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신 : 15일 오후 7시20분>
두산중공업지회 16일 하루 전면 파업 돌입 전격 결정
고 배달호씨 분신사망 8일째인 16일 전국 160여개 사업장으로 구성된 금속노조(위원장 김창근)는 오후 1~4시까지,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박방주)는 아침 8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박방주 지회장은 16일 전면 파업 배경에 대해, "그동안 회사측에서 주장해 온 '외부세력이 주도하고, 내부는 공장 가동중'이라는 왜곡된 안팎의 시각을 불식시키고,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두산중공업 조합원의 확실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지회는 15일 오후 6시30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16일 하루 전면 파업을 결정했으며, 이는 금속노조 총파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오후 3시에는 영호남권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참여해 두산중공업에서 추모대회가 열리며, 충청과 경기수도권 조합원들은 같은 시간에 서울 두산타워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한편 14일 저녁 냉동탑차에 옮겨 놓은 고 배달호씨의 시신이 해동 속도가 빨라 16일 오전 11시 부검을 하기로 했다. '대책위' 석영철 상황실장은 "오늘 시신 상태를 살펴보니 해동 속도가 빠르다"면서, "16일 오전에 부검을 하자고 경찰에 제의해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35신 : 15일 오후 2시20분>
경남민언련, 두산중공업 '취재장비 탈취사건' 비난 성명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경남민언련, 대표 강창덕)은 14일 두산중공업 정문에서 청원경찰과 노동자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 장면을 취재하던 기자들의 취재행위를 방해하고 취재장비를 빼앗으려고 한 사실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두산중공업은 취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경남민언련은 15일 성명을 통해, "9일 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은 지역뿐만 아니라 노동계 전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두산중공업 사태는 충분히 예고된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분신자살사건 취재와 관련해 9일에는 한 여성 비디오작가의 카메라가 청원경찰에 의해 파손된 바 있고, 14일 오후에는 또다시 청원경찰에 의해서 취재 중이던 <민중의 소리>기자의 고가 카메라 장비가 파손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또 <오마이뉴스>기자도 청원경찰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강제로 카메라를 탈취 당할 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남민언련은 "'법과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회사가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방해하고 취재장비를 상습적으로 파손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청원경찰의 단독적인 판단에 의해서 이같은 취재 방해가 자행되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측의 지시나 사주가 없는 한 청원경찰이 함부로 언론의 취재를 방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리적인 압력을 동원해서라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파시즘적인 사고와 행동은 전두환 정권시절 때나 있음직한 일이 아닌가."
경남민언련은 성명에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차단하려는 두산중공업 측의 이같은 몰상식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또한 이번 사태가 단순히 취재를 막고 방해한다고 해서 조용히 잠재워질 사안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면서, "두산중공업은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그것만이 원만한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다"고 설명.
또 경남민언련은 "배달호씨의 죽음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앙언론사는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노동계가 들끓고 있는데도 보도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어나가야 주요 뉴스로 취급하겠다는 것인가."
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이 땅의 깨어있는 언론사는 지금이라도 즉각 나서야 한다. 한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명백히 밝혀야 하며, 아직도 5공 때의 노동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이 땅의 노사문화 무엇이 문제인지 그 해법 찾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34신 : 15일 오후 1시50분>
80여개 시민사회단체 모여 '경남대책위' 결성
경남지역 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 분신사망사건과 관련한 지역 대책위를 결성, 두산 제품 불매운동 등을 펼치기로 했다. '고 배달호 열사 분신사망 경남지역 대책위원회'(이하 경남대책위)는 분신사망사건 7일째인 15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경남대책위'는 현 정부에 대해 "두산재벌에 대한 특혜 진상을 밝히고, 특별검사제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으며, 노동부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하고, 부당노동행위에 엄중하게 처벌할 것",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구속·가압류·징계를 철회해야 하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경남대책위'는 성명에서 "현 정부는 5조원 규모의 한국중공업을 3057억원의 헐값으로 매각함으로써 전형적인 특혜 형태를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대책위'는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민족의 위신을 추락시켜다'면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후원회장, 국제유도연맹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등의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주장했다.
