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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생태보고로 확인된 경남 양산 천성산 고층 습지(7만5천㎡)가 방치되면서 훼손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참샘산악회 주최로 열린 철쭉제를 전후로 하여 화엄늪지 지역 곳곳에 길이 나고 행락객들이 샘을 파놓는 등 습지 훼손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지난 21일 오후 내원사 스님과 함께 천성산 늪지를 답사한 결과 늪지 중간쪽으로 길이 100미터 가량의 등산로가 10여 군데 나 있는 것을 확인했고, 또 늪지 중간지점인 습지지역에 고의로 우물을 파 주위에 자생하는 끈끈이 주걱 등 자연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확인됐다.

늪지를 가로지르는 훼손된 이 길은 그 동안 철쭉제를 전후로 하여 행락객등 많은 사람이 왕래한 것을 확인시키듯 오솔길이 나 있었고, 길 바닥은 갈대 등 식물이 자랄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심각성을 더해주고있었다.

이에 따라 하북면 용연리 소재 내원사측 스님들은 최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신도와 등산객들을 상대로 늪지보존을 위한 1백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가 지금까지 2천여 명 서명을 받았으며 청와대 환경부 경남도 등 관계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동행한 내원사 스님은 "한 달 전만 해도 이 늪지에 길이 없었다"며 "지난 5월초 이 일대에서 민간 산악회 주최로 천성산 철쭉제가 열려 참석해보니 많은 사람이 늪지에서 사진을 찍는 등 이 곳 늪지를 훼손하면서 길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늪지가 많이 훼손됐다"며 "자연생태계가 이처럼 파괴되는 것을 그냥 볼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며 훼손된 식물로 보이는 끈끈이 주걱을 가리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철쭉제 행사 후 늪지에 100여m 길 생겨

특히 늪지 아래쪽에는 축축한 습지를 인위적으로 마구 파헤쳐 3평 규모의 샘을 만든 곳이 3군데나 되고 이 곳에서 물을 마신 듯 장갑과 호미 물바가지가 흩어져 있는 것이 발견되어 최근 내원사 스님들이 산을올라가 한 시간 가량 작업, 훼손된 우물자리를 원상복구했다고 밝혔다.

내원사 스님은 "이 곳은 스펀지 형태의 늪지로 사람 왕래가 많으면 수원이 고갈돼 늪지 내 수생동식물이 생존을 못하는 등 수천년 동안 보존되온 늪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철쭉제 행사 이후 이 곳 늪지가 널리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있어 앞으로 늪지훼손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천성산 화엄늪지는 근년에 경남개발연구원이 양산시의 용역을 받아 천성산 일대에 늪지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 진퍼리새를 비롯 야지피 끈끈이 주걱 등 251종의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고 습지식물로 동의나물 게발나물 잠자리 난초 방울 고랭이 등 53종이 발견돼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보고로 공식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환경부에 습지보전 지구 지정을 요청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습지보전 지구 지정이 이뤄져야 구체적인 보존대책을 세울 수 있어 현재로서는 뾰쪽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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