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무상급식 예산 증액부담 제안에도 불구하고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전면무상급식 반대 입장을 고수해 대전지역 초등학교 1-3학년 전면 무상급식이 불가능하게 됐다.
김신호 대전교육감은 20일 오후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교육감의 기자회견은 지난 연말 염홍철 대전시장이 전면 무상급식 예산부담을 당초 50%대 50%에서 시·구 70%대 교육청 30% 비율로 부담하자고 제안한 뒤 한 달여 만에 그 대답을 내놓는 자리다.
이날 김 교육감은 30여명의 국·과장급 간부를 모두 대동한 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충정과 상생의 자세로'라는 제목을 붙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교육감의 이날 기자회견의 요지는 한마디로 "저는 전면 무상급식문제와 관련하여 소신에 변함이 없다"였다. 다만, 시와 구에서 80%의 예산을 부담한다면 교육청이 나머지 20%는 부담할 수 있다는 것.
김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과 사회적 배려대상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은 매우 당연한 일이며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이미 우리 대전교육청은 초·중·고 저소득층과 법정 차상위 계층학생들 3만6000명, 특수학교 4개교, 소규모 농촌학교 8개교, 대전체육중고 학생들에게 283억 원의 예산을 들여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 논란과 관련, 그 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전면무상급식 반대 이유인 '잘 사는 학생들은 무상급식 대상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 밖에 없으며, 예산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김 교육감은 또 무상급식 찬성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그는 '의무교육 대상자인 초중학생들은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논리적 오류이면서 과잉해석"이라고 일축하고, '급식비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누가 혜택을 받는 지 알 수 없으며, 그렇게 학교에서 방치하지 않는다, 또한 가난은 죄도 아니고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학교급식은 선택적 복지가 아니라 보편적 복지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서울대 이 모 교수의 글을 인용해 "무상급식을 사회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며 "무상급식을 사회복지정책의 일종으로 보면 부유층에게 무료급식 혜택을 주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의견을 종합, "여유 있는 학생들까지 무상급식을 한다는 것은 무상급식의 근본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고, 법적·교육적·경제정의적·예산행정적 차원에서 온당치 않다"며 "그런 이유로 저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도 낙선을 각오하면서까지 전면 무상급식 반대의 소신을 지키며 시민들의 심판을 받았고, 위대한 시민의 양심은 그러한 교육감의 진정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전면 무상급식문제와 관련하여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대전교육의 미래와 교육가족들을 위한 일이라면 모든 화살을 교육감이 맞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소신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대전시교육청의 무상급식정책은 저소득층 학생들과 사회적 배려대상학생들을 중심으로 양질의 친환경급식을 하되 중앙정부의 학교급식정책의 변화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폭에 따라 그 대상학생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저의 솔직한 바람은 시청과 구청에서 대구, 경북처럼 초·중·고 법정 차상위 계층까지의 저소득층 학생들과 사회적 배려대상 학생들의 무상급식비 50%를 지원하면서, 교육청과 힘을 합쳐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교육청의 관계없이 시청과 구청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지원해 주시겠다면, 우리 교육청은 지원하시겠다는 대상학년에 한하여 전 학생의 20%에 해당하는 법정 차차 상위 저소득층 자녀까지 계획을 앞당겨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즉, 대전시교육청이 오는 2014년까지 전 학생의 20%까지 저소득층 무상급식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던 계획을 대전시와 구청이 80%를 부담한다고 하면 이를 당겨서 시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2011년 15.1%에 해당하는 법정 차상위 계층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던 범위를 약 5% 더 확대할 의향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정치권과 사회단체를 향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전면 무상급식문제를 중앙정부나 집권당을 상대로 결단을 요구하고, 세금수입이 있는 지자체에 지원할 것을 요구할 일이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문제를 재정자립도가 제로에 가까운 교육청을 상대로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문제는 교육청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국가정책방향과 지자체의 지원형편을 보면서 시행착오 없이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또 학생들의 무상급식문제로 신성한 교단을 정쟁의 굿판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