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 송은지(25)씨. 딸을 잃은 아버지는 여전히 딸을 "놓아주지 못하고" 있다. 아니 "놓아주고 싶지도 않은" 심정이다.
이제는 어루만질 수 없는 딸. 아버지는 유품이 돼 버린 은지씨의 핸드백을 쓰다듬으며 딸의 삶을 되뇐다. 노란리본이 달린 무선이어폰, 이제 갓 취득한 반짝반짝 빛나는 운전면허증, 집근처 길고양이를 위한 자그마한 간식. 아버지는 딸이 꿈꿨던 세상을 어렴풋이나마 상상해본다.
아버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를 다른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생명의 촛불이 꺼져 갈 때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는 그는 참사 직후 김의곤 시인이 지은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일부를 읊어 내려갔다. 아버지가 쏟아낸 한 글자, 한 글자에 유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소중한 | 2022.12.06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