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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약, 침, 뜸, 부항, 기공치료, 도인, 식이요법, 외과치료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치료원리에도 보통 8가지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한의학의 기본 원리인 음양오행을 얼마나 제대로 적용하는가에 따라 치료효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치료시에 금기사항(먹지 말아야할 음식 등)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보약은 아무나 먹어도 되나?
한약하면 무조건 보약만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한약에는 보약만 있는 줄 알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약은 아무나 먹어도 되는 것인 줄 안다. 하지만 보약도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을 받아 지어먹지 않는다면 오히려 보약이 독약이 될 수도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보약은 크게 보기약, 보혈약, 보음약, 보양약 등 네 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는 논란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 명나라의 이천이 쓴 유명한 의서 ‘의학입문’에는 보약은 신중하게 먹을 필요가 있으며, 생활습관이 좋아야 양기도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기나 양이 부족한 사람에게 보혈약이나 보음약을 쓰면 소화불량이나 설사증세가 생기고, 살이 찔 수 있으며, 음이나 혈이 부족한 사람에게 보기약, 보양약을 쓰면 윗몸에 열이 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약도 증세와 체질에 맞게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 지어 먹어야 한다.
한약은 식물, 동물, 광물 등에서 만들지만 주로 식물에서 만든 약재가 많기에 한약을 본초(本草)라 한다고 한다. 약이 몸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구분하는 것으로 약의 기(氣)와 맛 등이 있다.
약의 기(氣)는 약이 가진 성질을 말하는데, 차갑고(한:寒), 뜨겁고(열:熱), 따뜻하고(온:溫), 서늘한(량:凉) 것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차갑거나 서늘한 성질의 약은 인체에 열로 인해 생긴 병들을 차갑게 식혀서 치료한다. 또 뜨겁거나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약은 인체가 찬 기운으로 생긴 병들을 따뜻하게 데워서 치료한다.
약도 맛있게 지어먹을 순 없을까?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다. 다만 한약은 맛에 따라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맛이 나올 수밖에 없을 뿐이다.
약의 맛은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으로 구분한다. 그 중 신맛이 나는 약은 석류, 오미자, 산수유 등으로 '빨아들이는 작용'과 '밖으로 나가려는 흐름을 막는 작용'을 한다. 설사가 난다거나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거나 정액이 비정상적으로 흘러 나가는 증세 등은 모두 외부로 기가 너무 많이 발산되고, 방출되어 정기가 허해지는 상태이다. 바로 이때 신맛이 나는 약이 작용하여 그런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쓴맛이 나는 약은 황금, 황련(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등으로 열을 내리고 습기를 말리는 작용을 한다. 심장이나 간에 열이 많아 얼굴이 달아오르고 눈이 충혈 되고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할 때 쓸 수 있다.
단맛이 나는 약은 감초, 숙지황, 인삼 등으로 몸을 보해 주면서 긴장된 것을 느슨하게 해주고, 조화가 안 되는 것을 서로 조화롭게 한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처럼 감초는 한약 처방에 매우 많이 응용되는데 이는 감초가 여러 약들을 조화롭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너무 긴장되어 있을 때는 따뜻한 설탕물을 진하게 타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단맛이 긴장된 상태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매운맛이 나는 약은 신맛과 반대로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발산시키고, 잘 흐르지 않는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땀이 쭉 나는데 땀을 나게 하는 작용이 바로 내부의 기를 바깥으로 발산시키는 것이다. 초기 감기는 사기가 아직 속까지 들어가지 않고 겉에 있는 상태이다. 이럴 때 땀을 통해 사기를 배출시키기 위해 매운맛을 내는 약을 먹는다.
짠맛이 나는 약은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기의 흐름을 아래로 내려 보내는 작용을 한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배추나 무를 소금에 절여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뻣뻣한 배추나 무를 부드럽고 연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몸에 생기는 덩어리나 혹을 치료할 때도 다시마와 같은 짠맛 나는 약을 써서 뭉친 것을 풀어 준다.
