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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계 지도자들은 22일 오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최초 여성총리 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 을 갖고 각종 논란에 휘말린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다.
여성계 지도자들은 22일 오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최초 여성총리 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 을 갖고 각종 논란에 휘말린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장상 총리서리가) 당에 오셨을 때 제가 그분에게 ‘청문회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직하고 사실대로 얘기하면 되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우리로선 사실 대통령께서 지명하신 분이니…. 뭐 적극 옹호하는 인상은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또 괴롭히진 않을 거예요. 국적이야 세계화 지향하고 다국적 기업들이 잘되는 판인데…. 그러니 그런 것 크게 생각할 것 없고, 아파트도 보니 효도하려고 했던데 오히려 효부 표창 받을 일이라고 했습니다. 군대도 척추 때문에 못 간 것이고. 적절히 판단해서 좋은 결과 맺을 것입니다. 다만 김활란 상 관련해서는 정치적 발언이라 생각하십시오. 좋은 결과 나올 겁니다.”(한화갑 민주당 대표)

“저희 당에는 안오셔도 됐을텐데(웃음). 한나라당이 문제지. 미국국적 문제나 사상의심 받을 만한 발언을 했다는데, 그 뭐 한나라당이 그런 거 자꾸 걸어서 찍어냅디다. 청문회라는 건 어떤 분인가 정보수집해서 그런 위인이냐하는 걸 점잖하게 하면 되지 사전에 무슨 인민재판 하듯 만신창이 만들어 놓으면 어떡합니까. …그런데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찍고 까불고 합디다. 나같은 사람은 뭐 암만 때려도 끄덕없지만 처음 나오신 분을 그래 놓으면 회복하기 힘듭니다. 처음부터 깎아내리려고 하는 한나라당, 거거에 가서 단단히 얘기하십시오. …우리 당은 뭐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김종필 자민련 총재)

“우리는 장 총리서리에 대해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일은 없었어요. 다만 공식적으로 제대로 검증돼야 한다고 했을 뿐입니다. 아들문제나 학력표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을 때도, 그것 우리가 제기한 거 아닙니다. 다 언론이 제기한 것이지요. 일부 지식인들이 DJ 인사가 ‘여성 이용한 것’이라고 하는데 어려운 난맥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장 총리서리가) 자신의 능력 충분히 발휘할 만한 시기가 아니어서 다만 안타깝습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텐데 오셨습니다. … 다만 서리제는 DJ가 평민당 시절부터 반대해온 건데, 하면 안된다는 의미에서 반대하는 겁니다. …우리가 여성계 말씀 잘 알아서 잘 듣겠습니다. 장총리 부럽네(웃음). 오히려 첫 여성총리가 한나라당 때 배출돼서 한 2년 했으면 좋았을 건데.”(서청원 한나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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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민주당을 예방, 한화갑 대표와 면담을 하는 여성모임대표 8인.
22일 민주당을 예방, 한화갑 대표와 면담을 하는 여성모임대표 8인. ⓒ 오마이뉴스 이종호
22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3당을 방문한 '최초의 여성총리 지명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이하 여성모임)’대표들에게 각당 대표들이 한 말이다. 당 대표들은 여성계 인사들에게 한껏 머리를 숙이고 장상 총리서리 인준에 대해 낙관했다. 최근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언론의 '혹독한 검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한나라당조차 장 총리서리 논쟁의 책임을 '언론'으로 돌렸다. 따라서 3당을 예방한 이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 공동대표,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현자 한국여성정치연맹 이사 등 ‘최초의 여성총리 지명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이하 여성모임)’ 대표 8명은 나름대로 만족스런 성과를 안고 돌아갔다.

3당 예방 직후 여연 이경숙 공동대표는 “너무 힘든 하루였다”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힘든 준비 끝에 모임을 가졌는데 우리 뜻이 각 당에 잘 전달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여성대표 8인. 22일 각 당을 예방한 여성대표들에게 당 대표들은 한껏 몸을 낮췄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여성대표 8인.22일 각 당을 예방한 여성대표들에게 당 대표들은 한껏 몸을 낮췄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여성모임' 대표 8인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민주당, 자민련, 한나라당을 각각 차례로 방문하고 한화갑 대표, 김종필 총재, 서청원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약 30분 정도 의견을 나눴다.

이들 여성 대표들은 각 당 방문때마다 "오전에 첫 여성 총리 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많은 여성들이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장 총리서리가 소모적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된다는 의견도 모았다"며 "이번 인사청문회가 총리직 수행여부를 가리는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검증장치가 되길 더불어 바란다"고 전했다.

