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또다시 촛불을 들었다. 윤석열퇴진 경남운동본부, 진보당 경남도당이 8일 저녁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김재연 대표 시국연설회, 윤석열 아웃 시민촛불대행진'을 연 것이다.
이지은씨 사회로 진행된 집회 발언과 청년율동패 '소녀시대', 김희정 가수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더 이상 못 참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주가조작 국정농단 김건희를 특검하라" "민생파탄 검찰독재, 입만 열면 거짓말,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발언이 이어졌다.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맞느냐. 허위 대통령 아니냐. 허위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는 뜻"이라면서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을 해서 국민들을 속이고 법을 속여서 대통령에 오른 자다. 우리는 며칠 전까지 몰랐으나 두 눈으로, 두 귀로 확인을 했다. 저는 과감히 말씀드린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탄핵을 시켜야 하는 말도 아깝다. 대통령이 아닌데 어떻게 탄핵을 시키느냐. 당장 감옥에 쳐넣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불법적인 대통령을 하는데 일등공신을 한 작자를 비선으로 만들어서 창원에서, 경남에서 온갖 모략질을 다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도한 권력을 휘두르는 윤석열, 이제는 반드시 끌어내리자. 감옥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 그 앞장에 진보당이 서겠다"라고 했다.
전미주 대학생 "마치 박근혜 시절 최순실처럼"
국립창원대학교 교정에 '윤석열 퇴진'을 담은 대자보를 붙였던 전미주 학생은 "저는 윤석열이 당선된 이후로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낼 수가 없다. 여전히 사회적 참사는 반복되고 전쟁이 일어날까 조마조마 하고 지금 당장 밥 한 끼 사먹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다"라고 짚었다.
전미주씨는 "요즘 뉴스를 보니 명태균 이야기가 자주 보이더라. 누군가 싶어서 찾아보니 선거 공천에 개입하질 않나, 여론조사를 조작하지 않나, 2021년부터 윤석열과 매일같이 전화하며 국정의 상당 부분을 개입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치 박근혜 시절 최순실처럼"이리고 말했다.
대자보와 관련해 전씨는 "그러다가 명태균이 창원대 학사 학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도 창원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으로서 화가나서 여러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라며 "대자보를 붙이고 나니 뉴스가 올라왔고, 이슈가 됐다. 전국의 사람들이 감탄하고 응원하던 그 뜨거운 반응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퇴진에 동의하는 것이 좋았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정작 다음 날이 되니, 학교에는 절반 이상의 대자보가 교직원에 의해 떼어졌다. 학교에 물어보니 학내에 부착하는 게시물은 승인 도장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라며 "이때까지 도장 없이도 수 개월간 붙어져있는 대자보도 여러 개 봤고 심지어 지금은 학교 홍보대사 모집 포스터도 도장 없이 붙어져 있었다. 그 외 다양한 동아리 포스터들도 규정 안 지키는 거 많이 봤다"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살다살다 대자보를 붙이는데 승인 도장을 운운하는 대학은 처음 봤다. 대자보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개인의 의사 표현을 위해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어 왔다. 대학에서도 많이 사용됐고, 인터넷만 찾아봐도 그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도대체 어느 대학에서 승인 도장을 안 받았다는 이유로 교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대자보를 철거하느냐. 그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절차 타령 좀 집어치우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김재연 "어제 기자회견 보니 무면허 음주운전이었구나 생각"
마지막으로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전국의 촛불 중에서도 가장 빠르고 뜨겁게 타오르는 창원에 와서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전날(7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거론한 김 대표는 "뉴스를 보시고 나서, 윤석열이 지금 머릿 속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일지 생각해보겠다"라며 "1번 국민의 안위, 2번 자신의 체면, 3번 트럼프의 의중, 4번 아내의 심중. 사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1번은 절대 아닌 거 아실 거다"라고 말했다.
"정말 화가 나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소임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2년 반동안 있었다는 것이다. '누구를 공천해 줘라 이야기할 수도 있다'거나 '대통령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이라 하면 국어사진 다시 써야 한다' '앞으로는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겠다' 등 이런 이야기를 140분 동안 쏟아냈다.
심지어는 20% 아래로 곤두박질 친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 야구선수가 전광판 보고 꼭 뛰어야 하냐면서 국민의 여론을 하찮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김 대표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얼마나 잘못되고 문제되는 지 조금도 인식이 없는 사람. 이 나라가 자동차였다면 음주운전에게 맡겼나 했지만 어제 보니 무면허 음주운전이었구나 생각했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맡겼다"라며 "그 차에 함께 타고 2년 반을 달려왔다는 사실이 오싹하다. 불안하다. 멈춰 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끌어내려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재연 대표는 "140분의 기자회견을 보시고 불안하셨다면, 자괴감이 드셨다면, 분노스러우셨다면 이제는 그만 윤석열도 김건희도 이 자리에 내려오라고 명령해야 한다. 국민의 명령만이 그들을 끌어내릴 수 있다"라고 했다.
'박근혜 탄핵'을 거론한 김 대표는 "2017년 겨울부터 봄까지 박근혜를 권좌에서 내릴 수 있었던 그 힘은 8명의 헌법재판관들이 한 일이냐. 국민이 한 일이냐. 국회의원이 한 일이냐"라며 "당시에도 여당 국회의원들을 박근혜를 지키기에 급급했다. 임기를 단축하냐는 등 사과없는 사과를 늘어놓기도 했다. 그 여당 의원들이 탈당을 하고 야당의 의원으로 된 것은 국민들의 촛불이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불과 그로부터 2년 전, 당시 제3당이었던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시켰던 헌법재판관들이 2년 후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했던 그 경이로운 변화는 촛불을 든 국민들의 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연 대표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물론 2년반 동안 많이 지친 걸로 알고 있다. 경제는 더 어려워졌고 노동자들은 더 큰 탄압에 몰렸고 청년들은 앞이 보이지 않고 나라는 전쟁위기의 목전에까지 달려와 있다"라며 "하지만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시민분들의 손에 달려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 망나니 같던 아내의 심기만 바라보고 있는 무면허 음주운전자 윤석열을 이번 겨울 끌어내리는 거대한 촛불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진보당은 탄핵을 결정하고 탄핵 의원 모임을 만들고 시군구 수많은 곳에서 퇴진 촛불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연 대표는 "전국의 시민들, 주권자가 되기 위해 행동하겠다는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가 세운 대통령이라는 저 자리는 우리가 언제든 내릴 수 있는 자리임을 똑똑히 보여주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