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북한의 4월5일댐 담수로 물길이 끊긴 후 바닥이 드러난 임진강.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연천 상수도사업소 아래편.
ⓒ 이석우
지난 10일 건설교통부에서 비밀문건으로 분류한 '임진강 황강댐 현황 및 대책’이라는 보고서가 유출돼 국내 중앙언론에 그 내용이 공개된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휴전선 상류 42.3㎞ 지점의 임진강 본류에 3억∼4억t 규모의 황강댐을 건설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져 연천, 파주 등 임진강유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건교부는 이 문건에서 황강댐 건설로 물흐름이 차단될 경우 임진강 하류인 파주, 연천지역에 연간 1억9300만t의 용수부족이 예상되고 댐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북한이 지난해 3월 `4월5일댐'(총저수량 3천500만t)을 완공한 이후 갑작스런 방류와 담수 등으로 많은 피해를 입어온 주민들은 황강댐이 완공될 경우 임진강하류의 심각한 물부족과 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등이 우려된다.

식수와 농업용수를 임진강에 의존하는 연천군의 경우 4월5일댐이 완공된 이후 예고없는 방류와 담수로 농민들의 피해만 가중됐다. 북한측의 댐 건설 이후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려 오던 임진강 주변 연천.파주 주민들에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4월5일댐으로 인해 수문을 열면 홍수피해, 담수를 위해 수문을 닫으면 가뭄피해를 당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이 황강댐의 임진강물길을 예성강으로 돌려 개성공단으로 돌린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있다. 더욱이 북한에서 개성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상태라 임진강 상류의 물이 개성공단으로 빼돌려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것이다.

황강댐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없는 한 연천지역 주민들의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황강댐이 건설되면 임진강의 수량이 줄어들어 수질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어족을 찾아 볼 수 없게 되고 4월5일댐으로 매년 어선과 어구가 떠내려가는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임진강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파주, 문산주민들의 피해는 심각하다. 지난해 갈수기때 4월5일댐의 담수로 임진강물이 바닥을 드러냈던적이 있다. 동두천의 신천과 포천의 영평천으로부터 오염된 한탄강물이 임진강과 합류해 희석된 물을 파주, 문산지역에 공급되었는데 임진강의 물길이 끊기자 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현 정부가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저수용량 3억∼4억t 규모의 다목적 댐을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니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 댐이 준공되면 임진강 남쪽의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지역에 홍수 피해와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는커녕 비밀에 부쳐 쉬쉬해 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건설교통부는 부랴부랴 각종 남북회담에서 임진강 북한강 등 공유 하천의 평화적 이용을 북한측에 요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사후약방문 격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북한에 대한 ‘퍼주기식 햇볕정책’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남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댐 건설을 중단하도록 하든가, 북한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임진강 남측에 대응댐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당연히 공개했어야 할 북한의 황강댐 건설 사실을 국민에게 두 달 이상 감춰 놓고도 정부가 대응댐 건설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는커녕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국정원이 나서 ‘유출 경로 색출’에 나서는 등 한심한 작태만 되풀이 하고있다.

북한이 황강댐 아래 쪽에 두 개의 ‘4월5일댐’을 완공함에 따라 지난해 3월과 올 9월에 경기 북부지역에 발생한 피해 때도 정부가 숨기기에만 급급하더니 이번에도 대책마련은 하지않고 한탄강댐 건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따로있다.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에서는 임진강과 한탄강에 각각 대형댐 2개를 건설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북한측 임진강에 4월5일댐이 들어서면서 대응댐이 필요한 것은 기정사실이고, 먼저 한탄강댐 건설을 확정지어 놓고 난 후, 어차피 필요한 임진강댐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2001년 3월 ‘4월5일댐’ 완공 이후 임진강 일대의 수위가 평소 2m수준에서 1.5m로 급격히 낮아져 한때 취수장 발전기 1대의 가동이 중단됐다. 수위가 1.4m 아래로 떨어지면 3대의 발전기 모두 가동이 중단되므로 당시 연천군이 긴급히 가물막이 보를 설치하는 등 비상 급수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정부는 ‘4월5일댐’ 피해가 발생하자 올 7월 연천군 중면 횡산리 남방한계선 인근에 수위관측소를 설치했고 북한의 무단 방류에 대비한 경보체제를 갖추었다고 장담했으나 9월 또다시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신이 더욱 커져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작은 댐으로도 주민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았는데 북한의 대형 댐 건설을 알리지도 않은 정부가 대책을 세웠을 리 있겠느냐”며 정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황강댐이 건설되면 파주연천의 임진강에는 수량이 줄고 수질이 악화돼 어족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소규모 댐인 ‘4월5일댐’으로도 홍수피해를 보았는데 대규모 황강댐이 완공되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불을보듯 뻔한 사실이다.

지역사랑실천연대 이윤승(43)의장은 "2번씩이나 국민을 속이는 건설교통부 행태에 분노를 느끼며 건설교통부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말고 솔직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건교부는 불필요한 한탄강댐 건설을 포기하고 임진강 북측 댐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석우기자는 경기연천에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보전활동가로서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 뉴스매거진21(www.newsmagazine21.com)발행인,지역인터넷신문인 연천동두천닷컴(www.y-ddc.com)을 22년째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