또 '경남대책위'는 앞으로 활동과 관련해, "경남지역 제 단체와 인사들은 조문단을 구성해 조문을 진행하고, 배달호 열사의 의로운 죽음을 도민 차원에서 적극 아려나가 온갖 왜곡을 막아낼 것"이라 밝혔다. 또 지역 단체와 인사의 성명서·현수막·분향소 설치·인터넷 홍보·활동기금 마련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두산그룹의 부도덕성을 알려나가고, 14개 두산 제품의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이라 밝혔다. 불매운동 대상 품목은 '군주' '설중매' '버거킹만' 'KFC' '종가집김치' '카페 네스카페' '폴로' 'DKNY' 'GUESS' 'Mickey Club' '리더스다이제스트' '사전류' '학습 참고서' '도서상품권' 'Whrlpool' 등이다.
경남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희망찬 새해의 부푼 꿈이 채 여물기도 전에 우리 지역에서 참으로 비통하고 울분이 터지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현 정부의 강력한 해외매각과 민영화 정책, 구조조정은 특히 한국중공업 민영화 과정과 두산재벌의 비이성적인 노조 무력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대책위'는 "배달호 열사의 죽음이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달호 열사의 고귀한 뜻을 반드시 이룰 때까지 지역 도민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
경남대책위 참가 단체는 가톨릭노동청년회 천주교정의구현마산교구사제단 가톨릭노동상담소 경남민언련 경남외국인노동상담소 산재추방운동연합 마창민주노동자협의회 민주노동당 사회당 전농경남도연맹 민예총마창지부 경남여성회 범민련부경연합 창원청년회 희망연대 등이다. 이밖에 참가 인사는 이경숙 도의원, 정주석 차정인 변호사, 정동화 창원시의회 부의장, 여월태 이종엽 시의원 등이다.
'경남대책위'는 김영만 이재구 손석형 백남해 전점석 김용택 하해룡 강기갑 이경희 안성욱 임수태 정동화 이경숙씨를 공동대표로 구성했다.
지난해 장기파업 당시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된 '중재단'이 활동한 적이 있다. 하지만 중재단 활동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경남대책위' 결성에는 당시 중재단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참여하지 않았다.
김영만 공동대표는 이번 지역대책위 결성이 이전 '중재단'과 다른 점에 대해, "성격상 차이가 있고, 중재단의 역할과 다르다"면서, "당시 활동을 평가하고 이번에는 보다 실질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공동대표인 이경숙 경남도의원은 "오는 20일 의회가 개원하면 5분 발언을 통해 두산중공업 문제를 제기하겠다"면서, "그동안 몇몇 의원들과 두산중공업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의회 이종엽 의원은 "어제 시의원들이 간담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33신 : 15일 오전 11시 5분>
회사 "노조는 현안문제 집착"-노조 "회사는 사태해결 의지없어"
분신사망사건 7일만에 열린 회사와 노조의 협상이 험악한 분위기 속에 결렬되었다. 1차 교섭은 15일 오전 9시5분부터 시작해 11시10분에 끝났으며, 두산중공업 본관에서 열렸다.
협상에는 회사측에서 김종세 부사장, 정석균 관리본주장, 양성식 부장, 이병주 차장이 참가했고, 노조측에서 김창근 금속연맹 위원장, 김춘백 지부장, 박방주 지회장, 김병범 사무장, 김태우 대의원이 참여했다.
협상에 앞서 노조측의 제안으로 묵념이 먼저 있었다. 이날 협상은 상견례 정도에 그쳤다. 협상 참석자들은 분신사망사건의 원인 등에 대해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회사측은 장례문제와 유가족 위로문제만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노조측은 고인이 유서에서 밝혔던 현안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후 교섭은 노사 양측의 간사를 통해 서로 입장을 통보하기로 했다.
