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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학생들이 19일부터 공대2호관에서 정치수배 해제,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모의 감옥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농성단의 단장인 강정호(2000년 부경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동아대학교 33대 총학생회장) 씨를 만났습니다.

- 이번에 감옥농성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명동성당에서 250여일 넘게 정치수배해제 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에 저희 학교에도 현재 학생회 대표자가 아닌 정치수배자가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정치수배생활을 해오던 친구들이 올해 들어 많이 연행이 되었고 그중 몇몇은 한총련 탈퇴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함께 활동을 한 사람들 속에서 학생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혼란을 던져주었습니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철폐라는 문제가 사회 전반에 논의가 되는 시점에 피해자인 우리가 얘기하는 것이 정치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했습니다. 이번의 활동은 정치수배해제와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을 학우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학기를 맞아 국가보안법 철폐와 정치수배 해제를 위해 모형 감옥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한 것입니다."

- 이후 활동계획은 어떻게 하실 것인가요?

"앞으로 29일까지는 모의 감옥농성과 국보법철폐 정치수배해제에 대한 서명을 계속 받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에서 28일 국보법 철폐에 대한 총투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우리의 주장이 학우들 속에서 검증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29일 총학생회 출범식에서 경과보고를 한 후 농성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 학우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요즘 새학기라서 새내기들도 많을 것인데...

"새내기의 반응은 참 좋습니다. 저희들은 새내기들을 6.15세대라고 부르고 있는데... 역시 6.15세대답게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정치수배자들의 존재에 대해 놀라기도 합니다. 일부 학우들 중에는 학생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수배도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반응은 괜찮은 편입니다. 욕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웃음) 모금액도 이틀만에 10만원이 넘게 모였습니다."

- 모금액은 어떻게 사용하실 것인지?

"우선 신문광고와 투쟁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유인물제작이나 선전물품 구입 등에 사용할 것입니다."

- 지금 정치권에서는 국보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고무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국회의원들이 개정논의를 하는 것은 민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민심의 요구를 받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정치권 내에서 개정논의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보수세력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단체나 재야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연대와 힘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개혁성향을 가진 국회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 지금 전국적으로 학생 정치수배자가 얼마나 있는지?

"223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작년까지 자료입니다. 올해도 한총련에 대한 이적규정이 철회되지 않아 현재 학생회 대표자들이 수배를 받게 된다면 600명이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 만약 정치수배가 해제된다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우선 목욕탕에 가고 때 좀 밀고 싶습니다.(웃음) 그리고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광주 망월동 묘역에도 가고 싶고요."

-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한 말씀 한다면...

"참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힘낼 수 있는 것도 어머니 때문입니다. 저의 삶에 대해 인정해 주시고 지지, 협조해 주시는 모습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변화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도 감사합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곧 어머니 곁으로 가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관련글1]
정치 수배 해제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감옥농성에 들어가며 

어머니! 
꽃샘 추위도 한풀 꺽이고 따스한 햇살이 교정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렇게도 지루하던 겨울이 지나고 학내 곳곳에서 꽃망울들이 한 둘 터지는 것을 보니 이제 완연한 봄인게 느껴집니다. 봄 기운과 함께 새로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의 모습을 보며 그 맘때의 저희들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참으로 꿈과 희망,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때 였습니다. 허나 그런 저희들의 모습보다도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하셨던 분이 바로 어머니 이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손수 지어주신 따뜻한 밥과 푹신한 이불 속에서 편안한 잠자리를 못한지도 어느새 2년째가 다 되었습니다. 
처음 학생회장을 하겠노라고 한총련 대의원으로 살겠노라고 이야기 했을 때 호되게 나무라도 하셨고 눈물지으며 극구 만류하셨던 당신의 모습이 요즘 더욱 생각이나는 것은 왜일까요?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만나 악수하며 통일의 약속인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남과 북이 기나긴 불신과 대립의 벽을 허물고 화해와 만남으로 나아가며 이제야말로 국가보안법이 없어지겠구나 생각하느 이 때에 또 다시 그 법을 이용하여 어머니와 저희들과의 오순도순한 만남을 가로막아 나섰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머니! 
처음 그렇게나 반대하셨던 당신이지만 이제는 저희들이 하는 일들이 옳다고 믿어주시면서도 '왜 하필 니가 해야되냐? 다른 사람도 있는데...'하시며 한 숨 가득 속앓이 하시는 당신의 얘기 속에 저희 또한 저희들과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들과 같은 학생 수배자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 구치소에 갇혀있는 친구, 동료들을 되찾기위해 그리고 자신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가로막고,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없애버리기 위해 싸워야 겠습니다. 
어머니! 
힘내십시오. 지금 당장 어머니와 함께 식구들과 단란히 한 끼 식사 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어머니와 가족들의 품으로 당당하게,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싸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아들, 딸들은 자신의 양심을 팔아 비굴하게 사느니 지금 이 길이 비록 험하고 멀지라도 힘차게 싸워나가는 그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어머니! 
우리는 반드시 승리 할 것입니다. 정치 수배가 해제되고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는 그 날, 어머니 곁에서 두 손 꼭 부여잡고 달콤한 잠을 맞이하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정치수배 해제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민족동아 정치수배 해제단 


[관련글2]
정치수배 해제,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민족동아 정치 수배 해제단 기자회견 

남과 북의 두 지도자가 만나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타도 그들에게 이 사회는 창살없는 감옥이다. 오늘도 학교안 어느 곳에 , 거리를 헤메이고,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 우리는 그들을 정치수배자라 부른다. 이러한 정치 수배자들이 전국적으로 230여 명 (94년~2000년)에 이르고 있으며 또한 80여 명의 양심수들이 감옥에서 자신의 신체를 구속 당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 동아대학교 내에서도 올 해 벌써 6명의 정치수배자들이 불법적으로 연행되어 구속되었고, 아직 5명의 학생들이 정치 수배자의 삶을 2년째 살아가고 있다. 이들 모두는 국가보안법에 의해서 갇혀있고 묶여있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이와같은 정치수배자와 양심수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작년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남북공동 선언이 발표됨으로써 남과 북이 기나긴 불신과 오해의 벽을 넘어 화해와 단합으로 조국의 영원한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이 때에 더 이상 제 민족을 적이라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할 이유는 사라진 것이다. 이미 98년 11월에 <한겨레> 여론 조사에서 일반국민의 87%, 변호사의 94%, 교수 99%가 국가보안법 개정 또는 폐지에 찬성했다. 2000년 6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85%가 국가보안법의 폐지 또는 개정에 찬성했듯이 작년 남북정상 회담 이후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국민의 대다수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 각지에서 국가보안법의 반 인권성과 반 민주성, 반 통일성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하며 단식농성과 감옥농성등으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극우보수 세력들은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총련 대의원들에 대한 불법연행이 학내에서까지 자행되고 있으며 다시금 2001년도 학생대표자들을 또 다시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배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 동아대학교 정치수배자들은 현재 정치수배자들에 대한 수배조치 해제와 양심수 석방, 현재 대표자들에 대한 수배조치 반대, 국가보안법 철폐의 요구를 들고서 감옥농성에 돌입한다. 감옥농성을 시작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을 멈추지 않고 싸워나갈 것이다. 

정치 수배 해제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민족동아 정치 수배 해제단 

강정호(2000년 9기 부경총련 조국통일 위원회 위원장, 동아대학교 총학생회장) 
백운영(2000년 총여학생회장) 
강정곤(2000년 공과대학 학생회장) 
우종태(2000년 인문과학대학 학생회장) 
박일영(2000,2001년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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