이런 여성계의 뜻에 대해 각 당 대표들은 "뜻 잘 알았다”며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이번 장상총리서리 논쟁에 있어 김무성 의원의 발언, 장 서리 예방 거부 등 눈에 띄는 행동으로 여성계의 눈총을 산 한나라당 예방도 ‘부드럽게’ 끝났다. 여성대표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정쟁의 희생양”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것은 정쟁이 아닌 정당한 지적”이라면서도 “걱정안셔도 될텐데 오셨다. 오해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성 대표들의 김무성 의원 발언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그것은 당론이 아니다”면서 “적절히 수습됐으니 오해하지 말라”며 여성대표들을 안심시켰다.

22일 오후 4시 10분 한나라당을 예방한 여성대표 8인과 서청원 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22일 오후 4시 10분 한나라당을 예방한 여성대표 8인과 서청원 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여성계에서 정치문제와 관련해 공동입장을 정하고 그 뜻을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계 내부의 진통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성계는 22일 모임을 앞두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정리하기 위한 서너차례의 비공식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경숙 대표는 “여성계에서도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번 총리 지명에 대해서 사회가 신중하게 판단하고 그에 따른 검증도 객관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데에 공감을 이뤘다”고 전했다.

더구나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 3당 예방은 ‘여성계의 정치적 행동’으로 비칠 우려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당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이를 정치적인 압력으로 받아들이진 말라”면서 “다만 이번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여성계가 이러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뜻을 전하러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당으로서는 여성계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유권자의 50.9%에 달하는 '여성표'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성모임은 오늘 29일과 30일에 예정된 국회인사청문회도 방청할 예정이다. 여성대표들의 한나라당 예방 때 자리를 같이 했던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박종희 의원은 “여성이라고 봐주지도 않을 것이고 총리라고 심하게 공격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사실 정치적으로 여성표 의식해야하기 때문에 부담된다”고 털어놨다.

여성계 뜻을 모았다
여성계 인사 500여명 모여 장상총리 지명 비판적지지 뜻 밝혀

▲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는 약 500여명의 여성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 자리가 첫 여성총리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자리가 아닌 첫 여성총리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김현자 전 국회의원은 서울 프레스센터로 모인 여성들을 환영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 말은 어쩌면 현재 여성계의 가장 솔직한 심경인지도 모른다.

3당 예방에 앞서 ‘최초 여성총리 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이하 여성모임)’은 같은 날 오전 11시 장상 총리서리 지명과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공동입장을 표명했다. 장상 총리서리의 인준여부를 가름하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일주일 앞두고 여성들이 뜻을 모으기에 이른 것이다.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손봉숙 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 등 여성계 지도자 60인을 중심으로 한 여성들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최초 여성총리 지명의 의미를 나누는 여성모임’을 갖고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여성계의 기대가 각별한 만큼 이번 평가가 성 편견없이 객관적인 자질검증과 사실규명을 통해 사회발전을 위한 긍정적 계기로 승화되길 바란다”고 표명했다.

이 자리에는 원로 여성지도자들부터 전직 고위 공무원, 개인자격으로 온 젊은이까지 약 5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의 사회는 신혜수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가 맡았으며, 여성계 원로들의 의견발표, 이번 모임의 공동입장발표, 향후계획 발표 등의 순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공동입장 표명에 앞서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인삿말을 통해 “어떻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옹호할 수 있겠느냐”며 “올바른 시각으로 자질을 평가하지 않고 자칫 여론몰이 식으로 흠집을 내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노파심에서 여러분의 지원을 받고자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는 “나는 장상서리와는 개인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지만 발탁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장상 총리서리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총리직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기에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무성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세계에는 이미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핀란드 등 국방장관이나 여성 대통령이 많이 있다”며 “여성이라서 국방을 모른다는 말은 결국 편견에서 비롯된 무식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희경씨도 “여성 고위직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매우 불확실하며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라며 “총장으로서 6년을 성공적으로 지낸 사람이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한나라의 국무총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모임은 프레스센터 행사 이후 오후 1시 20분, 2시, 4시에 각각 민주당, 자민련, 한나라당을 예방해 여성계 공동 입장을 전했다.

다음은 여성모임 준비위원 60인 명단.
강경희, 강기원, 고윤지, 고은광순, 곽배희, 김경오, 김상희, 김선영, 김성애, 김수자, 김영정, 김옥렬, 김윤옥, 김인숙, 김현자, 김효선, 남승희, 류숙렬, 문경숙, 문수자, 박경미, 박금옥, 박영숙, 박은경, 박청수, 변주선, 손덕수, 손봉숙, 신낙균, 신인령, 신혜수, 양일선, 윤후정, 은방희, 이경순, 이계경, 이길녀, 이김현숙, 이리자, 이미경, 이범준, 이수자, 이연숙, 이영숙, 이오경숙, 이유명호, 이정자, 이춘호, 이헌자, 이화순, 임정희, 장복심, 정광모, 정현백, 정희경, 조배숙, 조선형, 조현옥, 지은희, 최돈숙, 한혜빈, 황산성, 황소현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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