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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13일의 금요일. 동작개시...

우리는 일주일간의 기다림 끝에 행동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건 순전히 김 의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탓이며, 정말 순전히 우리 이사장님이 순수한 분이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김 의원은 망언이 있던 다음날, 오랜 선배인 우리 이사장님께 전화를 넣었고, 마음 고운 우리 이사장님은 30분여의 통화끝에 김의원과 합의하였습니다. 민언련 회원게시판에 사과의 글을 싣고 사태를 마무리하자고요.

민언련 회원들은 강하게 반발하였지만 어른이 하신 약속이므로 우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회원게시판을 주시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예상대로' 글을 올리지 않았죠.

우리는 김 의원의 지역구와 의원회관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노코멘트 하기로 했다."
"정당과 시민단체를 비교하면 파워에 있어 정당이 훨씬 센 거 아니냐. 그럴러면 힘 키워라..."(노모 사무국장 : 완전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여러 차례 전화를 하였고 김문수 의원에게 사과의 기회를 주려고 애썼으나 김 의원은 피하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노동일보 축하리셉션에서 민언련 이사장님을 조우한 김문수 씨는 "조금 있다 이야기하자"고 한 뒤 스르르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내부적으로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합의하였으므로 일주일을 기다렸고 드디어 오늘 우리는 김문수 의원 항의방문단을 조직했고 국회 앞에서 김 의원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김문수 의원이 2시에 한나라당사에서 나온다... 우리는 당연히 장소를 한나라당사 앞으로 옮겼죠...

그리고 뙤약볕 아래서 40분 정도 침묵시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문을 초조하게 나서는 한 남자가 시야에 잡혔고 우리는 김 의원이 아닌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그 남자는 국회의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했고 의젓하지 못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활동가 중 한 명이 뛰어가서 '김문수다'라고 외쳤고 우리는 김 의원에게 달려갔습니다.

김 의원은 황급히 차에 올라탔고 경찰이 김 의원과 우리 사이를 막아주었죠. 그러나 차가 빠져나와야 했기에 경찰의 포위망이 뚫렸고 우리는 차 앞을 막아섰습니다. 그리고 차에 올라가려 했죠.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김 의원은 묻고 싶겠죠? 정말 묻고 싶은가요.

그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는 남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과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 몇 대는 몸만 상하게 하지만 잘못된 말은 때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김 의원도 잘 알지 않습니까.

우리가 경찰에 의해 몸이 동동 달려 던져지고, 닭장차에 갇히는 사이 김 의원은 차를 타고 빠져나갔습니다. 황급히, 그리고 초조하게. 차 안에 앉아서 우리가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김 의원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혼자 헤아려 보았습니다.

김 의원이 떠나자마자 경찰측에서 "모두 연행해!"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우리는 차례차례 닭장차에 끌려올라갔습니다. 역시 경찰은 국회의원편이더군요.

그래서 기분이 어떻던가요. 김 의원. 당신이 한때 파쇼경찰이라고 욕지거리를 퍼부었던 그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예전 같으면 당신의 후배일 수 있었던 민언련 회원들을 경찰에 끌려가게 하며 차를 타고 가면서 김 의원은 어떤 생각을 하였던가요?

우리가 보낸 항의문을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김 의원 대답하십시오. 노코멘트라구요! 어디서 배웠습니까. 북한이 핵과 관련해 그런 트릭을 취한 일이 있지 않았던가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이점에 있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 김 의원은 혹시 그 방법을 북쪽에서 배운 것은 아닌가요? 혹시 미리 북한과 짜고 민언련을 욕보이고,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가려고 '사전 공모'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군요. 당신이 언론사세무조사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듯이 우리도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죠. 왜냐하면 우리는 억측을 쓸 줄 모르거든요.

경고합니다. 김 의원! 당신이 훼손한 것은 우리 건물도, 우리 간판도 아닙니다. 당신은 우리 명예를 훼손하였습니다. 명예훼손을 가장 큰 수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당신이 사과할 때까지, 우리는 강도를 높이며 행동을 해 나갈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당신과 다른 부류의, 무엇으로도 매수할 수 없는 막무가내의 '정의파'들이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당신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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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언련 사무총장, 상임대표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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