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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에 안티조선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티조선운동 1년만에 조선일보 독자가 절반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이 "옥천의 안티조선운동은 대단하고 자랑스런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오는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옥천에서는 전국의 '반조선일보 독립군'들이 모여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심규철 의원 "조선일보는 친일행위 사죄해야"

임시국회에서 '한겨레·대한매일 처첩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충북 영동·보은·옥천)이 언론개혁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 화제다.

국회 등원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옥천신문>(7월 28일자)과의 대담에서 심 의원은 "세무조사에 대한 정권 차원의 악의적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일제치하 조선일보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단언한 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규철 의원은 또 지난해부터 옥천 주민들이 전개해온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과 '조선일보 안보기 운동'에 대해서도 "자랑스럽고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으며 "적극 지지하며 간접적으로 돕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 전정표 대표는 "처첩 발언 이후 심 의원의 반개혁적인 모습이 몇 차례 보도되면서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인터뷰에서 보여준 심 의원의 분명한 입장이 조선바보 운동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다음은 <옥천신문>에 게재된 오한흥 편집국장과 심규철 의원의 일문일답.

- 요즘 언론개혁 문제가 아주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국회 문광위에 소속된 심 의원께서는 등원초기 소신발언 등으로 개혁적 이미지가 부각됐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 초 한겨레 처첩발언 이후 반개혁적 모습이 자주 소개되고 있는데….
"오해가 있다고 봅니다. 당시 한겨레에 처첩발언을 했던 건 언론을 아끼는 충정으로 국민여론을 전달한다는 게 그렇게 된 겁니다. 제 마음은 등원초기 그대로입니다."
 
- 언론개혁 문제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정권유지 차원의 음모나 의도가 문젭니다."
 
-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아, 그건 아니고요. 언론개혁이나 세무조사는 하되 정치적 의도가 없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 '조선일보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민운동 차원의 언론개혁 운동은 적극 지지합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 그런 생각이라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실 의향은 없나요? 예를 들면 독립군(자원봉사자) 가입 말입니다.
"공인으로서 어느 한 단체에 소속된다는 건 부담이잖아요?"
 
- 이미 독립군에 가입한 군의원들이나 도의원들은 공인이 아니라는 말씀이신지요. 그리고 앞서 심 의원께서 주민들의 왕성한 의견이 있는 곳에 늘 함께 하시겠다는 견해를 밝히셨잖습니까?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같아서요.
"(조금은 어색한 듯 큰 소리로 웃으며) 중앙에서 정치하다보면 애로가 있거든요. 다른 쪽에서 돕도록 하겠습니다."
 
- 조선바보 운동에 대해 경의를 표하신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는지요.
"단순히 지역적인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이슈를 우리 지역에서 이끌어냈다고 봅니다. 대단한 일이죠."
 
- 일제치하 조선일보의 반민족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분명히 잘못된 일이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선일보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죄를 전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봐요. (사죄를 않고) 왜 이러고 있는지 답답한 마음입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조선일보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 같은 제 심정을 전달할 생각입니다."
 
- "정권 차원의 악의적 의도가 배제된 언론개혁이나 세무조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 지금 옥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선바보 운동이나 시민운동 차원의 언론운동은 적극 지지한다." 이런 말씀 같은데요. 심 의원님 입장을 이렇게 정리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옥천지역 안티조선 1년만에 조선일보 독자 절반으로 줄어

한편 충북 옥천에서 시작된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은 커다란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옥천 주민 33명은 작년 8월 15일 '조선일보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을 결성한 뒤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사람들을 맨투맨으로 만나서 절독을 권유하는 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5백∼6백부(조선일보 옥천지국장이 밝힌 수치는 4백50부. 절독운동이 직접적 원인이 된 부수가 3백부이고 간접적 영향 때문에 끊긴 부수가 1백50부라고 함)를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참고로 현재 옥천에서 배포되는 조선일보는 약 1천2백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옥천 주민들의 '조선바보운동'은 조선일보의 사회적 해악을 알리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일행각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 현재 군의원 9명 전원과 도의원 1명이 가입한 것을 비롯해 회원수가 4백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서로를 부를 때 '독립군'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옥천 '독립군'들은 조선일보 절독을 위한 맨투맨 작전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직접 조선일보의 친일행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단행본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옥천>을 보급하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옥천읍 5일장 때마다 좌판을 벌리고 주민들과의 일상적 접촉도 지속하고 있는 이들은 조선일보 절독운동의 전 과정과 성과를 자신들이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 '물총닷컴'에 실명으로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옥천에서 성공한 이 운동사례는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영동, 속초, 남해, 대구, 광주, 서귀포, 서울, 대전, 창원, 전주, 청주, 홍성, 원주 등 13개 지역으로 확산된 상태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물총닷컴을 공유하고 지역별 전투일지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들은 이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주민운동으로서의 언론개혁운동'을 전국의 모든 시·군·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8월 14일 옥천에 전국 '독립군' 총집결

한편 13개 지역의 '독립군'들은 오는 8월 14일 충북 옥천에서 모여 1주년 행사를 갖는다. 이날 밤에는 옥천 야외 가설극장에서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이자 독립영화감독인 황철민 씨가 지난 7개월 동안 현지에서 제작한 1시간 45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옥천전투> 시사회도 열린다. 베를린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수차례 초청되는 등 한국독립영화의 1세대로 평가받는 황씨의 이 영화는 오는 11월 부산영화제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행사 일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시: 2001년 8월 14일 오후 7시
장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명가식당(043-731-7747)
초청대상: 언론개혁에 관심 있으신 모든 분과 언론에 종사하는 분

8월14일(화)
19:00 --- 옥천 도착, 상견례
20:00 --- 영화 <옥천전투> 시사회(감독 황철민)
22:00 --- 자유토론(주제: 물총전투와 언론개혁)
23:00 --- 친교의 시간 및 결의 다지기

8월15일(수)
11:00 --- 조선일보 구독 중지 거리 선전전(장소: 옥천읍 장터)
12:00 --- 8·15 기념행사(장소: 체육공원 정지용 시비 앞)
조선일보로부터의 독립선언서 낭독
13:00 --- 행사 종료

부대행사
김성장 걸개글씨 전시회(장소: 명가)

문의
011-9021-4188, 042-535-0727(조만희, 1주년 행사 진행자, 옥천중 교사)
043-731-7184(전정표, 옥천시민모임 대표)
011-461-5322(오한흥, 옥천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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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환 기자는 월간 말 취재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언론, 지역, 에너지, 식량 문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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