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사진기의 가장 큰 특성은 자유인 것 같다. 아무렇게나 찍어놓고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보는 재미, 자동카메라로 찍은 사진과는 어딘지 조금 다른 사진들을 보다보면 자꾸만 셔터를 누르게 된다. 뻥튀기 과자 하나면 기꺼이 모델을 서주는 조카(맞벌이하는 여동생의 애를 어머니께서 돌보고 계심)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이제 네살이 되는 조카는 키가 큰 내동생을 큰삼촌이라고 부르고 내게는 작은 삼촌이라고 불러서 화나게 하기도 한다.
어머님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오늘도 집을 나선다. 춘천 소양교 다리건너 산책길에 서서 바라본 소양호, 하늘이 물에 비친건지 물이 하늘에 비친 것인지. 안개피어나는 호수가 제법 운치가 있다.
방향을 바꿔 인제로 향해본다. 평소에 알지도 못하고 지나쳐가던 합강정에 들러서 이곳에 박인환 시인의 시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얼마전에 다녀온 선운사에서 찍은 사진들은 이전기사에 실었다. 이러다가 사진작가 되는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