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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기여 입학제 실시 발표의 파장이 크다. 왜 기여 입학제를 실시하려고 하는가
"이대로 가면 한국 대학의 발전은 없다. 조기 유학으로 수많은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곧 교육 시장까지 개방된다. 교육의 질은 재정 지원에서 나오는데 등록금 의존률이 70%나 되는 대학에서 어떻게 세계 100위권 대학을 바라볼 수 있겠나. 기여 입학은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방책이다."

- ‘20억원 이상 물질적 기여자’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기부금 입학은 사실상 돈으로 학위를 사는 것 아닌가
"20억원이라는 액수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 권리의 평등성’이라는 말은 좋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다같이 망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의 학생 폭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학업 능력이 떨어져도 집이 부자라 경영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다양한 능력을 받아들여줘야 한다. 무조건 입학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다. 입학 정원외로 하고, 기부 이후 5-10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등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는 정서적 위화감을 너무 따진다. 부정적 요소를 강조한 나머지 긍정적 요소를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 딸 첼시가 대학에 입학할 때 여기저기 대학에서 모셔가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때 미국 사람들은 첼시가 얼마나 공부를 잘하느냐를 따지지 않았다. 더구나 외국의 경우 등록금도 대학마다 다르고, 모집 정원도 학교 마음대로 하는데 우리사립대는 자율성이 너무 없다."

- 많은 사립대가 비리로 몸살인데 악용될 소지가 있지 않을까.
"그것은 그런 대학의 사정이다. 연세대는 투명하게 집행할 자신이 있다. 이러저런 사정 다 봐주면서 대학을 하향 평준화시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연세대는 사학이다. 부모의 재산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국립대가 있는 것이고, 돈 없는 사람은 국립대에서 돈 있는 사람은 사립대에서 교육받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역대 이사장, 총장 등 비물질적 기여 부분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현재 재단 이사인 대우 김우중 씨나 친일 행적이 있는 백낙준 선생 자손도 포함되는 것인가
"정신적 기여의 경우 해석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 이것은 논의해야 할 문제이다. 김우중의 경우 현시대 인물이므로 논외로 해야 한다."

- 기여 입학제를 이야기하며 미국의 예를 많이 드는데, 최선의 대안은 아니지 않은가. 유럽의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과 유럽은 교육 철학이 다르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국가에서 좋은 대학을 운영하지만, 미국 같은 경우 돈 있는 대학이 좋은 대학이다. 국고 보조금이 대학 재정의 3%에도 못 미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미국식 모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사립대의 재정을 지원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 어쨌든 교육부에서 불허하겠다는데
"지금으로 볼 때 교육부는 법령 개편 의지가 없어 보인다. 물론 교육부의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연세대는 법규정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비물질적 기여의 경우 법령을 확대 해석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초점은 기여 입학제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이것을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신문 133호에 실린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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