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이씨."
24일 오후 속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의 '욕설' 듣기 평가로 시작됐다. 김 대행이 욕설 사실을 부인하자, 최민희 위원장이 해당 영상을 회의장에 반복해 재생한 것이다. 김 대행은 국감 정회 도중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직원이 쓰러진 것을 보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 "녹음, 녹화가 다 됐다. 'bal'까지 다 나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 "다시 들어봐라. 'bal' 있는지.
최민희 : "아까 그 부분 늘려서 틀어라."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 : "그만 틀어라."
최 위원장은 이 영상을 약 5번 재생하고, 욕설이 의심되는 부분은 재생속도를 늦춰 상영하는 등 '욕설 공방'에 집중했다. 결국 과방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 속에 야권 주도로 김 대행에 대한 국회 모욕죄 고발을 의결했다.
욕설듣기 평가, 사과요구, 고성... 주질의 시작도 못한 과방위
욕설 사실을 부인하던 김 대행은 녹화 영상에 "표현 자체가 부적절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한 말로,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은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더 나아가 "직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는 상태에서 감정이 좋을리 없다"면서 "그 상태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나온 것으로, 정회 중에 있던 일"이라고 말했다.
듣기평가는 김태규 대행의 사례에서 그치지 않았다. 앞서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김 대행과의 논쟁 중 욕설을 한 사실을 국민의힘 측에서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김 의원이 김태규 대행과 달리 바로 사과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여당 측은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최 위원장은 이에 김 의원의 문제 영상까지 재생하며 "김우영 의원이 잘못했고, 사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은) 반말하면 퇴장시킨다면서, 심한 욕을 했는데 사과 한마디로 끝나냐"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객관적으로 봐도 김 위원장이 한 말과 (김우영 의원의) 이 말은 하늘 땅 차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 대행과의 언쟁 중 "인마" "이 자식" "법관 출신 주제에"라는 말을 했다.
"이게 무슨 국횝니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욕설 듣기, 상대를 향한 비아냥, 조롱으로 공전했던 이날 오후 과방위는 한 여당 측 참고인이 회의 도중 갑작스레 고성을 내지르면서 다시 중단됐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최 위원장간 '상임위 독재' 공방에 한 차례 파행을 겪은 뒤 약 20분 만에 다시 감사가 중지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