협상 결렬에 대해, 회사측은 "노조가 현안문제 집착으로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망인으로부터 협의권을 위임받아 협의 테이블에 앉게 된 금속노조가 유족의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노조의 제반 현안문제를 의제로 들고나온 것은 이번 사태를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려는지 알수 있다"면서, "노조는 고인의 시신 처리와 장례 절차보자는 해고자의 복직 등 현안문제를 이번 기회에 해결하려고 회사와 흥정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
이어 회사측은 "이번 사망사건과 관련 장례절차와 유족 위로에 한정해서 협의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노조는 망자를 두고 제반 현안문제르 일거에 해결하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회사측은 "지난해 장기간의 불법 폭력 파업으로 회사의 대외 신뢰도가 실추돼 해외수주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는데 또다시 이번 사태의 소용돌이에 휘말림으로써 국가기간산업이 존립의 위게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측은 "우리를 대신해 배달호 동지가 죽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배달호가 말하는 것이다. 악랄한 탄압을 이기지 못해 분신사망했으며, 모든 책임은 유서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회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측은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회사측의 성의있는 자세로 임해 주었으면 한다"면서, "사측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법과 원칙을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데, 유족과의 협의와 보상금 지급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본질적 사태해결의 의지와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제출하기도 한 노조측 김창근 금속연맹 위원장은 "지난해 임단협 문제 등 장기파업을 몰고온 장본인이 김종세 부사장인데, 이번 일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협상 대표로 나오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 배달호 동지는 회사의 노조탄압에 의해 죽은 것"이라 설명.
그러면서 노조측은 박용성 회장 등 두산중공업 경영의 실질 책임자가 협상에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창근 위원장은 "회사의 태도가 아직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박용성 회장의 공개사과"와 "노조탄압, 현장통제 중단" "해고자 원직복직과 징계철회"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구솝 수배자 문제 해결" "식당 하도급, 사택 매각 관련 노사 합의" "지난 파업 관련 무결처리 철회" "장례비를 포함한 충분한 보상" "유족이 원하는 장례절차 보장" 등을 회사측에 요구해 놓고 있다.
<32신 : 15일 오전 9시30분>
경남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 '경남대책위' 결성
시신부검은 시신 해동후 16, 17일경 진행될듯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유덕상)이 15일 새 정권인수위원회와 면담을 갖기로 해, 민주노총에서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 분신사망사건에 대해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여 새 정권인수위원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신전실장은 "노동정책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인수위의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이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비공식적인 면담이라 시간과 참가자 명단을 밝힐 수 없다"면서, "이번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분신사망사건에 대해 민주노총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대책위원회'(이하 '분신대책위')에 참가하고 있으며, 지도부 간부들이 연일 창원 두산중공업 현장에 머물면서 대책 논의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14일 오후 두산중공업에서 2003년도 1차 회의를 열고, '두산 제품 불매운동'과 '전국 노동자 대회' 등을 결의하기도 했다.
한편 '분신대책위'는 분신사망 6일째인 15일 인터넷 홈페이지(www.antidoosan.or.kr)를 개설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두산 자본 규탄 투쟁'과 '두산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또 15일 오후 7시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 '퇴근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경남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경남지역대책위원회'(이하 '경남대책위')가 결성된다. 15일 오전 11시 마산 가톨릭여성회관에서 발족하고, 오후 1시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투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고 배달호씨의 시신은 14일 현장에서 부검을 실시하려고 했으나 땅 바닥에 얼어붙어 시멘트 바닥을 녹여 분리하는 작업을 한 뒤, 오후 6시경 냉동탑차로 옮겨 백열전구를 이용해 해동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신이 해동되는 대로 16일이나 17일경 부검이 있을 예정이다.
<31신 : 14일 오후 8시15분>
민주노총 '두산 제품 불매운동' '전국 노동자대회 개최' 결정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14일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2003년도 1차회의를 열고, '두산 제품 불매운동'과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두산 제품 가운데 '버거킹' 'KFC' '산소주' '그린 소주' '청하' '종가집 김치' 등은 포함시키고, 두산과 관련이 있는 제품들을 찾아 전국 조합원들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또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합의하고, 18일은 마산 삼각지공원에서 열고, 25일도 창원이나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밖에 "전국 동시다발 선전전"과 "고 배달호 동지 추모 촛불 시위" 등도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1월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열기로 하고 장소는 지도부에 위임했다.
또 민주노총은 지하철과 철도 등 '궤도 3사' 노조에 "두산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한 홍보 스티커와 포스터를 제작해 부착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
경남지역 7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지역대책위'를 구성한다. 15일 오후 1시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대책위 결성 배경과 향후 활동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창원시의회는 14일 전체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오는 21일 본회의 때 "두산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는 15일 인터넷 홈페이지(www.antidoosan.or.kr)를 개설, 대책위 활동과 함께 '두산 제품 불매운동' 등을 알릴 예정이다.
