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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 유스호스텔의 민간위탁 선정과정을 둘러싸고 특정단체 밀어주기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탈락한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는 지난 26일 구청 3층 중회의실에서 '유성구 유스호스텔 수탁운영단체 선정 심사에 따른 사업 설명회'를 갖고 최종 심사결과 (사)한국BBS대전·충남연맹(대표 이강년)을 유성 유스호스텔 수탁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탈락한 단체인 (재)대전YMCA(이사장 신청)와 (사)청소년지도연구원(원장 정하성)이 이번 선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선정된 BBS연맹이 선정기준에 가장 미달되는 단체임에도 구청의 밀어주기로 인해 우수한 단체들이 탈락했다는 것.
"BBS 연맹의 자격미흡"
이들 단체의 주장에 의하면 BBS연맹이 사무실도 없고 상근 실무자들도 없는 상태로 사업계획서가 신청한 단체들 가운데 가장 부실한데다 부설 야간학교 운영 외에 실적이 거의 없음에도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유성구 사무의 민간위탁촉진 및 관리 조례에 따르면 수탁기관을 선정하고자 하는 경우 △수탁기관의 인력과 기구, 재정부담능력 △수탁기관의 시설과 장비, 기술보유 정도 △수탁기관의 책임능력과 공신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정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이 기준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단체가 선정되었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청소년지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BBS연맹의 설명자로 나온 박모(대덕대학 초빙교수)씨는 대전시 공무원 출신으로 부설 야간학교 교장 자격으로 나왔고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 캠프에서 일한바 있는데다 대전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어 미리 유성구청에서 BBS연맹을 점찍어 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하성 청소년지도연구원장은 "객관적으로 볼 때 YMCA가 선정이 됐다면 충분히 수긍했겠지만 BBS연맹이 선정된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어떤 의도가 있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명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심사위원은 "BBS연맹의 프로그램이 가장 형편없었던 반면 탈락한 YMCA나 청소년지도연구원은 경험도 많고 프로그램도 충실했다"며 "그러나 의외로 BBS가 선정이 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선정의 문제
유성구 조례에 의하면, 심사위원은 10명 이내로 두게 되어 있고 위원장·부위원장 및 위원은 관계공무원과 구의회의원, 관계전문가 중에서 구청장이 임명 또는 위촉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번 심사위원회는 10명중 5명이 부구청장 등 공무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유성구가 특정 단체를 밀어주기로 작정을 한다면 나머지 5명의 심사위원이 아무리 공정하게 심사를 한다 하더라도 공무원들의 의도대로 수탁기관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사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이번 심사에 있어 채점기준표에 의한 배점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간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공무원인 5명의 심사위원이 특정 단체에게 위탁을 주고자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정단체 탈락시키기 의혹
이번 선정 과정에 있어 지난해 내분사태를 빚은 YMCA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 이번 채점 기준에는 조례에 없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성구청은 심사위원들에게 "사회적 물의를 주었던 기관에는 10점을 감점할 수 있다"고 공지했는데, 이는 YMCA를 배제하기 위해 구청에서 일방적으로 마련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YMCA측은 "지난해 내분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은 사실이며 이로 인해 YMCA의 임원진이 교체되고 유성 유스호스텔의 임원진도 모두 교체키로 했는데도, 이를 이유로 채점기준에 Y를 찍어 10점 감점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설명회 개최전 이병령 유성구청장이 심사위원들에게 "애초 YMCA를 배제하려 했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유성구청의 의도가 뚜렷해졌다고 한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상호(유성구의회) 의원은 "심사에 들어가기 직전 구청장실을 방문한 심사위원들에게 이병령 구청장이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YMCA는 애초부터 배제하려 했다'고 두 차례나 말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구청장이 얘기하는 도중 심사에 영향을 끼치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제지했으나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똑같은 얘기를 했다"며 "이는 심사기준에 10점 감점을 넣은 것과 더불어 YMCA를 탈락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 YMCA 이충재 사무총장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 단체에게 불이익을 줄 수는 있지만 구청장이 나서서 심사위원들에게 구청의 의도를 전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YMCA에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아니고 실제 수탁능력이 부족한 단체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의혹들에 대해 유성구청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유성구 문화공보실 고광희씨는 "유성구청이 의도적으로 특정단체를 밀어주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할 능력도 없다"고 일축했다.
BBS의 프로그램이 가장 형편없고 수탁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심사와 수탁능력 검증은 심사위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 구청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며 "순전히 심사위원들의 심사점수를 종합해 선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YMCA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10점 감점을 기준으로 채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는 강제 규정이 아니고 '감점할 수도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감점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순전히 심사위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명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심사위원은 "감점을 실제 적용한 심사위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100점 만점에 최저 점수가 60점인 상황에서 10점을 감점했다면 이는 치명적인 점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논란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유성유스호스텔은 유성구 계산동 671-4 수통골에 위치해 16개 객실에 240명이 한꺼번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다목적시설, 교육시설, 체력단련장, 휴게실,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유성구청은 지난 1999년 대전 YMCA와 민간위탁 계약을 맺고 유성 유스호스텔을 위탁해 운영해 왔으며 3년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이 수탁기관 선정을 위해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7일까지 공고를 통해 신청기관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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