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다니기도 하고,
집에서는 다림질을 하기도 합니다.
신문 읽는 남편을 위해 커피 심부름을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군요.
아주 가끔은 위 네 가지를 제외한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 말입니다.
이번에는 동아일보의 나대로 선생의 부인을 한번 볼까요?
오로지 커피만 나르는군요.
왈순아지매와 나대로선생의 부인 모두 커피를 싫어하는지 잔도 언제나 달랑 하나뿐입니다.
커피를 나르지 않은 모습은 아래 그림 단 하나뿐입니다.
그러는 동안 남자들은 뭐 하느냐구요?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술을 마시면서 시국을 논합니다.
투표도 남자 혼자만 하는군요.
네 컷 만화 속에서 드러나는 성차별을 정운경, 이홍우 두 만평가만의 탓으로 돌리기엔 뭔가 찜찜합니다. 이런 만평을 수년째 실어주고 있는 두 거대 언론사의 책임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우리 모두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겨우 이 정도가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하루 종일 방 닦고, 시장 보고, 다림질을 하다가 남편이 돌아오면 커피 한 잔 접시에 곱게 올려 갖다바치는 주부의 모습만을 상식으로 강요받은 건 아닐까요?
몰상식이 상식 행세하는 이 부끄러운 땅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의 당당한 삶을 개척해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