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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보기>추적60분 시사회 장면

이달초 국방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주간 방송이 연기됐던 추적 60분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해체되었나?'편을 '국익을 저해한다'를 이유로 경영진 스스로 방송을 취소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예고가 나간 뒤에도 두 번이나 연기되었던 '국방군사연구소'편이 결국 사산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추적 60분 제작진 등 PD조합원들은 즉각 외압에 의한 제작자율성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석우 제작본부장은 방송을 이틀 앞둔 어제(8월 17일) 오후 2시 더빙을 준비하던 추적 60분 제작진에게 더빙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본부장은 이어 오후 6시 자신이 주재하는 교양국 CP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제작중단을 지시하고 향후 방송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제작진들은 이본부장이 방송취소를 결정한 것은 외압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불가를 통보하기 전날만 해도 이본부장은 '자신의 직을 걸고' 방송을 내보내겠다며 방송강행을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룻만에 태도를 돌변한 이본부장은 가편집된 프로그램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작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산하 '군사(軍史)연구소'의 해체에 관련한 의혹을 취재한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해체되었나?'는 당초 지난 8월 6일 방송 예정이었지만 '매향리 그후 - 우리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7월 20일 방송)'와 관련한 국방부의 소송제기로 2주간 방송이 연기된바 있다.

PD협회와 KBS노동조합은 18일 오전 11시 PD조합원 긴급총회를 갖고 회사의 결정 과정을 거쳐 제작한 프로그램을 외압에 의해 취소하는 것은 방송의 비판정신을 꺾는 언론탄압이며 시청자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향후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날 총회에서 제작진들은 PD들을 국익에 대한 최소한의 판단조차 할 수 없는 한정치산자로 규정하는 프로그램 불방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한편 불방결정과 관계없이 프로그램 제작을 강행하기로 결의했다.

또 공개시사회를 통해 경영진이 불방 결정의 이유와 과정을 투명하게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제작진들의 강력한 투쟁 의지에 호응해 PD조합원들은 즉각 '추적60분 불방지시 철회와 제작자율성 확보'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노동조합 집행부도 불방결정에 항의해 18일 오후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박권상사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PD협회와 KBS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3시 신관2층 로비에서 PD조합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군사연구소'에 대한 긴급 시사회를 갖고 8월 19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2차 시사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으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제작진의 성명서, 경과 - 방송될 내용과 회사측 대응 별첨 자료-

<추적 60분> 제작진의 성명서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갑자기 해체되었나"편의 방송을 요구하며

1."국익에 저해된다"는 애매모호한 사유로 내린 방송불가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국익'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방송의 어떤 내용이 국익에 저해되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2.2주간 방송이 연기되는 동안 법적인 문제검토등 면밀한 보완작업을 해왔고, 17일 12시까지만해도 방송을 하는 쪽으로 결정돼 가다가 돌연 방송불가로 선회한 이유가 무엇인가? 거기에 개입된 외압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3.예민한 아이템이므로 신중을 기하자는 회사측의 주장에, 제작진은 어떻게 해서든 방송이 나가야한다는 입장에서 제목 수정과 일부 내용 수정의 용의가 있음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과 충분한 협의없이 방송불가를 결정한 것은 제작의 자율성을 심각히 침대한 것이다.      

4.제작진은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갑자기 해체되었나"편이 방송될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2000. 8. 18                    KBS 추적60분 제작피디 일동

경과/ 프로그램 내용과  회사측의 불방결정 과정

1.프로그램 주요 내용

kbs 홈페이지 -추적 60분에 올려진 내용 원문
방송일자 : 2000년 8월 20일(일) 밤 9시 20분 

기획의도 : 지난 7월 4일 국방부는 돌연 국방군사연구소의 해체를 결정했다. 국방군사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 전사(戰史) 연구 기관으로 박사급의 민간인 연구원 22명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연구소를 현역군인과 군무원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연구소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왜 국방부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일까? 

이런 결정은 국방군사연구소 내부의 연구소장과 연구원들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예비역 장성이었던 전임 연구소 장의 비리와 파행운영을 연구원들이 문제점 개선을 내세우며 서명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감사가 들어간 후 전임 연구소장은 조기명예퇴직이라는 형식으로 물러나고 서명을 한 연구원들은 무더기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사태는 더욱 악화되어 마침내 폭행사건까지 이르게 된다. 

문제점 개선 요구와 서명작업을 상급자에 대한 항명이라고 본 후임 연구소장이 회의석상에서 원로 연구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퍼부었다고 연구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급기야 7월 4일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은 국방군사연구소 해체를 결의한다. 

또한 국방군사연구소는 국내 유일한 전사(戰史)연구 기관으로 모든 군관련 사건이 이 연구소에서 연구된다. 그런데 6.25 전쟁기간 중 발생했던 숱한 양민학살사건 그리고 노근리 사건 등 중요한 사건들이 왜 이곳 연구소에서는 충분히 연구되지 못했는가? 

2000년 국방군사연구소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가? 
추적60분은 국방군사연구소를 통해 오늘의 국방부 모습을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찾아본다.  

방송내용
 1) 폭행사건파문에서 연구소해체까지
 2) 폐지사유를 둘러싼 논란과 군관련 양민학살사건
    장관의 축소지시의혹.
    연구소 파행운영의 실체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없었던 풍토
 3) 해체이면에 숨겨진 진실들, 해체사유의 본질
    상명하복의 명령복종만을 강요하는 국방부와
    연구원들의 갈등.
    군사연구소 기능의 회복을 위한 조건들 


2. 회사측의 불방결정까지의 과정

○ 본 프로그램은 원래 8월 6일 방송예정으로 7월초부터 취재를 시작함.
 
○<국방군사연구소...>편 취재 중 국방부는 본 취재진에게 "형사고발" 운운하며 취재를 중단할 것을 계속적으로 요구해 옴.
 
○ 7월 30일 방송된 <매향리 그 후 - 우리의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편과 관련하여 8월 2일 국방부는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4억원의 손해배상과 6개항의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민사소송 및 언론중재 신청. 

○ 한편, 7월 30일자<매향리>편 끝부분에 나간 예고<군사연구소는 왜 해체되었나>편과 관련, 방송취소를 요구해옴. 

○ 취재진은 보다 정확한 방송을 기하고 국방부측의 입장을 반영키 위하여 방송날짜를 두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국방부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끝까지 취재를 거부함 
 
○이에 따라 8월 6일 <돌아갈 수 없는 나의 조국-14만 재일 조선족>, 
8월 13일 <밀려오는 칠레산 포도 - 한국 농업의 갈 길은?>이 방송됨. 
 
○이 기간 취재진은 보충취재와 함께 편집을 보강하고 이 내용을  KBS 자문변호사의 법률검토를 거침.
 
○ 8월 20일로 방송일자가 결정되고 회사측의 요구에 따라 편집·더빙본을 8월 17일(어제) 오후까지 회사측에 전달키로 되어 있었음.   
 
○ 그러나 8월 17일 오후 2시 더빙을 앞둔 시점에서 제작본부장으로부터 더빙중단 지시가 내려졌음.    
 
○ 8월 20일 <추적 60분> 방송시간에 영화가 긴급편성된 것으로 알려짐.  
 
○ 어제 오후 6시 본부장 주재 교양국 CP회의에서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해체되었나?>편의 방송불가조치가 전달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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