회사-노조(유족) 협상 15일 오전에 열릴 듯
회사측이 14일 오후 3시 본관 8층 회의실에서 열자고 제안했던 회사와 노조(유가족) 간의 협상이 시신 부검 보류 등으로 열리지 못했다. 양측간에 14일 예정된 협상이 열리지 못함에 따라, 노조측은 14일 밤 논의를 거쳐 회사측에 공문을 보내 15일 오전 9시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회사측도 장례 절차와 유가족 위로 문제에 대해 협상을 희망하고 있어 조만간 첫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부인 황길영씨는 시신 처리 등 제반 사항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위임해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오후 2시경 회사 대표단이 부인 황길영씨를 만나기를 원했지만 노조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고, 이날 오후 6시경 또 다른 회사 간부들이 노조를 방문하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다.
임상갑 상무와 보일러공장 부장·기장·직장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했으며, 이들은 "회사 대표단이라기 보다 조문사절단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문사절단은 "조문을 겸해서 유가족인 미망인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그러나 위임장이나 대표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조문은 하지 않았으며 장례 절차를 밟아 입관되면 조문을 할 것"이라 밝혔다.
노조측에서는 "유족들이 아직까지 회사측 관계자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유가족을 만나고 싶으면 박용성 회장이나 김상갑 사장이 나서야 하고, 그러기 전헤 사과와 조문을 하고 난 뒤에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문 출입 관련 회사-노조 입장 차이 조율
14일 오후 두산중공업 정문에서 청원경찰과 노동단쳬 조합원들의 심한 몸싸움 사건이 발생한 뒤, 회사와 노조측 관계자들이 만나 입장을 조율했다. 회사에서는 정석균 관리본부장과 양성식 노무팀장이 석영철 대책위 상황실장과 박방주 노조 위원장이 만나 의견을 나누었다.
노사 양측은 정문 출입에 있어 "신원 확인자는 전원 출입시키고, 노측 전담자를 정문에 고정 배치하고, 물품 반입시 사전 통보하고 반입하며, 저녁에 잔류 인력은 조합이 통보"하기로 했다.
정문 몸싸움 피해 속출, 조합원과 청원경찰 부상 입어
14일 오후 정문 앞에서 있었던 몸싸움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책위'는 "금속노조 경남1지부 한 간부는 눈 부위가 찢어졌으며, 일반노조 마창지역금속지회 소속 조합원 이아무개(31)씨는 코뼈가 부러졌으며, 한 현대자동차 조합원도 피를 흘리며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회사측도 경비 7명이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사건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경비 1명이 노조원의 쇠파이프에 맞아 현장에서 쓰러지는 등 경비 7명이 골절과 타박상 등 부상을 입었으며, 회사 철문과 주차 중이던 차량 4대가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 "두산이 배달호 동지 죽음으로 내몰았다" [상공회의소 14일 오후 집회현장]
오전에 이어 오후에는 더 많은 노동자가 상공회의소 앞에 모여들었다. / 김정훈 PD |
<30신 : 14일 오후 6시35분> - 서울/김지은 기자
"두산이 배달호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대책위, 14일 서울 대한상의 앞 규탄대회 열어
지난 9일 두산중공업(경남 창원 소재) 노동자 고 배달호씨가 분신한 지 6일째 되는 날 서울에서도 규탄대회가 열렸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위원장 유덕상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이하 대책위)는 14일 오후 3시 30분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소장으로 있는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청사 앞에서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추모 및 살인 두산 재벌 규탄대회(이하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금속연맹 소속 조합원 500여명이 참석, 고인의 뜻을 기렸다. 또한 사회당, 전국학생회협의회에서도 참석, 동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가슴에 고인을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달고 머리엔 검은 띠를 둘렀다. 또한 남성 참석자들은 머리에 효건을 썼다.
