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동 재검표 실시하자. 재당선되면 5년 밀어주겠다" / 김정훈 PD |
'국가정보원 중견간부' 명의의 '전자개표 조작의혹 양심선언'이라는 출처불명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진위 확인을 위한 수사에 나섰다.
한나라당도 22일 열린 선대위 위원장단·의장단·자문위원단 연석회의를 통해 전자개표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하고 투표함의 증거보존 신청을 신중히 검토키로 했으며 이회창 인터넷 팬클럽 창사랑(www.changsarang.com) 등 이씨 지지그룹들이 이날 오후 한나라당 당사에서 수동 재검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대선 개표과정에 사용됐던 전자개표기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전자개표기는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선거에서 국민적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꼭 필요하므로 (투표함의) 증거보존 신청여부를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남 대변인은 이어 "안성에서 노무현 후보의 100표 묶음 하나에서 이회창 후보의 표가 정확히 세지는 못했지만 12∼13표가 선관위 직원에 의해 발견되는 등 각 지역에서 전자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 대변인은 또 "21일 저녁11시께 인터넷에 국정원 중견간부 양심선언 형식으로 전자개표 부정을 주장한 폭로자가 있다"면서 "검찰은 폭로자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커지고 있는 국민적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익명의 당 관계자는 "인터넷에 유포된 내용만을 가지고 당이 수개표 요구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가는 도리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문제의 양심선언도 '누가 언제 무엇을 했다'는 6하원칙이 결여되어 있어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글들의 상당수가 일부 한나라당 당원이나 '창사랑' 회원들이 직접 썼거나 게시판에 옮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서도 역풍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당사앞에서 문제의 글과 독립신문 기사를 복사해 행인들에게 나눠주던 창사랑 회원들은 "민주노동당 소속 참관인이 양심선언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민노당은 "그런 일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민노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진 몇몇 '조작의혹설'은 IP 추적결과, 한나라당의 것으로 나타나 일부 당원들이 개표조작설 유포에 편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창사랑 회원을 중심으로 이회창 지지자 200여명은 21일에 이어 22일에도 한나라당사 앞에 모여 대통령선거 전자개표 결과의 오류 의혹을 제기하며 수동 재검표를 촉구했다. 이들은 22일 오후 3시께부터 열린 집회에서 '국정원 간부의 개표조작 양심선언문'을 시민들에게 배포하며 "전문가들도 소프트웨어 집계과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조작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선거때마다 한나라당이 이기던 송파지역에서 지고, 평촌에서도 3000표로 지고, 분당 지역에서 표차도 근소한 차이로 나타나냐?"며 이 지역에서의 전자개표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뒤 "우리의 주장은 적어도 전자개표로 검표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오류를 밝히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사랑은 21일 저녁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수개표 서명 운동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www.nec.go.kr)는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몇몇 홈페이지 등에 대통령선거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게시·유포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는 개표참관인제도, 개표사무원의 육안확인과정, 전산보고와 팩시밀리 보고의 상호 교차 점검을 통한 결과 공표 등 개표과정의 검증절차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지어 올린, 전혀 사실과 다른 허위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거관리의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의도와 함께 선거관리기관을 음해하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선거관리위원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사항"이라며 21일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전자개표 방식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개표과정에서 이미 육안 확인과정을 거쳤고 전산 송고를 포함한 팩시밀리 송고를 통해 대조하는 작업도 병행했다"며 "이와 별도로 개표소에서 구·시·군 위원장공표가 끝난 후보자별 득표수가 기재된 개표상황표 사본을 각 정당의 개표참관인과 언론사 취재기자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간부 양심선언'은 <미주통일신문>(www.unitypress.com)과 <독립신문>(independent.co.kr)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기 시작해 각 정당 홈페이지와 언론사 홈페이지 등에도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문제의 양심선언은 울산의 한 PC에서 작성된 것으로 경찰청 사이버센터 대응센터에 의해 파악됐다.
검찰도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에 수사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국정원 간부' 명의의 양심선언 전문이다.
대선음모 국정원의 양심선언 !!!!!!!!!
저는 국가정보원에 17년차로 근무하는 중견간부입니다.
오늘 야당후보의 고별회견과 그 눈물을 보면서 이번대선에서 차마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저와 동료를 대신하여 이제서나마 속죄하는 마음으로 양심선언을 합니다.
이번대선이 있기전에 야당후보의 당선을 결단코 저지해달라는 청와대 모부처의
협조를 받고 대선 6개월 전부터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당시는 야당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던터라 종합대책수립과 최종적 실행지침을
수립하고 예측을 뛰어넘는 다양한 각도에서 종합저지프로그램을 수립하여
그 실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험단계로서
노,정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우리팀의 활동은 극비에 붙여진 채로 현장에 투입되어 여론조사의 조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의아심을 최소화 하면서도 노 후보의 단일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여론조사 기관선정과 조사과정의 오차범위 조작방법의 수치를 확실히 염두에 두고 이에 소요되는 몇 개 검증을 수없이 반복실시한 결과 여론조사를
성공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대로 적중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우리측 핵심요원은 19명 이었습니다.
경비는 63억이 소요되었습니다.(요원활동비 및 기관포섭비 제반비용)
이번 대선에서는 디지탈 전자개표방식의 도입에 따라 주관회사와 실무엔지니어의 개표 방식의 수치변환에 달려 있었습니다.
기호1번이 연속 10~12번 인식되면 그 중 한번은 기호2번에게 자동할당되는 방식과 지역별로 투표자 수에 따라서 적게는 2,000 ~ 25,000 표식 자동조작 되어
중앙전산처리시스템에 송출될 수 있도록 조작하였고 송출되는 과정에 있어서도 지역별로 전산망 중간개입조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동개입장치를 부가하였습니다.
자세한 기술적인 방식은 전문 엔지니어와 담당요원에게 할당되었고 이는 이번 대선에서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3대방송사 출구 여론조사에서도 노후보에게 불리하였으나 표본여론조사의 맹점과 이미 짜여진 전자개표상의 수치와 비슷하도록 오차범위 내에서 출구여론조사를 기획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된 경비는 무려 1600억여원이 소요된 걸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모든과정을 소상히 밝히기엔 너무 방대하고 국정원과 청와대의 명운을 걸고 운영되었으나 국민된 한사람으로서 회의와 참회의 한을 표하며
아래는 전자개표상의 특히 조작이 심히 가해졌던 지역을 밝힙니다.
지역구별로 1만~ 2만5천 표씩 기호1번을 기호2번으로 조작한 지역 :
서울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성북구 노원구 양천구 강서구 구로구
동작구 관악구
5,000 ~ 6,000 표씩 기호1번을 기호2번으로 조작한 지역 :
대전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2,000 ~ 4,500 표씩 기호1번을 기호2번으로 조작한 지역 :
충북청주시 상당구 충주시 제천시 청원군 영동군 보은군 음성군 진천군
충남천안시 공주시 보령시 아산시 논산시 홍성군 서산시 당진군
기타 광주및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광역시와 군소지역 47만표를 조작함.
저는 이번일로 어떤 시련도 달게 받을 것이며
한나라당과 국민여러분께 다시한번 깊이깊이 사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