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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3총선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성의와 모욕적인 발언으로 투표를 하지 못했던 서승연(여. 만32세.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 진우리)씨는 4월27일(목) 오전10시30분 경기도 광주군 선거관리위원장을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소장 김정열)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대표 이계준)도 고소인 서씨와 함께 고발인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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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동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서씨는 "투표장에 같이 갔던 6살 된 아들에게 엄마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아이가 철이 들면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서씨는 이제까지 적극적으로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시민이었다. 2·3층에 있는 투표소도 마다않고 선관위 직원들의 등에 업혀서 투표를 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에나 있지 뭣하러 업혀서까지 이러나'하는 눈빛이었다고 서씨는 말한다.

"지난 3월 가족과 함께 계룡산에 올라갈 때였어요. 남편이 휠체어를 밀어줬죠. 그런데 한 중년 아주머니가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는 거예요. 기분이 좀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자꾸 쳐다보냐고 물었어요."

그때 나온 대답을 서씨는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아주머니가 그랬어요. '우리집에도 저런 사람 있는데, 지긋지긋해 죽겠어, 정말.'"

서씨는 형식적이고 생색내기식 장애인 복지행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 화장실마다 쌓여있는 짐들, 장애인이 타고 있어도 장애인 차량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으면 장애인 주차장에 세울 수 없는 형식주의, 그러면서도 해마다 장애인의 날만 되면 모아놓고 풍선을 날리는 홍보성 행사….

경기도 광주 선관위를 고소한 서씨.
그러나 서씨는 단순히 선관위를 넘어서 장애인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눈을 떴으면 좋겠어요. 몸이 좀 불편하다고 해서 정신도 이상한 줄 아나봐요. 장애인도 정말 거리로 자유롭게 나올 수 있게, 다른 보통 사람같이 할 수 있게 해야죠."

서씨와 인터뷰를 마치고 오는 길. 종로3가 전철역에서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를 돕는 소년이 눈에 띄었다.

이영우(13세. 영훈초등학교 6)군.
4호선 미아삼거리에서 전철을 타고 3호선 매봉으로 향하던 이군은 갈아타는 역인 충무로에서 공병예(59세)씨를 만났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건만 종로3가까지 공씨의 휠체어를 밀고 있었다.

"집에 가는데요, 계단을 올라가는 할아버지가 힘드신 것 같아서요."

이군은 열차에서부터 지상까지 할아버지의 휠체어를 미느라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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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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