이들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살인기업 두산이 배달호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노조원에 대한 부당징계, 가압류 등 노조 말살정책을 편 박용성 회장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 두산이 5조원 가치의 한국중공업을 3천 700억이라는 헐값에 인수한 데에는 특혜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며 "특별검사제를 실시해 이런 의혹을 밝혀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오는 16일 4시간동안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고 배달호씨의 동료이자 두산중공업의 해고 노동자인 전복현씨가 참석, 추모사 및 현재 대책위의 활동현황을 전했다. 전씨는 "배 동지는 나같은 해고 동료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죽음을 택했다"며 "이 정권과 자본이 그를 죽였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한 "흑자기업이던 한국중공업을 민영화하면서 박용성 회장은 노조말살정책을 폈다"며 "이같은 노동자의 울분을 되풀이하지 않고 고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의 투쟁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 | "박 회장 거취 문제 대책위가 간섭할 일 아니다" | | | 대한상의, 14일 성명 발표 | | | |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성명을 발표하고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위원장 유덕상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이하 대책위)의 주장 및 박용성 회장 거취 문제에 대한 대한상의의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 성명에서 "두산중공업 노조원의 분신사망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한상의는 "박용성 대한상의 소장의 거취 문제는 대책위에서 거론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한상의는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이번 사건은 두산중공업의 내부적인 일"이라며 "그런데도 대책위가 대한상의 회장 거취문제에 거론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 회장 거취는 대한상의 회원만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대책위는 이같은 사실을 유념,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데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 김지은 기자 | | | | |
역시 대회에 참석한 정광훈 민중연대 공동의장도 추모사를 통해 "박용성 회장의 약력을 보니 그는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 찬성·주5일 근무제 반대·촛불시위 중단 요구·쌀수입 개방 찬성 등을 했다"며 "이런 기업주가 잘 살 수 있는 우리나라는 불행한 사회"라고 소리를 높였다. 정 의장은 또한 "이번 기회에 노동자를 탄압하는 악법을 모조리 고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우봉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오는 16일 4시간 파업을 결의했다"며 "우리의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날 규탄대회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규탄대회 막바지에는 모든 참석자들이 무대 중앙에 마련된 고인의 영정 앞으로 차례로 나아가 묵념을 한 후 흰 국화를 갖다 놓는 등 약식 추모제를 지냈다.
이들은 대회 후 검은 천을 씌운 모형관을 들고 대한상의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미리 배치된 150여명의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이후 이들은 대산상의 정문 앞에서 관을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한 뒤 집회를 마무리하고 해산했다.
| 시신 분리작업 현장
부검을 위해 시멘트 바닥에 얼어붙은 시신을 분리하고 있다 / 박민국 PD |
<29신 : 14일 오후 6시30분>
시멘트 바닥에 붙은 시신 분리작업 완료, 부검 일정 못잡아
분신자살 6일째가 지나가면서 가닥을 잡아가던 시신 부검 문제가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14일 오후 1시 현장 부검을 실시하려고 했으나 너무 심하게 얼어 있어 부검을 하지 못하고 보류했다.
현재 시신 등 부분이 시멘트 바닥에 달라붙어 있어 이를 분리하는 작업을 벌여, 14일 오후 6시20분 경 시신을 냉동탑차로 옮겼다. 시신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멘트 바닥에 열을 가해 녹이는 방법을 썼다.
이 작업은 경찰의 지휘 아래 두산중공업 조합원들이 했다. 당초 현장에서는 더운 물을 붓는 등의 방법이 제시되었으나 시신을 제대로 보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 '가스토치'를 이용해 서서히 녹이는 방법을 썼다.
냉동탑차 안에는 백열 전구 4개를 설치해 시신을 해동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시신을 해동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미지수인데 하루 내지 이틀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검찰의 영장 집행 기한은 15일이다. 최태원 검사는 14일 오후 현장 부검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영장 집행 기한을 연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최 검사는 "부검 일정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카메라 기피증에 걸린 두산중공업 청원경찰들
청원경찰들은 취재하던 기자들의 카메라까지 쫓아다니며 강제로 빼앗아 파손까지 입히는 등... / 박민국 PD |
<28신 : 14일 오후 4시30분>
정문 청원경찰-노동자 몸싸움, 취재기자 폭행 당해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에서 고 배달호씨 추모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오는 노동자들과 정문 청원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발생했고, 청원경찰들은 언론사 기자들의 카메라를 빼앗고 기자들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오후 3시30분 경 전국금속산업연맹 소속 현대자동차 노조원 300여명이 추모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서로 욕을 하고, 치고 박기도 했다.
