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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4강 중소업체는 사망' 월드컵상품 라이선싱 업체의 부도로 월드컵 상품을 생산하던 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채권단들이 코오롱TNS월드 본사에 건 플랜카드.
'월드컵은 4강 중소업체는 사망'월드컵상품 라이선싱 업체의 부도로 월드컵 상품을 생산하던 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채권단들이 코오롱TNS월드 본사에 건 플랜카드. ⓒ 이상균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이끌었던 2002년 월드컵은 국민적인 성원과 국가대표팀의 기적같은 성적으로 무사히 마쳤다. 월드컵이 한 달 정도 지난 요즘 월드컵 후속 관련 사업들이 국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역대 다른 월드컵에서와 마찬가지로 올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이루어낸 월드컵에서도 다양한 '월드컵 상품'을 볼 수가 있었다. 특히 월드컵 엠블럼, 마스코트 등 휘장을 사용해 마케팅을 하는 라이선싱 사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이다.

한국의 경우 라이선싱 사업권 즉, 월드컵 상품화권은 작년 말까지 영국의 CPLG와 홍콩의 PPW의 합작회사인 CPP(Copyright Promotion Partners)코리아가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말 CPP가 라이선싱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자 피파와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의 합의로 코오롱TNS가 국내 라이선싱 사업권을 진행하게 되었다.

코오롱TNS는 월드컵 라이선싱 업무를 코오롱TNS월드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해왔는데 짧은 시간에 100여개 중소기업과 함께 450여종에 이르는 의류와 비의류 상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하지만 월드컵 기간 동안 영업 및 마케팅에 실패함으로써 막대한 재고 부담과 함께 자금 압박을 받아왔다.

그 동안 코오롱TNS는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월드컵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945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월드컵 상품 제조를 담당한 100여개의 중소기업들에게도 계약서에 기재된 현금결재원칙을 무시하고 어음으로 190억원을 결재하였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 7월 25일 신한은행 종로지점으로 돌아온 어음 37억원을 막지 못해 결국 부도처리되었다. 현재 월드컵 상품을 제조해온 중소기업들은 어음이 부도가 남에 따라 생산 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코오롱TNS는 월드컵 상품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700억원의 기업어음을 고의로 장부에서 누락시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코오롱TNS의 감사보고서에는 '코오롱TNS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 휘장사업의 독점권을 따내 앞으로 매출 6000억원, 순이익 800억원이 예상된다'고 기재돼 있으나 실제 매출액은 1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래 실적을 지나치게 부풀려 평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코오롱TNS에서 발행한 945억원의 기업어음은 대부분 상호저축은행에서 인수하였다. 저축은행업계 담당자는 안건회계법인이 작성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코오롱TNS 감사보고서상에 '월드컵 휘장 독점 공급 계약으로 순익 800억원이 예상된다'는 문구를 믿고 대출해줬다고 밝혔다.

전후 상황을 고려해볼 때 코오롱TNS는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그렇게 끌어들인 자금이 어떻게 집행되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코오롱TNS 이동보 회장과 심완보 사장이 일부 자금을 횡령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코오롱TNS월드와 함께 월드컵 상품화권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모두 100여개로 총 종업원이 1만여명에 이른다. 코오롱TNS 부도 이후 이들 업체 모두 도산 직전에 있으며, 거래 업체로부터 심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월드컵 상품화권자 선정에서부터 그 사업 진행을 월드컵조직위원회 및 중소기업청 등이 관리감독해 왔기 때문에 피해 기업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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