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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 RST분회 조합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 배진경
"저는 르네상스 서울호텔이 문을 열면서부터 오픈 멤버(open memeber)로 15년을 일했습니다. 15층을 걸어다니면서 시멘트를 벗기고 내 손으로 르네상스 호텔을 갈고 닦은 오픈 멤버로 15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러나 호텔과 노동조합은 명예퇴직을 형식적으로 내걸고 여성들이 많은 부서를 아웃소싱/용역화했습니다. 15년을 평생일터로 알고 열심히 일해 왔는데 결론은 아웃소싱 당해 용역회사 노동자가 되어 열악한 근로조건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위원장 최상림)은 10월 14일(월) 오후 5시 30분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정문 앞에서 룸메이드 고용안정쟁취와 근로조건개선을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르네상스 호텔은 지난해 12월 경영이 어려워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며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3개과 룸메이드들에게 명예퇴직을 권고, 사실상 강제 사직을 강요했다. 상당수의 룸메이드들이 버티자, 호텔 측은 아웃소싱을 할테니 경력과 나이를 떠나 무조건 용역회사로 옮기라고 공표했다. 용역회사로 옮기는 명퇴자들에게는 2년간 같은 대접을 해준다고도 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개별 면담에서는 "호텔업계에서 용역화는 대세다. 지금 안 나가면 명퇴금도 못 챙긴다"는 말을 반복했다. 명퇴금은 16개월치 기본급으로 결정났다. 그러나 똑같은 대접을 해준다는 말과 달리 기본급을 제외한 각종 수당과 800%에 이르는 상여금은 사라졌다. 호텔쪽 설명은 2년치 상여금을 명퇴금으로 미리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호텔과 호텔노조는 경영이 어렵다는 말과 달리 올해 정규직원들은 월급을 11만원 가량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참다 못한 룸메이드들은 지난 6월 전국여성노조에 가입하고 권리찾기에 나섰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용역회사와 5차례의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우리는 2년간 호텔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고 6차 교섭부터는 단체교섭장소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사측은 교섭장소에 나오지 않고 있다.

문제해결의 핵심인 호텔은 "당신들은 용역회사 소속이니 우리는 알 바가 아니다"라는 말로 15년 창립멤버로 일한 여성노동자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 하지만 교섭장소조차도 호텔총지배인으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하는 조건에서 문제해결에 호텔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호텔은 노조결성 이후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았던 룸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있으며, 회사 관리자는 노조만 탈퇴하면 모든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며 회유하고 있다.

▲ 투쟁의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르네상스 RST분회 조합원
ⓒ 배진경
룸메이드들이 요구하는 것은 최소한의 것으로 정직원의 임금인상분에 맞추어 임금인상 및 200% 상여금 지급 및 주5일 근무제 실시를 정직원과 동일하게 적용할 것과 고용관련 사안을 노동조합과 사전에 합의할 것 등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르네상스호텔 RST분회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이옥순(49) 분회장은 "아무 것도 몰라 앉아서 당한 게 억울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겠다"고 말하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조합원들은 이후 회사측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무기한으로 호텔앞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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