그리고 청원경찰들은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의 카메라를 빼앗고, 심하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중의 소리> 구자환(36) 기자의 동영상 촬영 카메라(시가 1350만원 상당, DSR300A)가 파손되기도 했다. 구 기자는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데 청원경찰이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고, 마이크 등이 파손되었다"고 말했다. 구 기자는 얼굴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또 <오마이뉴스> 기자도 취재하는 과정에서 청원경찰들이 두 차례나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해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일에 대해 두산중공업 비상계획팀 관계자는 "잘못된 일"이라면서, "사과한다"고 말했다.
<27신 : 14일 오후 3시30분>
부서장 중심 회사 대표단, 노조 사무실 찾았다가 돌아가
노조 간부의 분신사망사건 발생 6일만에 회사측에서 미망인을 만나기 위해 노조 사무실을 찾았으나, 노조측에서 거부해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4일 오후 2시45분경 회사측 대표라 소개한 관계자 5명이 노조 사무실을 찾아, 박방주 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회사측 대표로 고 배달호씨가 소속되어 있던 보일러공장의 부장과 기장·직장을 비롯해, 홍보과장과 노무팀 차장이 방문했다. 회사측 대표들은 "미망인을 위로하기 위해 만나고 싶다. 만나게 해달라"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집으로 전화를 하고 만나기를 원했지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방주 위원장은 "여러분들은 회사 대표도 아니다. 현재 유족 면담은 안된다. 시기도 아니다"면서, "지금 마련되어 있는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대책위 한 관계자는 "보일러공장과 회사 관계자가 사건 직후 집에 전화를 해서 분신 사실은 알려주지 않고 '어제(8일)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부부싸움을 했느냐.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처럼 회사는 미망인에 대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 언론 담당 박유호씨는 "오늘(14일) 오전 회사에서 '사건 직후부터 노조에서 미망인을 격리시켜 외부와 접촉을 통제하는 바람에 접촉 불능 상태가 계속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런 차원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오늘 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사건 당일(9일) 전화를 한 건 사실인데, 그런 말은 하지 않고 '전날(8일) 고인이 회사에 나오지 않았기에 무슨 일이 있느냐'라고 한 것"이라 말했다.
회사측 "유족과 대화 통해 원만한 사태 해결 바래"
두산중공업 회사측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두산중공업은 유족과의 대화 통해 조속하고 원만한 사태해결을 바란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그러나 외부 노동단체는 이번 사태를 노동운동 확산의 계기로 삼으려고 유가족들과의 장례 절차 협의마저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미망인인 황길영씨와 장례 절차와 사태 수습을 협의하고자 수차례에 걸쳐 전화와 방문 등 연락을 시도했으나 외부단체에 의해 격리되어 있어 미망인과의 접촉이 불가능하다"고 설명. "회사는 미망인과의 접촉이 불가능해 노모와 형제 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장례절차와 사태 해결을 위해 미망인을 포함한 유가족들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회사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지 6일째가 되지만 외부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시신을 아직까지 현장에 그대로 방치하며 사태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는 망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라 주장했다.
"대책위는 하루 빨리 회사와 미망인과 유가족이 만나서 장례 절차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또 외부 노동단체는 남의 사업장에 들어와 차분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는 직원들을 방해, 선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26신 : 14일 오후 1시30분>
"현재 상태에선 시신 부검 어려워" 앞으로 방향 논의중
온갖 진통 끝에 고 배일호씨에 대한 시신을 현장에서 부검하기로 했으나 어렵게 되었다. 14일 오후 1시 참원지검 최태원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남부분소 김광훈 법의학과장, 창원중부경찰서 감식반 등이 참석하고, 대책위와 유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검을 실시하려고 했다.
