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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의원.

김 의원의 이력을 우리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성격이나 기질의 일단에 대해서도 알 만큼 알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 성유보 씨는 잘 알고 지내고 있고 그 사람은 조선일보해직기자이며 조선일보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도 '김 의원과 잘 알고 지내고 있다'는 발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는 김 의원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 의원이 문제의 발언을 하기 바로 며칠 전 언론노조에 와서 '놀다 가셨다'는 사실을 알 만큼 김 의원을 알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80년대 가장 급진적인 운동노선을 견지했던 서노련을 이끌었고 투옥되어 "그놈들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할 만큼 극악한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후 신한국당에 입당하여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사실을 두고 말도 많고 변명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된 후 김 의원은 나름대로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갖고 뛰어다녔고 그 점으로 '면피'를 하는 듯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 가끔 이런 저런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으나 우리는 김 의원이 평소 말을 많이 하고 말을 많이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다소 오버된 너그러움을 발휘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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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언론사세무조사를 둘러싼 정치공방과정에서 김 의원이 '내뱉은' 발언은 김 의원 스스로 과거행적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임과 동시에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라는 개별단체와 그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으로 저희로 하여금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도록 만들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김 의원이 언론개혁과 언론사세무조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비리사주를 옹호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을 만큼 양식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김 의원의 이 발언은 '다른 의도' 하에서 나온 발언이 아닌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부영 의원, 서상섭 의원, 김원웅 의원 등은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김문수 의원이 사회까지 보면서 '언론탄압 중단하라'고 외친 사실을 접하며 정말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일 사회를 다른 김모 의원이 보고, 박정희 군부독재, 5,6공을 거친 독재잔재 출신 의원이 그러한 발언을 했다면 우리는 '그럴 수도 있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까'하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문수 의원이 누굽니까. 누구보다 압장서서 민주화를 외치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한때 애써왔던 사람이 아닙니까. 민주화를 저해하고 민중의 삶을 왜곡시킨 장본인 중의 하나가 언론이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김 의원은 아는 것이 없고 판단력이 없는 사람이었단 말입니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사 세무조사정국에서 한나라당은 야당으로서 여당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고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해묵은 색깔론을 덧씌우고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덧붙여 본질을 흐리는 것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처사입니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은 이부영 부총재 등과 함께 당지도부와 일부의원에게 문제제기를 하여 한나라당이 더 이상 '오버'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김문수 의원이 색깔론과 지역감정론에 동조할 수 있단 말입니까.

설상가상으로 김 의원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 대한 발언에서 본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선 밝혀둘 것이 있는데 성유보 이사장님은 조선투위 해직기자가 아닙니다. 동아일보 해직기자입니다. 하지만 이점에 대하여는 평소 김 의원의 말 많음, 그로 인한 실수로 넘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성유보 이사장이 조선일보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우리는 심각하게 문제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은 '본회 이사장이며 신문개혁국민행동 본부장인 성유보 언개연 상임대표가 개인적 한풀이를 하기 위해 이 운동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는 말입니까. 도대체 김 의원이 주장하고자 하는 논지가 무엇입니까. 신문개혁운동이 일개인의 한풀이를 위한 운동이란 말입니까.

게다가 김 의원은 "시민단체들은 최면에 걸려 있다, DJ가 하면 다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데 누가 최면을 걸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김대중 씨가 하면 다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도대체 누구의 생각입니까.

우리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과 연결시키는 일부 한나라당의원의 단세포적 사고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론사세무조사는 언론기업의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작업이며 이것은 언론개혁과 동의어가 아닙니다. 부연하자면 '개혁'이 아니라 현행법 안에서 이루어지는 '적법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언론개혁은 법과 제도를 고쳐 언론이 바로설 수 있는 토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의원이 되면 판단력이 없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재야출신 의원으로 한나라당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 밖에' 처신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 한번 대답해보십시오.

더욱 서글픈 것은 재야출신의원의 '변절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명백히 변절입니다. 변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극적 변절과 적극적 변절이 그것입니다.

한나라당 입당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살기 힘들어서 운동 그만두고 한나라당에 들어가 조용히 먹고사는 것은 소극적 변절이고, 자기의 과거를 부정하며 한나라당에서 '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적극적 변절입니다.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함께 일했던 동지들을 매도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김 의원의 행동에 비난에 앞서 비애가 느껴집니다. 김 의원의 과거 동지들 중에는 아직도 재야운동, 시민운동계에 몸담고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김 의원처럼 국회의원도 아니며 보좌진을 몇 명이나 두면서 국고를 타다쓰는 처지에 있지 않지요.

그러나 최소한 과거의 동지들을 팔고 보수집단에 빌붙어 생존하기 위해 '남'을 매도하는 따위의 행동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국회의원 배지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까.

김문수 의원!

세상을 다 속여도 자신과 하늘은 못속입니다. 그리고 김 의원이 김 의원의 자식이 있다면 자식 앞에서 당신의 과거와 오늘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아이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당신을 설명합니까.

김의원. 아무리 어려운 와중에서도 똥과 된장은 구별할 수 있어야지요. 우리는 김의원이 본회와 이사장님, 그리고 시민단체에 사과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할 것임을 밝혀둡니다.

김 의원, 우리는 제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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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언련 사무총장, 상임대표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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