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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만화에서의 표현 자유를 억압하곤 한다. 그 점이 한국 만화의 성장을 가로막는 이유는 당연히 작품내용을 알리기 위해 표현해야 할 대상을 못 그리게 억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유 없이 폭력과 섹스로 얼룩진 만화를 수작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특히 아예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도 아닌 누구나 사볼 수 있는 스포츠 신문의 만화라면 작가 자신이 표현을 자제해서 외부의 억압이 간여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배려도 보일 필요가 있다.

일간스포츠의 만화 '대털(김성모 작)'은 실제상황을 소재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겠다는 서두를 달고 시작한 만화다. 전문털이범이 주인공이다 보니 당연히 범죄장면이 나온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 자체에 대해 문제를 삼는 이는 없다.

'아색기가' 같은 경우에는 성적인 묘사가 자주 나오지만 해학성이란 큰 틀에서 이해되어 지므로 엄숙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선정적이라고 꼬집지는 않는다.

이 만화가 계속 연재되면서 의미 없는 섹스장면도 나오고 조직 폭력배들이 등장하면서 폭력적인 장면도 나오게 되었다. 즉, 죽은 이를 콘크리트에 암매장하는 장면이라든지 보복을 위해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리는 장면이 그렇다.

조직 폭력배들의 비열함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표현방식이 과격하더라도 납득할 만한 구석은 있다. 여기서 어느 정도 선을 지켰다면 되었을 것을, 청소년들의 모방범죄 운운하는 도덕교과서적인 설교는 배제하더라도 보는 입장에 따라서는 다소 거북한 장면이 점점 수위를 높여갔다.

급기야 '대털'에서는 조직폭력배 두목의 청부 살인을 의뢰 받은 한 폭력배가 병원으로 찾아가 신생아와 산모를 포함한 일가족을 도끼로 살해하는 엽기적인 모습마저 그려내었다. 일간스포츠의 만화 게시판은 이를 두고 '너무 폭력적이다.', '더 폭력묘사가 심한 만화도 있다.'란 논란이 일어났다. '대털'은 뒤를 이어서 그 폭력배가 신생아와 산모까지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성격을 가지게 된 과거를 얘기하고 있지만 아무리 당위성을 부여한다고 해도 표현수위가 너무 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대털'이 연재되고 있는 공간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스포츠 신문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신문의 선정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만화가 엽기적인 범죄행각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에 대해 대털을 연재하고 있는 일간스포츠 측과 작가 김성모씨의 자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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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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