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1세기 첫 명절 - 웃자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외국의 낯선 거리에서도 그 '무뚝뚝한 표정'으로 한국인을 금방 알아 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천성이 그렇다해도 IMF의 너울에 멀미와 매서운 사회·경제적 한파를 겪는 요즘 웃음이 쉬이 나올 리는 만무하다.

그래도 21세기 첫 설이다. 웃음은 호감을 사고 호감은 성공을 낳는다. 첫 명절을 웃음과 희망으로 시작하자.

설날의 유래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 한해가 시작되는 명절 중의 명절이다. '설'은 사린다, 사간다에서 온 말로 조심한다는 뜻이다. 또 섧다는 말로 슬프다는 뜻으로도 풀이한다.

설은 그저 기쁜 날이기보단 한해가 시작되어 매사에 조심스레 첫발을 내딛는 매우 뜻깊은 날로 전해진다. 설날을 신일(삼가는 날)이라 해서 이 날에는 바깥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집안에서 지내면서 일년동안 아무 탈없이 지낼 수 있게 해주기를 조상에게 빌어왔었다.

농본시절에는 정월의 첫번째 든 진(용)일에 비가 알맞게 내리고 오(말)일에는 농사일을 해주는 말이 일년내내 잘 지내게 해달라고 빌고 자(쥐)일, 해(돼지)일에는 쥐와 돼지가 곡식을 해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비는 마음에서 조심했었다고 한다.

설날엔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 이웃끼리 나누어 먹고 세배하러 오는 손님에게도 대접한다. 또 '세찬'이라 하여 정초에 서로 주고 받는 음식이 있는데 주로 쌀, 술, 담배, 어물, 육류, 계란, 곶감 등이다. 요즘도 고향에는 이웃끼리 명절음식을 소쿠리에 담아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설에 먹는 떡국은 원래 흰 쌀가루에다 아무 것도 넣지 앟고 쳐서 떡을 만들어 또 여기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국을 끓여 먹는다고 했다. 이렇게 다른 것을 전혀 넣지 않고 깨끗하게 떡국을 끓이는 것은 해가 바뀌는 신성한 날에 엄숙한 마음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아무 것도 넣지 않았을 뿐 형편이 되면 꿩이나 닭을 넣기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도 제사를 지낼 때나 고사를 지낼 때 흰떡이 ' 래떡'이나 '절편'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요즘 떡국은 온갖 양념과 맛을 내는 재료를 곁들여 떡국을 끓인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다

'천만번 방아질 눈빛의 둥근 모양/신선의 부엌에 든 금단과도 비슷해/해마다 나이 더하는 것 얄미워라/서러워 이제 먹고 싶은 맘 없네.'

조선후기 실학자였던 이덕무 선생은 어느날 떡국상을 받아 들며 이렇게 엄살어린 칠언절구로 떡국을 그려냈다.

'첨세병(添歲餠)'. 나이를 먹는 떡인 '떡국'을 받아들며 시대의 별리를 떠나 만감이 교차하는 것은 같은가 보다.

온 가족이 차례를 지내고 둘러앉아 먹는 음식인 떡국. 그런데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에 왜 떡국을 먹는 것일까.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지만 농사만을 짓던 옛날에는 쌀이 귀했기 때문에 떡을 아무때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떡국은 환갑이나 명절 같은 때 먹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이즈음부터 떡국은 잔칫날이나 즐거운 날 먹는 음식이 된 것이다.

세월이 지나며 설날에 먹는 음식으로 자리잡아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더 먹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 정확히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학자들에 의하면 신석기부터 먹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나이 먹었느냐를 말을 "떡국 먹었냐"라는 말로 대신해 나이를 먹는 의식과도 같이 먹게 되는 떡국. '병탕'이라고도 하는 떡국의 종류도 가지가지.

충청도 지방의 쌀가루를 반죽해 가래떡처럼 길게 늘여서 썰어 떡국과 같은 방법으로 끓이는 '생떡국', 북쪽 개성의 가래떡을 가늘게 비벼 늘여서 나무칼로 누에고치 모양으로 잘라 끓이는 '조랭이 떡국'이 유명하다. 또 북쪽지방은 떡국대신 만두국을 끓이거나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크기는 커서 숟가락 모양의 병시만두, 모자모양 만두로 만들어진다.

제주도의 경우 주로 떡국은 떡을 썰어넣고 거기다 계란, 버섯, 쇠고기, 파, 김 등 가지가지 재료를 듬뿍 담아 먹는다. 또 무·당근을 알맞게 간해 메밀전에 마는 제주토속음식인 빙떡이 설에 등장한다.

설풍속

이번 설에도 조상에 올릴 차례상 준비에 분주할텐데 '홍동백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동두서미' 등 차례상 진설법을 번번이 외워도 잊어먹기 십상이다.

이렇게 고심고심 차례상이 올려지면 미리 마련된 새옷을 입는데 이를 '설빔'이라 한다. 예전엔 집안 아낙네들이 가을부터 길쌈으로 옷감을 마련하였다가 정성껏 지은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냈다고 한다. 차례는 사당이 있으면 사당에서 아니면 방에서 차례상을 올린다.

