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월드컵 개최도시 수원이 월드컵과 관련 문화재 사랑, 동물사랑 등으로 도시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반면 도로변 가로수에 대해서는 썩은 그대로 방치하는 등 '나무사랑은 빵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월드컵과 관련 문화사랑, 동물사랑 등으로 시의 이미지를 외국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문화유산 정비와 꽃길 조성, 애완동물 화장장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시는 정작 외국 관광객의 발걸음이 집중될 팔달문앞 도로변 가로수에 대해서는 무방비로 방치하는 등 나무사랑은 외면하고 있다.

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화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인 장안문 보수공사에 지난해 10월18일 착공, 월드컵을 앞둔 오는 5월초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장안문 지붕에 있었던 잡상이 조선 정조때 화성 공사기록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와는 다르게 지난 75년 잘못 복원되는 바람에 7개로 세워져 있던 것을 뒤늦게 올해 2월 설계변경을 통해 팔달문 등과 같이 5개로 다시 복원하는 등 문화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시는 또 월드컵에 대비해 외국 관광객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도로변인 수원역전, 시외버스터미널, 법원사거리 등 관내 85곳 8400㎡에 달하는 곳에는 꽃길과 가로 화단을 조성하는 등 전시효과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지난달 13일 월드컵에 대비 동물사랑의 일환으로 '애완동물 전용 화장장'을 연화장안에 별도로 설치하고 오는 8월8일까지 이를 운영키로 했다.

시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보신탕 문화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같은 안을 마련, 동물을 사랑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는 애완동물 화장장 운영에 대해 지난달 방송사와 신문매체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뿐 애완동물 화장장에 대한 안내문이나 홍보물은 단 한군데에도 비치해 놓고 있지 않다.

시는 관내 동물병원에 공문을 보내 병으로 죽은 애완동물에 대해 화장을 유도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형식적으로만 접근, 30일 현재까지 모두 10건의 화장 실적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의 이같은 애완동물 화장장 운영에 대해 시민들은 안내문조차 없는데 어떻게 외국 관광객이 동물 사랑을 알 수 있고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겠느냐면서 내실 없이 형식적으로 내세워진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4대문 가운데 하나인 팔달문 앞 가로수의 경우 시가 얼마나 나무에 대해 애착이 없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원시 팔달로 3가 26-9 앞 인도에 위치한 가로수 플라타너스는 폭 15cm, 높이 170cm 가량이 썩어 파손돼 있고 반경 10cm에 달하는 일부 파손된 부분은 구청에서 썩은 부분을 콘크리트로 메워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이곳 맞은 편인 팔달로 3가 87-1 앞 인도에 놓인 가로수도 상태는 마찬가지. 폭 15cm, 높이 173cm에 달하는 썩은 부분에 두께 2mm 콘크리트가 발라져 있고 나무색과 비슷한 색으로 도색이 돼 있다.

팔달문과 인근한 이 일대 가로수의 경우 곳곳이 파손돼 있거나 콘크리트로 썩은 부분이 발라져 있고 가로수 윗쪽에는 월드컵을 기리는 현수막이 애꿎게 걸려져 있을 따름이다.

팔달구청은 월드컵을 앞두고 가로수와 관련한 정비계획은 없다면서 이곳 가로수는 이미 3년전에 썩어서 외부는 콘크리트로 바르고 내부는 충전제로 채우는 등 외부수술을 한 상태라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시는 월드컵 구장 주변 조경수로 식재된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수백여그루가 고사됐는데도 방치했다가 지난달 24일 본 뉴스가 이를 보도하자 뒤늦게 부랴부랴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등 나무사랑에 대한 무관심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가로수가 썩을 경우 종전 콘크리트로 바르는 등 조치를 취하는 곳도 있었지만 콘크리트는 독이 있어 나무에 해를 입히는데 오히려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는 요즘은 가로수가 썩을 경우 폴리에스테르 또는 인공 수피를 사용해 나무를 치료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시가 월드컵과 관련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행정에만 급급한 것 같다"며 "외국관광객이 실제로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에 대해서는 무관심과 무방비로 일관하는 모습은 내실 없는 전시행정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실은 진실을 버겁게 받아들이려고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항상 진실의 무게는 실천하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생명력으로 존재하곤 한다. 함께 나누고 함께 진실을 캐내는 속에서 가까이 하고 싶다. 이제는 선,후배들과 항상 토론하면서 우리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싶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