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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 대학생모임(준) 대표 김영도씨
대구참여연대 대학생모임(준) 대표 김영도씨 ⓒ 박희석
지난 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20대 유권자는 74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0%에 근접하지만 투표율은 68%에 그쳤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에서는 20대 투표율은 31.2%를 기록,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었다. 5년만에 대선은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언론은 20대의 정치무관심을 꼬집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너무 번거로운 부재자투표

하지만 최근 9월에 결성된 '대학언론인 유권자 운동본부'를 필두로 각 지역에서 저조한 20대의 투표율을 잡기 위한 여러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유권자가 본 세상>에서 찾아가본 두 번째 인물도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운동'을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구참여연대 대학생 모임(준)의 대표 김영도(경북대 26)씨다.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운동'은 전국 각 대학에서 투표권을 가진 학생이 실제 주소지가 아닌 현 거주지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부재자 투표신청서 접수운동을 통해 대학 내에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물으니 대뜸 "부재자 학생에 해당되는 경우 투표를 하기가 너무 번거롭습니다"라며 말을 꺼낸다. "타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투표를 하려면 직접 주민등록상의 거주지에 가야하는데 선거기간이 대부분 시험기간과 겹치거든요. 어쩔 수 없이 투표를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부분 학생들이 잘 모르더라구요"

선거법에 의거한 부재자투표소 설치 방법

● 선거법에 의거한 부재자투표소 설치 방법

<1> 부재자신고서 2천명 이상 접수. 부재자 신고서 접수시에 우편물을 받아볼 수 있는 장소는 대학구내 또는 대학이 속한 해당 행정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11월 26일 이내 신고서 접수)
<2> 접수된 부재자신고서는 해당 유권자의 '주민동록상 주소지'로 발송한다
<3> 대학내에서 접수된 2천명이상의 부재자신고서를 근거로 대학총장및 이에 준하는 대표자가 행당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소'설치를 요청한다. (12월 8일 이내 신청)

● 공직선거 관리규칙

제68조 (부재자투표소의 설치)
②구·시·군위원회는 법 제148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그 관할구역안의 읍·면·동의 구역안에 거소를 둔 부재자투표예상자가 2천인을 넘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당해 읍·면·동안의 투표구위원회를 지정하여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 읍·면·동안에 하나의 부재자투표소만으로는 부재자투표자(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할 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의 투표를 마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2이상의 투표구위원회를 지정하여 각각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읍·면·동안의 부재자투표예상자가 2천인미만인 때에도 지리·교통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당해 구·시·군위원회의 의결로 투표구위원회를 지정하여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하게 할 수 있다.<개정 1995.4.14>

● 공직선거및 선거부정 방지법
제148조 (부재자투표소의 설치)
② 구 · 시 · 군선거관리위원회는 관할구역안의 부재자투표예상자의 수와 분포[제38조 (부재자신고)제1항제5호에 해당하는 지역의 분포를 포함한다]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부재자투표기간중 부재자투표예상자가 투표를 마칠 수 있는 상당한 기 간을 정하여 투표구선거관리위원회에도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하게 할 수 있다.
최근 일어나는 대학생 정치참여 활성화에 대한 일련의 움직임들로 인해 자신이 속해 있던 대구참여연대 대학생모임에서 '한번 해보자'라는 자발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는 김영도씨는 "지난 9일 팔공산 야유회를 계기로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결국 경북대와 계명대 두 곳에서 시작해보기로 하고, 경북대는 11월 11일부터 도서관 신관정문 앞에서, 계명대는 11월 12일부터 22일까지 부재자 신고서를 접수받자고 결정했다.

첫날 상황에 대해 물어보자 "학생들이 의외로 많이 모르고 있더라구요, 이런 것도 있었나?"라며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좋은 활동한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는 학우들도 있는 반면 2천명을 어떻게 모으겠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라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첫날이라 그런지 39명밖에 받지 못했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연세대 기독교 동아리에서 활동 3일만에 1천여명 정도의 신고서를 접수받은 사례도 있었다"라는 김영도씨는 "호남지역과 부산지역의 2∼7개의 대학에서도 부재자 투표소설치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사전선거운동이 아닌 유권자 운동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재는 도서관 신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경북대 내의 5개동 1500여명에 달하는 기숙사 사생들을 적극적으로 공략, 투표소 설치가능 인원인 2천명의 접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한다.

"다음주부터는 총학생회쪽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 운동은 특정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이 아니라 유권자 운동이기 때문에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들과는 차별성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홍보에 대해선 "이미 대학생투표참여 운동본부(http://vote.unews.co.kr/introdu.html)등의 여러 홈페이지가 대학생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고 지금 운영하고 있는 부재자 투표소 설치 카페(www.cafe.daum.net/Areum)를 통해서 이 운동을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언론이 오히려 정치무관심 부추겨

경북대 신관 도서관 앞 접수장소
경북대 신관 도서관 앞 접수장소 ⓒ 박희석
약간 방향을 돌려서 요즘 대학생들의 정치무관심 현상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아무래도 대학의 취업인 양성소가 되어가는 현실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요즘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들이 모두 토익강좌나 학원수업 현수막뿐이죠. 지난 2일 박원순 변호사 초청강연회를 준비할 때도 행사 현수막이 광고 현수막 속에 묻히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또한 20대 정치무관심 현상에 대한 언론의 보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요즘 신문들에서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없다'라고 무조건 비판합니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이 대학생들의 정치에 무관심을 오히려 부추기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기사들을 보면 '정치에 무관심한 내가 결코 이상하게 아니구나"고 치부해 버리게 되죠."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

이렇게 '젊은 층의 선거 문화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도씨의 대통령관이 무엇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는 약간 고민을 하더니 "서민이나, 소외받는 계층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후보면 좋겠지요, 학생이다 보니 실현 가능한 교육정책을 제시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고민하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내가 너무 많이 얘기했나요?"라며 멋쩍어 하는 김영도씨는 마지막으로 부재자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에 이 운동을 통해 경북대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된다면 향후 총선이나 지방선거때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동참할 것입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2천명은 너무 많지 않나요?", "당연히 성공할 겁니다."

덧붙이는 글 | 2002대선 대구유권자가 바라본 세상

12월 19일. 대선은 40여일도 채 남지 않았다. 21세기 처음으로 선출하는 대통령이지만 유권자는 여전히 시큰둥하다. 언론지면에는 연일 정치권의 이합집산 등을 보도 유권자의 정치혐오를 부추키고 있으며, 누가 누구보다 몇%앞서고 있다, 판세 구축 등 여론조사의 대상과 결과를 대선후보에게만 맞추고 있다. 

더군다나 밑바닥에서 일고 있는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의 목소리는 매몰차게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권자는 또다시 표찍는 기계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지역 언론이 그린 세상 속에는 유권자는 없다. 

지난 10월 21일 발족기자회견을 가진 2002대선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언론신경쓰기>코너를 통해 언론비평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언론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지역언론의 불공정·편파보도 사례를 발굴, 해당언론사에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오는 11일부터 5인으로 구성된 '깸돌이'(언론이 만든 세상을 깨는데 앞장 선 사람들)팀을 운영한다. 

'깸돌이'들은 언론에서 사라진 대구지역 바닥 민심을 찾아 나선다. 선거의 주인이 되어야 할 유권자, 유권자들이 주장하는 한국사회개혁의제. 그들이 느끼고 있는 정치현실 등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깸돌이'는 박희석, 오은진, 위정은, 정선미, 허미옥이 함께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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