차례가 끝나면 윗사람 순서대로 절을 올리고 또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린다. 세배를 받으면 어른에게는 술과 음식을, 아이들에게는 과자와 세뱃돈을 주고 덕담을 한다.

전엔 가족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그랬으나 요즘엔 국민적(?) 놀이인 '화투'나 카드가 또다시 안방을 차지하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21세기 첫해부터 불건전한 오락문화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한편, 설에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들 하는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는 설날 연휴인 24일과 25일 이틀간 고향을 찾는 귀향객들과 관광객들에게 '박물관 설날 민속행사'를 마련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련하는 설날 민속행사는 제기차기·윷놀이·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와 토정비결보기·태권도 시범,보물찾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보인다.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 50명에게 민속연을 선물하고 박물관 광장과 신산공원의 마당을 연날리기 광장으로 제공한다. 또 박물관 광장에서는 우리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윷놀이와 제기차기장도 마련한다.

이튿날에는 윷놀이와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 외에도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차례 무림신성태권도장 시범단을 초청해 우리의 국기인 ‘태권도 시범’행사를 갖는다. 태권도의 기본동작과 격파·호신술로 새롭게 각광받는 태극봉 시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행사기간 박물관 구내에서는 보물찾기 행사와 한해의 운수를 점쳐보는 토정비결도 볼 수 있다.

설날 선물

설이 되면 고심을 거듭하는 설선물. 무엇을 해야 좋을까.
"돈으로 주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해 버릴 수도 있고 어쩌면 그게 잘못된(?) 선물을 주지 않는 한 방편이겠으나 정이 느껴지지 않아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다. 선물을 고르고 고민하는 마음이 더 정겹지 않은가.

그래서 어른들에게는 구두상품권이나 건강식품, 독특한 술 등에서부터 요즘 유행하는 개량한복 등이 많이 권장되고 있다. 또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과일, 차(茶), 민속주, 정육 등 비교적 실속있는 선물에 눈길이 모아진다.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의 액수도 부담이 될 경우도 있지만 돈을 어디에다 쓸지도 걱정되기도 해 영화·공연·문화행사·도서구입을 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이 부담도 덜하고 유익하다.

주부들의 설 스트레스

피부 스트레스의 날. 음식장만, 집안 청소, 어른께 인사드리기 등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시달리는 주부들. 설날 피부 스트레스 푸는 법을 알려준다.

△피부 트러블과 뽀록지 예방… 부드러운 로션타입 클렌징으로 마사지하듯 밀어낸다.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찬물 패팅이나 냉타월 찜질을 한다. 더 좋은 방법은 화장솜에 차갑게 한 화장수를 충분히 적셔 얼굴에 얹었다가 5∼10분 뒤에 제거한다. 보습은 평소보다 2∼3배 많게 에센스와 화장수를 섞어 가볍게 마사지하고 밀크로션을 바른다.

△푸석거리고 거친 피부… 거친 피부에는 클렌징을 확실히 하고 꼼꼼한 세안이 필요. 심하게 푸석거릴 땐 스팀타올을 이용 모이스처라이징 팩을 하면 좋다. 평소 사용량보다 3배정도 많은 에센스와 영양크림을 1:1로 섞어 마사지한 뒤 램을 씌워 스팀타올로 얼굴 전체를 감싸고 20분 지난후에 랩을 제거하고 가볍게 패팅해준다.

또 요즘엔 영양크림과 영양팩을 동시에 발라 하룻밤 자고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다기능 제품도 나왔다고 한다.

남은 설음식 어떻게 할까

명절이 지나고 나면 남은 음식을 처리하느라 아침저녁으로 같은 반찬을 먹는 일은 한두 해 겪은 일이 아니다. 데울수록 맛이 없어지고 지겨운데 버릴 수도 없는 노릇. 보통 콩나물, 고사리, 숙주나물, 당근 등을 이용한 무침류, 떡, 육고기, 바닷고기, 밥 등이 많은데. 그렇다면?

무침류를 이용해 메밀전에 말아 빙떡을 만들거나, 잘게 썰어 간만에 만두를 빚어보면 어떨까. 또 전과 빈대떡을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김치찌개를 끓일 때 몇조각씩 썰어 넣으면 찌개맛을 구수하게 할 수 있다.

남은 밥에 전, 나물, 김치 등을 섞어 주먹밥처럼 뭉치고 밀가루, 계란, 빵가루로 튀김옷을 입혀 뜨거운 식용유에 튀겨내 케찹을 얹으면 아이들을 위한 크로켓이 된다. 알뜰한 주부들의 남은 음식을 요리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입소문에 실어 이웃에게 알려주자.

또 깨비컴(www.kebi.com) 인터넷 사이트에도 '설날음식 재활용법'을 소개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제주타임스 제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대학신문기자, 전 제주언론기자, 전 공무원, 현 공공기관 근무

이 기자의 최신기사무등록 카센터 판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