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라고? 윤석열 끌어내려야제."
"맞제."
전체 인구 2만7천여 명에 불과한 전북 순창군에서 진행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순창읍 5일 장터에 나온 순창군민들은 별다른 설명이 없음에도 "윤석열 끌어내려야제", "맞제"라며 자연스럽게 투표에 참여했다.
'윤석열퇴진국민투표 추진본부'는 16일 순창읍 5일장터와 떡볶이 페스타 축제장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5일장터에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았지만, 축제장에서는 젊은 부부와 어린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국민투표 행사를 주관한 오은미 전북도의원(순창군·진보당)은 "많은 분이 제게 와서 왜 윤석열을 끌어내리지 않느냐, '염병할 X'이라고 욕도 해주시는데, 이게 바로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에 분노하는 국민 마음"이라면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이유를 말했다.
"우리는 지난번 그 무서웠던 유신독재자의 딸 박근혜도 끌어내렸지 않습니까? 검찰공화국이라고 대변되는 이 정부, 이렇게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의 힘으로, 우리 순창군민의 힘으로 반드시 윤석열을 끌어내립시다. 국민이 주인되는 그런 나라, 민주공화국을 우리 힘으로 함께 만들어내시게요. 국민의 마음을 하나하나 모아서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강한 의지를 같이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순창군민은 "나라를 거덜내도 이렇게 거덜낼 수 있느냐?"면서 "쌀값이 폭락해서 더 이상 농사지을 희망이 없는데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가, 진짜 우리나라 정부가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이 나라를 운영할 생각이 없는 걸 보면,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에서 축제장을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대구에서도 윤석열 인기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라며 "보수도 양심이 있다, 이렇게 못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에, 윤석열퇴진국민투표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축제장에서 투표를 하던 한 초등학생에게 "대통령을 아느냐"고 묻자 이 학생은 "텔레비전에서 봤기 때문에 안다"면서 "경제나 정치는 모르지만… 어딜 가나 계속 듣는 말이 '대통령이 너무 못한다'고 그래서…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잘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5일장터와 축제장을 취재한 결과, 사람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한 관광객은 "축제장에 놀어왔으면 놀아야지, 이런 투표를 왜 하느냐"는 투표 관계자 질문에 "노는 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을 보면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라며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으니, 국민들이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는 찬성과 반대를 물은 뒤, '윤석열 퇴진 이후 바라는 세상은?'이라는 항목을 나열하고 3개 항목에 표시하도록 했다.
▲경제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 재벌개혁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역사정의와 주권 실현 ▲언론, 검찰, 선거제도 개혁 ▲의료민영화중단 공공의료확충 ▲저출생·고령화·사회복지 국가책임 강화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 ▲입시경쟁 교육, 대학서열화 폐지 및 대학무상화 실현 ▲기후재난해결, 탈원전 및 재생에너지 전환 ▲식량주권 실현, 농수산물 가격 보장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도시빈민 생존 및 평등권 실현.
광주에서 자녀를 데리고 축제장을 찾은 젊은 부부는 "'윤석열 퇴진 이후 바라는 세상은?'이라는 항복을 살펴봤는데, 딱 세 가지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림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국민들이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를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