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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빙은 전작을 발매하고 약 보름에서 한 달 정도의 기간뒤에 이 음반 Tide를 발매한다. 전작에서의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울림을 지닌 몽환적인 느낌의 파격적인 음에 관한 실험을 이 음반에서 그리고 이 음반 뒤에 발매한 'Jobim'까지 이어간다. 전작에서의 분명 그의 평소모습에 비해서 매우 파격적이었지만 성공적인 시도가 매우 맘에 들었었는지 이번 음반의 지휘와 편곡역시 유미르 디오다또에게 맡긴다.

쟈켓을 보자. 나는 조빙의 쟈켓치고 뒤떨어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음반의 쟈켓은 그 어떤 쟈켓에 비하더라도 확실하게 뛰어나다. Rio De Janeiro의 Corcovado에 있는 거대 예수상이 새파란 물보라에 적셔지는 듯한 강렬한 색감의 대비가 이루어내는 나의 브라질에 대한 동경이 가장 완벽하게 나타난 쟈켓이라고 할 수 있다.

쟈켓의 약간은 불투명한 형상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한 것만큼이나 이 앨범에 그려지는 사운드 스케이프 역시 형상은 비록 평소의 선연한 서정성에 비해서 불투명한 푸른색을 띄고 있지만 그 이미지가 주는 강렬한 메시지는 어떤 음반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이다.

전 작과 거의 비슷한 세션들이 참여했으며 그가 흔히 쓰지 않았던 강렬한 관악 연주가 오히려 전면에 부각되었으며 이 음반에 담긴 원초적이면서도 섹시한 연주는 보사노바가 재즈의 영향을 받은 삼바라는 명제를 완벽하게 부합시켜주는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조빙이 낳은 전세계적인 히트 넘버인 The Girl From Ipanema는 더욱 강렬해진 혼섹션의 터져나갈 듯한 연주와 더욱 화려해진 편곡으로 몸을 흔들게 하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범내에서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Gets/Gilberto나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가 보여주는 청순하거나 아니면 인기많은 이빠네마 처녀가 아닌 섹시함으로 중무장한 처녀를 표현하고 있는 이 버전을 수없이 존재하는 이 곡의 해석중에 가장 사랑하는 바이다.

에르메르또 빠스꼬알의 연주라고 생각되는 플륫연주가 너무도 아름다운 Carinhoso는 그 서정미로 이름이 드높은 곡이다. 이어지는 Tema Jazz는 주제부의 리프가 너무도 유명한 곡 중 하나. 정말 조빙의 창조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곡이며 이 안에 담겨있는 원초적인 플륫연주와 다채로운 타악기의 향연은 주술적이기까지 하다. 물방울이 방울방울 튕기는 듯한 영롱한 아름다움을 갈무리하고 있는 멜로디의 관악 연주와 빌라 로보스풍의 오케스트라가 브라질에서만 가능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Sue Ann, 역시 다양한 타악기의 울림과 조빙이 연주한 일렉트릭 피아노와 유미르 디오다또가 연주한 어쿠스틱 피아노와 플룻소리가 묘한 공명을 이루어내며 몽환적인 풍미를 선사하는 Remember, 그리고 음반의 주제곡인 Tide에서는 다채로운 음의 조수가 밀려온다.

혼과 현악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를 지나서 어쿠스틱 피아노의 상쾌한 멜로디가 연주되며 다시 피아노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플륫, 그리고 곡의 골조를 이루는 소폭의 울림을 지닌 타악기들의 기분좋은 공명감.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다. 앨범내에서 가장 리듬중심의 곡인 Takatanga에서의 알토 색소폰연주는 중후한 멋을 지녀서 멋지다.(역시 Stan Gets는 너무 달콤하며 또한 너무 가벼웠다. 차라리 이런 연주가 들어갔으면 훨씬 들을 만 했었을 텐데...아쉬울 따름이다.) 제목만 보면 큐반계열의 폭발적인 리듬감을 들려줄 것 같지만 오히려 고즈넉한 낭만이 묻어있는 곡 Caribe.소위 말하는 카리브적인 관악의 톤이 궁금하다면 훌륭한 모범답안이 될 수 있는 곡이다. 천재적인 리듬메이커들인 마르코스 수자노<1>와 까를리뇨스 브라운<2>이 항상 찬탄을 금치않는 견고한 리듬을 지닌 Rockanalia로 앨범은 종언을 고한다.

전작의 Epic/CTI레이블에서의 녹음처럼 몽환적인 풍미는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구현화된 음을 들려주기보다는 음이 지닌 음상을 중심으로 곡을 전개해나가는 모습이 이채롭지만 나쁘지만은 않다.

A&M에서의 두 번째 음반이자 A&M에서 발매한 마지막 음반인 이 음반은 작년쯤에 일본에서 Wave와 동시에 LP미니어쳐(Paper Sleeve라고도 하는 LP의 종이쟈켓을 복각한 CD말이다.)로 발매되었었다. 그 전에는 Verve에서 리퀘스트 시리즈로서 4곡의 보너스 트랙을 달고 발매되었었다. 개인적으로 보너스 트랙으로 담겨있는 Alternative Take의 연주는 사실 그렇게 감동적이지는 못했다.

항상 나른하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추구했던 조빙이 들려주었던 마지막 그리고 가장 강렬했던 순간이 담겨있는 음반이다. 만약에 조빙이 발매한 음반중에 가장 이색작이 무엇이냐고 꼽자면 본작이 가장 이색작이라는 평을 내리고 싶다.

수록곡

01 Girl From Ipanema
02 Carinhoso
03 Tema Jazz
04 Sue Ann
05 Remember
06 Tide
07 Takatanga
08 Caribe
09 Rockanalia
10 Tema Jazz (Alternative Take)
11 Tide (Alternative Take)
12 Tema Jazz (Alternative Take)
13 Tema Jazz (Master Take In Full)

덧붙이는 글 | <1>마르코스 수자노(Marcos Suzano):브라질이 낳은 천재적인 다중 타악기 주자. 브라질에서 가장 바쁜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쟈끼스 모렐렌바움과 함께 브라질 대중음악의 세션계에 최고 거물이다.
<2>까를리뇨스 브라운(Carlinhos Brown):흑인특유의 탄력적인 리듬감으로 그 이름이 드높은 사람. 까에따노 벨로조, 시코 부아르키등등 수많은 명인의 음반에 세션으로 참여했으며 자신의 솔로음반역시 가장 브라질적인 리듬이 담겨있는 명연이라는 격찬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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