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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도서관 활성화 방안 토론회 장면.
ⓒ 배진경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정보활동을 수행하고, 정보활용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적극적인 교육의 장이다. 하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린 채 책 창고나 독서실 역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는 전담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사서가 없는 도서관이다.

지난 11월 7일 경기도 여성회관에서는 전국여성노동조합, 한여노협, 전교조 경기지부의 주최로 학교도서관 활성화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발제를 맡은 양혜윤(부천창영초등학교 도서관사서), 조현정(부천심원중학교 도서관사서) 사서는 전담인력인 사서가 투입되기 전의 학교도서관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서가 투입된 이후 달라진 학교도서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굳게 닫혀있던 도서관의 열린공간으로의 변화 ▲게시판을 활용한 독서흥미 유발 ▲도서관 이용수업을 활용한 독서환경조성 ▲도서관 행사를 이용한 문화공간으로서의 활용 ▲독후 활동을 통한 창의적 사고의 토대마련 등을 변화된 학교도서관의 모습으로 제시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도서관 이용율도 92%가 늘어났다고 답변하였다.

▲ 발제중인 조현정, 양혜윤 사서
ⓒ 배진경
그러나 경기도 지역의 450여 학교에 채용되어 있는 사서는 '일용잡급직'이다. 이들은 일당 3만60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독서교육활성화를 위한 방편으로 2001년도부터 학교독서관정보화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3개년 계획에 따라 2001년도에는 230여 학교, 2002년도에는 450여 학교가 경기도교육청의 지원비로 사서를 채용하였으며, '일용잡급직'으로 일하고 있다.

도교육청에서 이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합해 1년에 1천만원이다. 이러한 일용직 사서 채용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일용잡급직 사서로서의 한계적 역할로 인해 학교장과 교과선생, 행정실 직원들과의 수직관계로 그저 심부름꾼으로 전락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용잡급, 임시직원이라는 신분으로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좋은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도서관운영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

게다가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인한 사서의 잦은 교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교육적 불안을 안겨주고 있으며 학교도서관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사서업무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자질향상과 정보교환을 위한 교육청의 연수도 출장허락을 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

한 사서는 "지난달에는 55만원을 받았다"며 "당신에게 줄 돈이 없으니 토요일은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아이들이 좋고, 책이 좋고, 도서관이 좋아서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면서 울먹였다.

학교도서관 사서는 학교도서관에 진정한 사명감을 갖고 사서 교사란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학생들에게 더 나은 봉사자로 서길 바란다. 하지만 막연한 미래를 기다리며 현재의 생활고와 부당한 대우를 이기기엔 한계가 있다. 진정한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적자원인 사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현재 학교도서관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사서들을 끌어안으려는 전문인력배치에 대한 현실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www.kwwnet.org)'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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