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과천마당극제 2001'에 선보인 극단 아리랑의 '홍도야 우지마라'가 3회 공연에 5천명의 관객을 육박하는 성황을 이루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이 공연이 더욱 화제가 된 것은, 비극적인 원작을 행복으로 개작한 김명자 작가의 프로데뷔 처녀작이라는데 연극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90년 5월에 '극단 아리랑'에 입단한 작가 김명자는 4년전 부터
근로자연극제 등에서 매년 한편씩의 작품을 올리기는 했으나 프로로 데뷔하기는 이번이 처녀작이다.

"예술은 시대를 반영할 의무가 있다"는 극단의 의지를 바탕으로 비극적 신파극의 대명사였던 임선규 원작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김명자 특유의 풍자와 재치로 극대화시킨 '홍도야 우지마라'는 가족 단위로 모였던 폭넓은 관객층을 시종 압도하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원래 원작은 비극 신파의 대명사. 홍도가 마지막에 남편의 약혼녀 혜정이를 죽이고 오빠의 포승줄에 묶여서 감옥으로 가는 것이 끝이다.

그러면서 그 때 나오는 "이 무슨 자율찬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지만, 이 마당에서는 비극이 통하지가 않는다.

이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아픔과 고통을 관객이 가장 친숙하게 생각하는 기억으로 접근하여 사랑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래서 관객들을 극중에서 점점 빨라지는 세상과 깊이 생각하기조차 복잡한 삶 속에서 자신의 근본적인 삶의 이유를 찾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개작되었다고 한다.

어린이층부터 노인층까지 겨냥한 악극 '신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기존 악극의 재미와 드라마적 감동을 충분히 살려 다양한 관객들의 폭넓은 기대를 충족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한다. 극중 내용이 원작을 많이 벗어난 것도 연극적인 감동과 쇼적인 즐거움을 가미한 작가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986년 전통 연희의 현대적 재창조라는 기치아래 창단된 극단 아리랑은 마당극과 무대극을 같이하는 전방위적인 연극을 공연하는 극단이다.

1986년 '아리랑'을 창단 공연으로 올리면서 마당극과 무대극은 물론 아동극과 청소년극까지 공연한 바 있다.

극단 아리랑은 순수 창작극만을 고집하며 매년 실험적이면서도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우리의 전통을 그 단초로 잡아 현대에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전통에 대한 생활 속의 원형들을 소중히 담아내는 작품들을 창작하고 있다.

전통 연희의 소중함만을 내세워 옛 연희를 재생하는 작품보다는, 그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식의 춤사위, 우리식의 소리, 우리식의 정서를 소중히 담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하는 극단 '아리랑'의 행보가 기대 된다.

다음은 김명자 작가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오늘 관객수가 1500명이다. 자평을 부탁한다.

"반응이 너무 너무 좋았다. 가장 훌륭했던 관객이었다고 생각한다"

- 다른 공연과 이번 공연의 차이점은?

"오늘 관객들은 배우들 보다도 더 앞서가고 스토리도 미리 짐작해서 그것이 잘맞아 떨어지면 완벽한 반응을 보내주는 완벽한 관객들이었다"

- 오늘 무대 공연환경은 어떠했는가?

"이번 과천무대는 우리무대 치고는 넓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무대는 좁다. 원래 이 작품의 취지가 과천이 아니고 문화 소외지역 삼도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조그만 시골장터 그리고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 앞, 이런 좁은 무대였기 때문에 제작을 조그맣게 했다.

그래서 과천에서 공연할 때, 무대가 넓기 때문에 저희가 감안해서 약간 확대했다.

- 오늘은 어린이 관객들이 유난히 많았는데, 마당극 관객은 주로 어떤 관객층이 많은가?

"우리 작품은 왠일인지 꼬마들의 호응이 좋다. 작품의 질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고상하고 수준이 높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동네 노래방 분위기로 맞췄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기면 족하다는 생각에 유치하게 거칠게 굵게 이런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그것이 적중한 것 같다"

- 이번 공연인 '홍도야 우지마라'는 임선규의 원작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내용편작 한 것 같은데,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그렇다. 그런데 그 원작이 '홍도야 우지마라'로 유명해진 것은 유행가 때문이다.

