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의 조언을 받고 이미 예정되어 있던 외교 일정을 변경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한 조 장관은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등의 외교 활동이 명태균씨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강혜경씨의 주장을 알고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질문에 "당시 장관이 아니었다"면서도 "강씨의 증언은 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조 장관은 2022년 11월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방문이 취소된 것에 대해서도 "당시 장관이 아니어서 상세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외교부 의사와 무관하게 갑자기 (대통령 부부의) 외교 일정이 바뀐 적이 있느나"라고 묻자 조 장관은 "외교부의 관여 없이 결정이 이뤄질 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독일과 덴마크 등의 순방 취소로 위약금 8억 6000만 원이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 조 장관은 "(순방) 취소에 따라 불가피하게 (위약금이) 생기는 건 맞는데 액수는 밝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제보자 강혜경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명태균씨가 '꿈자리가 사나운데 비행기 사고가 날 것 같다'고 김 여사에게 조언해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또 강씨는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와 앙코르와트 방문 취소가 명씨와 관련있느냐는 질문에 "관련되어 있다"면서 "명 대표가 그렇게 얘기해서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뉴스토마토>는 24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증언을 인용해 명태균씨가 지난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캄보디아 순방 당시 김건희 여사에게 앙코르와트 방문 일정 변경을 조언했고, 이 같은 기록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동남아시아 순방 길에 올랐던 김 여사는 11월 12일 예정됐던 앙코르와트 방문을 돌연 취소하고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14세 소년의 집을 찾아 위로했다. 각국 정상 영부인들이 모이는 공식행사였던 앙코르와트 방문을 갑자기 취소한 것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