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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구청 담당공무원 입회하에 징계회부중에 있는 직원과 작성한 인계인수서
ⓒ 심규상
유성구청이 대전 유성 유스호스텔 민간위탁 기관 선정과정에서 석연치않은 기준을 적용, 특정 단체를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새로 선정된 단체와 업무인수인계를 진행하면서 전 수탁단체로부터 징계회부를 받은 직원을 인계 주체로 인정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성구청은 지난 달 27일 그 동안 유성 유스호스텔을 수탁, 운영해온 대전YMCA 이사장 앞으로 새로 선정된 한국 BBS대전충남연맹과의 업무 인계, 인수를 6월 27∼30일까지 4일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유성구청은 대전 YMCA측에 공문이 도착하기가 무섭게 28일 오전, 이미 유성유스호스텔 소장 이 아무개씨를 사무 인계자로 하고 BBS대전충남연맹 상임부회장을 인수자로 한 인수절차를 서둘러 끝냈다. 당시 유성구청은 감독 공무원 자격으로 입회해 인수 인계 과정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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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유스호스텔 수탁기관 선정 논란

문제는 지도 감독 기관인 유성구청이 YMCA측 사무 인계자로 내세운 유성 유스호스텔 이 소장은 지난 5월 1일자로 대전 YMCA로부터 '업무보고 불이행' 등의 사유로 대기발령을 받아 징계회부중이라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유성구청이 왜 YMCA 본회를 배제한 채 해당 수탁기관으로부터 징계회부중에 있는 직원을 사무 인계자로 인정해 서둘러 인수인계를 마무리했는가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유성구청은 이처럼 28일 대기발령중인 이 소장을 내세워 사무인계 인수를 끝내 놓고서 다음 날인 29일 YMCA측에 공문을 통해 '6월 30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부득이 29일까지 (사무인계 인수를) 마무리해주기 바란다'는 통지문을 보내는 해괴한 행정처리를 벌이기도 했다.

유성구청, YMCA 겨냥 흠집내기 이유 뭔가

▲ 유성 유스호스텔 전경
ⓒ대전YMCA


유성구청이 대전 유스호스텔 새 수탁기관 선정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행정처리로 논란의 빌미를 거듭 제공해 결과적으로 대전 YMCA 정상화 과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 YMCA는 지난 해 초 새로 선출된 신임 이사장 문제 등으로 깊은 내홍에 빠졌었다. 이 내홍의 발단은 지난해 2월 정기 이사회에서 당시 중임인 이사장의 임기를 3선까지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즉 이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후임 이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집행부와 이사들이 반발로 갈등이 표면화 된 것.

이렇게 촉발된 갈등은 회원들간 입장이 서로 갈리면서 한때 이사장이 2명으로 되고 법정공방으로 비화되는 등의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이사장과 사무총장이 내분사태와 관련,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하고 쌍방간의 고소 고발건을 모두 취하하기로 하면서 급속히 정상화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대전 YMCA 노조 관계자는 "이사회가 지난 해 새 사무총장(9월)과 이사장(12월)을 추대하는 것을 계기로 과거를 덮고 화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적극적인 자체 쇄신노력으로 빠르게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최근 유성구청이 계약만료에 따라 그동안 YMCA에서 위탁관리 해온 유성유스호스텔의 새 수탁자 선정과 인수인계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행정처리로 위상 손상 등 적잖은 상처를 받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실제 수탁기관 선정과정에서 해당 구청이 심사위원에게 채점 기준에도 없는 "사회적 물의를 주었던 기관에는 10점을 감점할 수 있다"고 공지했고 구청장이 심사위원들에게 "애초 YMCA를 배제하려 했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내부 심사위원으로부터 제기된 상태다.

게다가 유성구청은 최근 새로 선정된 단체와 업무인수인계를 진행하면서 YMCA로부터 징계회부를 받은 직원을 인계 주체로 인정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유성구청은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특정 시민단체의 위상을 손상시켰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문제는 유성구청측이 왜 이처럼 거듭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특정단체를 겨냥, 직 간접적인 흠집을 내고 있는가에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 YMCA측은 "새로운 위상정립을 위해 교체한 유성 유스호스텔의 임원진을 유성구청이 인정하고 또 이같은 이유를 들어 채점기준에 Y를 찍어 불이익을 주려 한 유성구청의 처사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그동안 유스호스텔을 운영해오다 징계회부된 직원과 구청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심규상 기자
대전 YMCA 이충재 사무총장은 "이 소장이 유스호스텔 운영과 관련한 감사를 거부하는 등의 이유로 징계회부중인 사람임을 유성구청이 잘 알면서도 그를 내세워 업무 인계를 하도록 한 것은 유스호스텔 운영을 둘러싼 유착 등 여러 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청 문화공보실 당당 공무원은 "대기발령 등 직위해제 시에는 유성구청과 협의하도록 돼 있으나 YMCA측으로부터 이 소장의 징계처분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고 때문에 대기발령 중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이어 "사실 인수받는 쪽이 중요하지 인계 해주는 쪽은 크게 문제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유성구청측의 해명에 대해 YMCA측은 "책임 회피를 위한 술책"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YMCA 백성종 총무부장은 "지난 5월 17일 유성구청 담당 공무원을 만나 이씨가 대기발령 상태임을 직접 알리고 공식적인 절차를 요청했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YMCA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요청할 때마다 오히려 이를 무시하고 원만히 잘 해결하라는 납득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하며 이씨를 감싸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YMCA측은 거듭 "수탁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단체를 선정한 의혹을 해명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인수인계를 다시 진행할 것"을 유성구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성구 관계자는 "소장 직위해제에 대한 사전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씨의 신분이 유지되는 만큼 (인수인계를) 다시 진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선정과정에 대해서는 "특정단체 밀어주기는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의혹을 해명할 채점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유성구청측이 수탁기관 선정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와중에 YMCA내에서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을 인계 주체로 인정해 서둘러 인수인계를 마무리한 것은 또 다른 의혹을 갖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성유스호스텔은 유성구 계산동 671-4 수통골에 위치해 16개 객실에 240명이 한꺼번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다목적시설, 교육시설, 체력단련장, 휴게실,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유성구청은 지난 1999년 대전 YMCA와 민간위탁 계약을 맺고 유성 유스호스텔을 위탁해 운영해 왔으며 3년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이 수탁기관 선정을 위해 공모접수를 통해 최근 수탁기관을 뽑았으나 선정과정과 선정기준이 불공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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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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