침의 신비
내가 어렸을 때는 6.25 직후여서 약을 사기도 어려웠지만 더더욱 병원치료는 힘든 세상이었다. 그래서 그땐 웬만한 병은 동네의 어른들이 놓는 사관침(四關針)을 맞고 나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조상들은 침을 맞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침이란 도대체 어떻게 통증을 없애주며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나는 2번째 글에서 경락이란 기가 흐르면서 피부와 피하조직에 나타나는 반응점이 연결된 선이라고 애기했다. 이 경락이 정상적인 순환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도 어떠한 요인, 즉 감정적 변화, 환경적 인자, 음식의 부절제, 과로, 외상 등으로 인해 막히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것을 병으로 보는 것인데 그것을 침으로 뚫어주게 된다. 그러면 원활한 기의 흐름을 유지하게 되고, 병이 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침의 효능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국제보건기구(W.H.O)에서도 침의 질병치료 효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또한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침술이 외과수술 및 화학요법 후의 통증과 욕지기, 임산부 입덧, 치아통증에 효과적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또 중독증, 뇌졸중, 재활치료, 두통, 생리통, 테니스엘보, 근육통, 요추 및 손목통증 등에 대해서는 과학적 데이터가 미흡해 침술의 효과를 공인할 수 없으나 보조치료와 포괄적 치료프로그램의 일부분으로 활용할 경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규정했다.
NIH는 이와함께 침술은 부작용이 극히 적으며 때때로 전통적인 서양식 치료방법보다 더 부작용이 적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침을 종래 일반적인 바늘과 똑같이 취급하던 것을 최근 기타 의료용기구로 재분류했다고 전한다. 우리의 침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겠다.
뜸이란?
전문적인 뜸도 있다.
뜸은 쑥을 살갗 위에 직접 놓고 태워 섭씨 약 60∼70°도의 가벼운 화상으로 경혈을 자극시킴으로써 증상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뜸이 무조건 뜨거워야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크기, 열이 필요하고, 적절한 경혈자리를 찾아 뜨는 것이 중요하다.
뜸의 효과는 신경통이나, 관절염, 타박상 등의 통증이 가라앉고, 염증을 삭인다. 또 속을 따뜻하게 하며, 냉증을 없앤다고 하며, 기혈이 잘 통하게 되어 신경마비, 운동기능장애 등에 좋다고 한다.
뜸의 장점은 한의사의 지도를 한번 받고나면 한의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편리한 시간에 스스로 할 수도 있으며, 부작용이 없고, 값이 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뜸은 오랫동안 해야 효과가 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항(附缸)
한방에서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 방법에는 기운을 북돋아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인 보법(補法)과 나쁜 기운을 뽑아내어서 치료하는 방법인 사법(瀉法)이 있다. 현대의 각종 질환은 주로 과잉 섭취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이 주원인이 된 대사작용(代謝作用)의 장애에서 오는 것이 많은데, 이런 데에는 더 보태는 방법보다는 해로운 독을 뽑아 주는 사법을 쓰게 된다.
이 사법치료 중의 한 가지인 부항요법은 경혈(經穴)상의 피부에 한쪽이 뚫린 유리단지를 공기를 빼내고 붙여 피부 속에 뭉친 나쁜 피(어혈:瘀血)을 뽑아내 체질을 정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이 부항은 원활한 신진대사 및 피의 정화(이산화탄소가 많이 들어 있는 피를 산소가 많도록 해줌), 그리고 실핏줄(모세혈관:毛細血管) 확장에 의해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영양소가 각 세포로 보내지고, 노폐물이나 독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다.
또 빨아들이는 것에 의해 척추신경의 중추를 자극하여 흥분을 일으킨 신경을 안정시키고, 반대로 저하 또는 마비된 신경의 회복을 돕고 따라서 통증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동시에 자율신경계에도 자극을 줌으로써 소화작용, 배변조절, 수면상태 개선 등에도 도움이 된다.
부항에도 일반적으로 쓰는 부항과 피를 뽑아내는 사열부항(瀉血附缸)이 있는데 사열부항은 고름을 뺄 때 쓰는 등 특수한 요법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1) 사관침(四關針) : 곽란(음식이 체하여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 위장병) 등과 같이 급한 증상에 놓는 침인데 합곡(合谷: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에서 손등으로 약간 올라간 자리)과 태충(太衝:엄지발가락과 집게발가락 사이에서 발등 위로 약간 올라간 자리)혈에 놓는다.
2) 대사작용(代謝作用) : 생물체가 몸 밖으로부터 섭취한 영양 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생체 성분이나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 신진대사(新陳代謝)라고도 한다.
<참고>
대한한의사협회 : http://www.koma.or.kr/korean/
한의114 : http://www.hani114.com/index.php3
명상한의학 : http://meditation.co.kr/goldencrow/goldencrow_frame.htm
OK medi TV / OK한방병원 : http://www.okmedi.net/hanmedi.asp
동양의학방송국 : http://www.dytv.co.kr/dytv/dongi/dongi1.asp
알기 쉬운 우리의 한의학, 대한한의사협회, 1993
즐거운 한의학 여행, 서울특별시 한의사회, 강서구 한의사회 편집위원회 편, 2001
한의학이란?, 문찬기(광주 경희한의원장),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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