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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사업 일원화해야... 원유유출사고 실무를 맡고 있는 정부 3개 부처의 각개전투식 사업추진이 피해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합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정부 지원사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3일 열린 정부3부처 합동설명회 모습
정부지원사업 일원화해야...원유유출사고 실무를 맡고 있는 정부 3개 부처의 각개전투식 사업추진이 피해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합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정부 지원사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3일 열린 정부3부처 합동설명회 모습 ⓒ 김동이

태안 원유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7일로 꼭 3년을 맞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피해 배보상과 좀처럼 원칙을 굽히지 않고 있는 IOPC펀드의 고자세는 기름피해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유류피해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유류피해민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정부의 무관심은 유류피해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3일과 9일 일주일 간격으로 개최된 정부 3개 기관 합동 주민설명회와 국토해양부 주최로 열린 피해배상 토론회는 유류피해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피해주민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설명으로 일관해 오히려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민 일각에서는 "무조건 반발만 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설명회를 들어보자"며 설명회와 토론회를 가로막는 일부 주민들에게 일침을 가했지만, 현실성없는 설명회에 종국에는 이들까지 가세해 설명회장과 토론회장은 일순간 주민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왜 주민들의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원유유출사고 3년차가 다 되어가는데도 주민들의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피해 배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홍보에만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피해 배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태에서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시하고, 수차례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대정부를 향한 쓴소리와 하소연은 계속될 것이다.

 

지자체 특별법에 따른 사업 신청, 하지만 번번히 묵살

 

또한, 태안군과 충남도의 경우에도 사고 당시 생생한 자료전시로 유류오염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123만 자원봉사자의 해양환경 복구에 대한 성공적 사례를 교육하고 홍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유류피해극복 전시관 건립 실시설계 예산 10억 원과 유류피해 주민들의 5대 암 건강검진 비용 14억 원 등을 요청했지만 기존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또는 기획예산처에서 신규 예산 불허를 명분으로 전액 삭감하는 등 번번히 반영되지 못해 답답한 실정이다.

 

그나마 국회 상임회에서 직권으로 재상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보여 한시름 덜게 되었지만 이마저도 아직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어 두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김세호 군수가 정부청사로 발길을 돌려 피해 배·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제기하며 ▲신속한 유류피해 배·보상 해결 ▲유류피해 주민 암 검진 및 암 검진 센터 설치 운영 ▲조업 제한기간 이견에 따른 피해 배·보상 차액 보상 등을 발품을 팔면서까지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건의내용이 반영될 지도 미지수다.

 

정부 지원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사고 2년을 맞아 상경한 태안 주민들 지난해 사고 2년을 맞아 성난 태안 피해주민들이 버스를 대절해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태안군 뿐만아니라 충남 피해지역 주민들이 몰려가 시위를 벌였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사고 2년을 맞아 상경한 태안 주민들지난해 사고 2년을 맞아 성난 태안 피해주민들이 버스를 대절해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태안군 뿐만아니라 충남 피해지역 주민들이 몰려가 시위를 벌였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 김동이

이에 더해 생태복원사업 따로, 환경복원 사업 따로 등 따로국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등 정부 3부처 원유유출사고 관계기관이 동일한 시각이 아닌 각자의 시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어 연계성이 없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유류피해민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주민설명회나 토론회는 대부분이 정부 3개 부처 모두와 관련되는 자리임에도 덜렁 설명회를 주관하는 해당 부처 관계자만이 내려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모아놓고 새로운 설명회 내용도 없이 기존의 자료로 설명회를 반복해 주민들의 원성을 산 적이 부지기수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기름피해의 중심에 있는 소원면 모항1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모항항 잔존유류조사 주민설명회'에는 국토해양부 담당 사무관이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지역주민들의 질문에 진땀을 뺀 적이 있다.

 

심지어 주민들이 농수산식품부, 환경부 소관 업무에 대해서 질문하자 어처구니 없게도 해당부서에 전하겠다는 말로 일관해 주민들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한 주민은 "국가 재난지역이고 원유유출지역인데 어느 부서 일인지 책임소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서로 미루지말고 해당부서와 업무요청이나 협조를 통해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정부 3개 부처의 칸막이행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사업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기름덩어리를 들고 하소연하는 선주협회 소속 어민 유류사고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피해주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각개전투식 사업추진과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는 무관심은 피해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기름덩어리를 들고 하소연하는 선주협회 소속 어민유류사고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피해주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각개전투식 사업추진과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는 무관심은 피해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 김동이

이같은 정부 3개 부처의 따로국밥식 설명회와 각개전투식 사업추진이 사고 이후 3년 동안 이어지자 오히려 피해주민들이 이를 해결할 방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피해주민들은 정부 3부처의 업무단일화에 공감하면서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특히, 그동안 유류피해민의 소송 등 입장을 대변해 왔던 장기욱 변호사는 지난달 3일 열린 정부 3개 부처 합동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유류 유출 업무를 추진하는 정부 3부처의 시각이 달라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임장관실에 3개 부처를 아우르는 특별위원회가 설치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태안원유유출사고 3주년을 5일 앞두고 오는 3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2008년 이후 2년만에 특별법에 의거해서 설치된 '특별대책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태안 유류피해민들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정부를 향한 절규의 목소리를 전했다. 피해주민들과 가장 밀접한 조속한 피해배보상에서 넓게는 환경복원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건의했지만 이에 대한 메아리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2년 전 첫 특별대책위원에서 그랬듯 이번 특대위에서도 피해민의 절규가 단순히 절규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피해민의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안원유유출사고#기름유출사고#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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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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