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4인에 대한 연임 재가를 특별한 이유 없이 미루면서 임기 만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이 25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이들의 연임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특히 오 처장은 이들의 이름을 한명한명 호명하며 수사의 연속성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 등을 맡고 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공수처 검사 연임에 대한 질문을 하자 오 처장은 "대통령의 임명권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수사 연속성, 조직 안정, 신규 우수 인력의 확보 차원에서 보면 네 사람의 연임이 절실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이 비슷한 질문을 했고, 오 처장은 해당 검사들의 이름을 모두 거론하며 보다 분명하게 뜻을 밝혔다.
김용민 : "(윤석열 대통령이) 채 해병 (수사) 결과 보고 나서 특검하겠다고 했는데, 수사를 못하게 막고 있다. (공수처 검사들의) 연임(재가)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8월 13일 4명 검사에 대한 연임 의결이 났는데 아직도 재가를 안하는 거다. 이틀 남았지 않나? 이틀 뒤면 자동 해임되고 끝난다. 인사권으로 수사개입하는 거 당하고 있으면 되나?"
오동운 : "채해병 사건 수사 연속성 유지가 우리 (공수)처 입장에서는 매우 긴요한 문제다. 대통령 임명권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주저되는 측면이 있지만, 중요한 수사들에 있어서 굉장히 필요한 인력이다. 이대환 부장같은 경우 탁월한 리더십 갖고 있고 수사관 등 직원에 대한 격려를 하는 거 보면 제가 감탄할 정도로 리더십이 있다. 차정현 수사기획관은 우리 공수처 있어서 수사기획 업무 총괄한다. 정의감과 추진력도 갖고 있다. 송영선 검사도 판검사 상대 뇌물수수 인지사건 진행하고 있다. 상당한 성과가 있다. 최문정 검사도 맡은 바 업무를 잘하고 있다. 저는 이분들이 맡은 바 업무를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이어 김 의원이 "연임 재가가 안되면 공수처 검사가, 특히 4부 검사 한 명 남는다"며 "평검사 1명으로 수사하고, 결과 보고하고, 특검 여부를 결정하겠나? 인사로 수사에 개입을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자, 오 처장은 "공수처장으로서 채 해병 사건 수사 연속성을 유지하고, 4명 (검사가) 연임받는 건 공수처 운영에 있어서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맡은 바 업무를 계속할 수 있기를 (대통령 재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고 기대한다"고 강했다.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지난 8월 13일 이대환 수사4부장,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송영선·최문정 수사3부 소속 검사 4명의 연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들의 임기는 이달 27일까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임기 만료 이틀 전인 법사위 종합국감일까지 재가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부장검사와 차 기획관은 윤 대통령 개입 의심이 나오는 채 해병 사건 수사를 맡고 있다. 특히 이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사4부는 이 사건 외에도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이뤄진 고발 사주 사건 공판 유지도 진행 중이다.
공수처 검사는 3년마다 공수처 인사위원회의 연임 심사를 통과하면 대통령 재가 후 최장 12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현재 공수처 인력은 정원인 25명에 크게 못 미치는 18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평검사 1명은 오는 27일 연임 없이 임기를 마칠 예정이고,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1명도 사직서가 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모두 퇴직하고 연임을 신청한 검사 4인의 연임이 불발되면 공수처 현원은 정원의 절반도 안되는 11명으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