그런데 저는 이 작품을 개작 하기 전에 모든 국민들이 '홍도야 우지마라'의 스토리를 전부 다 알고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해 보니까,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작품이 의외로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원작을 잘알아야 작품을 더 재미있게 볼 수가 있다. 이런 부분은 제가 착오가 있었다"

- 이번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서 원작과 개작의 차이점을 소개해 달라.

"원래 원작은 비극 신파의 대명사입니다. 홍도가 마지막에 남편의 약혼녀 혜정이를 죽이고 오빠의 포승줄에 묶여서 감옥으로 가는 것이 끝이다. 그러면서 그 때 나오는 '이 무슨 자율찬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지만 이 마당에서는 비극이 통하지가 않는다.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래서 내용이 원작을 많이 벗어났다"

- 최근에 국제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에 대한 극단 차원의 방안이 있었는가?

"현재로 제가 알기로는 없다. 그 문제에 대해서 대표나 단원들이 상의
한 적이 없다. 일단 이번 작품을 내일 까지 잘 끝내는 것에 전력을 다
하다 보니까 솔직히 그런 곳까지는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 이번 공연을 준비 하면서 에피소드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가 시간이 짧은 중에 연습을 했는데, 공연 20일을 앞두고 교통사고가 났다. 저희는 삼도지방 공연을 하기 때문에 트럭과 봉고차를 함께 운행을 하는데, 트럭이 완전히 박살이 나는 대형고통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배우 두명을 급하게 캐스팅 하는 우환이 있었다. 한분은 지금도 병원에 누워 계시고 한 분은 퇴원 하신 와중에 배우를 급하게 캐스팅한 상태 였기 때문에 휴일도 밤낮도 없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을 한다"

- 오늘 공연은 관객층이 다양했고, 특히 가족 단위의 관객층이 많았다. 보람이 있었다면?

"일단 관객들이 즐거워 하시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80년 90년대는 연극이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런 의지를 가지고 연극을 했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었다. 연극이 관객을 고문(?)하지 않고 즐겁게 재미있게 한때의 재미있는 구경거리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 지금 김명자씨는 극본과 연출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오늘 공연에는 막간에 '김쎄려뿔라'로 출연하셨는데,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원래 연극을 시작할 때, 배우를 하겠다, 스텝을 하겠다고 하는
목적 의식이 없었다. 그런데, 극단 아리랑에 들어 왔더니 너무나 어려운 여건 속이였기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저는 90년 5월에 입단을 했다.

너무 여건이 어려워서 전문적으로 한 사람이 한 가지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 스텝도 배우를 해야되고 배우도 스텝을 해야하고 극본도 써야하는 수업을 김명곤 선생님께 철저히 배웠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 필요하다면 제가 어느 분야에 들어갈 수 있도록 10년 동안 충분히 훈련을
했다.

그 결과 이번 작품으로 연출가로 입봉을 하게 되었다. 아마추어로는 4-5년전에 근로자 연극제 같은데서 1년에 한 작품씩 대본과 연출을 맡았지만 프로 데뷔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 극단'아리랑'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극단 아리랑은 1986년 김명곤 선생께서 창단 하셨다. 선생님께서 오늘 공연을 관람 하셨다. 그리고 극단 아리랑은 창단 멤버 이하 모든 단원들이 1년에 한번 총회를 한다. 현재 상근 단원만도 15명 이고, 외부활동 단원도 30명이다"

- 극단 '아리랑'의 포부를 듣고 싶다.

"다른나라의 문제로 세계 3차대전 까지 거론되는 상태에서 올 겨울은 더욱 추울 것이다. 물가도 오를 것이고, 이런 속에서 과연 연극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언제나 있었다.

연극계는 정말로 너무 너무 가난하다. 이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극은 언제나 어려웠다. 우리가 언제 부유한 적이 있었느냐'는 배짱을 가지고 재미있고 창작력이 뛰어난 연극으로 승부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홍도야 우지마라

작가:김명자
연출:방은미(협력 연출:김명자)
출연:손정희,이경주,이영주,조현숙,한동규
     김동순,정종복,유병호,김신용,이지연
스텝:김민석,최옥선,송태성,김신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