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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12월 25일 수만교회의 성탄예배
ⓒ 최연종
화이트크리스마스를 맞은 25일, 산골마을 작은 교회에서 열린 성탄 축하 예배의 잔잔한 감동이 온누리에 사랑의 메아리로 퍼지고 있다.

화순읍 수만리에 있는 수만교회는 읍 소재지에 있지만 사실은 산골에 있는 조그만한 교회다.

이 작은 교회의 성탄예배는 여느 교회의 성탄예배 보다 경건하면서도 감동어린 예배였다.

담임 목사인 이무의 목사(59)는 성탄축하 메시지에서 "예수그리스도께서 오늘, 하나님의 백성들을 세상의 죄 가운데서 구원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며 "예수님의 깊은 사랑과 은혜를 마음 속에 영접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겨 나가자"고 말했다.

이무의 목사는 밀레의 그림 '만종'을 예로들며 노동과 가정, 신앙이 함께 할 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특히 두 눈이 전혀 안보인데다 오른쪽 다리마저 잃어 장애의 몸인데도 수만교회에서만 18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녹내장, 백내장으로 눈이 서서히 어두워지다 끝내 두 눈을 잃은 게 1985년. 불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발을 헛디뎌 다리 혈관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마저 잃은 것. 그러나 이 목사는 이를 불행으로 여기지 않았다.

주께서 주신 시험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주의 종으로서의 사명을 감당 하고 있다.

예수님의 참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며 20여년째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수만교회는 이 목사 가족 4명을 포함해 10여명의 신도들이 사랑의 모닥불을 피워가고 있는 작은 산골 교회다.

비록 앞이 안보인데다 목발에 의지한 불편한 몸이지만 이 목사의 설교는 수백명의 성도들이 앉아 있을 때 보다 더 힘있고 진지했다. 흔한 크리스마스트리 하나 장식돼 있지 않은 초라한 예배당이었지만 성도들의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열기로 화려하게 꾸며진 어떤 예배당 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큰 딸이 풍금을 치고 작은 딸은 예배 인도를 하는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 그 자체였다.

이날 점심은 성도들이 쌀 한 되씩을 가져와 떡국을 쑤어 함께 들면서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예수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되새겨 보았다.

가장 불편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아픈데가 없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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