엘을 너무 부당하게 지지하고 있어'라는 거였거든요. 이게 결국 어떻게 영향을 끼치냐가 앞으로 중요합니다. 지금 정도의 전쟁 양상이라면 그나마 나은데 만약에 이란이 전쟁에 개입하면 유가도 움직일 겁니다. 그리고 그 전쟁은 정말 가자 전쟁을 넘어서 중동 전쟁이 되는 거거든요. 그랬을 경우에는 해리스에게는 악몽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 3주 남은 상황에서의 변수는 뭘까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큰 변수는 없지만, 자그마한 변수에 의해 미국 대선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선거죠. 경합 주에서 몇 백 표 차이로 선거가 결정 나는 순간 결과가 완전히 바뀔 수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 경합 주에서 결국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가장 딱 떠오르는 변수는 말씀드린 대로 가자 전쟁의 영향일 것 같고요.

옥토버 서프라이브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10월에 놀라운 일이죠. 아직 3주 남았거든요. 트럼프와 바이든의 토론, 트럼프 암살 시도, 바이든 사퇴, 해리스 후보 교체 수락까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루어진 일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3주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거고요. 해리스는 전통적인 지지층을 복원할 수 있을지, 트럼프는 선거 캠페인의 방향을 잘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각자 캠프에 맡겨진 공이죠."

#강윤기#미국은내전중#미국대선#해리스#트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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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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