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서 대설주의보를 알리더니만 선운사 뜰을 돌아볼 때 눈이 내리기 시작, 도솔암 오르는 길에는 커다란 눈발이 날려서 내원궁까지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동백꽃이 필 무렵 꼭 다시 들러서 이번에 보지 못한 곳을 다 돌아보고 싶다.
선운사를 노래한 시는 많지만 그중에 최영미님의 시를 적어본다.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