그런데 스치로폼을 드러내고 시신 상태를 확인한 결과, 시신이 너무 얼어 있어 현재 상태에서는 부검이 어렵다는 판단에 내려졌다. 이에 검찰측과 대책위측은 현장을 나와 앞으로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김광훈 법의학과장은 "시신이 얼어 있어 부검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했으며,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대책위 대표로 참가한 양길승 원진병원 원장은 "시신을 녹이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지 아니면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13일 대책위와 경찰의 대치와 타협
"시신 부검은 시비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하되 노동조합이 원하는 곳에서 한다." / 박민국 PD |
<25신:14일 오후 1시-최진영 기자>
"두산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을 퇴진하라"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위원장 유덕상, 이하 대책위)는 오늘 오전 10시 서울 상공회의소 정문 앞에서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두산재벌 노조탄압 중단'과 '가압류 손배소송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민중연대 정광훈 공동대표는 "한국사회가 선진국이 되어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 가해지는 탄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배달호 동지의 분신사건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박용성 회장을 향한 노동자들의 분노 / 김정훈 PD
대한상공회의소앞에서 박용성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어진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혹독한 노동탄압으로 50대 노동자를 분신자살로 몰아넣은 두산재벌 박용성 회장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자산 5조원의 두산재벌이 한국중공업을 3천억이라는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의혹에 대해 특검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오 상임의장은 "박 회장은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취하 등 두산중공업 노사관계 현안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은 물론이고, 국민적인 두산제품 불매운동과 국제연대운동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노총 유득상 직무대행은 규탄연설에서 "재벌 기업은 아내와 두 딸,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50대 노동자를 분신자살로 몰았다"며 "두산은 노동3권을 지키려했던 그를 구속, 수배, 가압류 처분함으로써 삶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상공회의소를 항의 방문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10분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상공회의소측은 범대위 대표자들의 출입만 허락, 민석 관리본부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항의서한과 친필유서를 전달하며 "이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길 바란다. 답변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늘 오후 3시 상공회의소 앞에서 5백여명이 참석하는 규탄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4신 : 14일 오전 10시 40분>
육안 검사 의사 "분신 자살 분명하다"는 입장 보여
일부 유가족들이 고 배달호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분신사망 6일만에 이루어지는 부검을 앞두고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속에 13일 오후 4시경 눈으로 시신을 검사한 의료 전문가는 타살 가능성이 없고 분신자살이 분명하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위'의 요청으로 13일 경찰 감식반과 함께 시신을 육안으로 본 원진병원 양길승 원장은 자살이 분명하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 원장은 육안 검사 후 언론에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13일 오후부터 언론사 기자들도 양 원장의 견해를 듣기 위해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양 원장은 함구했으며, <오마이뉴스> 기자는 14일 오전까지 대책위 관계자 등 여러 방면으로 취재를 한 결과 대충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시신 상태가 화상을 입었을 때 나오는 자세이고, 수포가 있다는 것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불에 탄 것을 말한다'는 견해를 양 원장이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포는 분신의 경우 죽은 상태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부 유가족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신의 머리에 나 있는 핏자국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두뇌골절이 아니라 고인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오후 1시부터 있을 부검은 창원지방검찰청 최태원 검사의 지휘로 진행된다. 현장에는 대책위측 관계자가 10명 참여하는데, 유족 대표로 미망인 황길영씨, 양길승 원장, 윤인섭 변호사,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 박방주 두원중공업 지회장. 해고자 대표 최병석, 고인과 같은 직장 동료인 보일러공장 직원이다.
경찰측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남부분소 김광훈 법의학과장을 비롯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 4명, 창원중부경찰서 김한수 수사과장 등 수사관 2명 등이 참여한다.
<23신 : 14일 오전 8시30분>
대책위 "유족 뜻을 확인하고 내부회의 거쳐 최종 확정"
'분신사망 대책위'는 오늘(14일) 오후 1시 고 배달호씨의 분신 현장에서 시신을 부검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 검찰의 영장 발부 시한(15일)을 하루 앞두고, 분신 6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루 앞선 13일 유족인 부인 황길영씨와 대책위는 더 이상 시신을 시멘트 바닥에 둘 수 없다고 보고, 시신을 수습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었고, 대책위측 의료진과 변호사가 참여한 가운데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때 경찰에서는 '대책위가 원하는 장소에서 부검할 수도 있다'는 등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했으며, 대책위와 유가족은 13일 밤 회의를 열고 경찰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대책위'는 14일 아침 보도자료를 통해, "유족의 뜻을 확인하고, 내부회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어제 밤 10시경 경찰측에 최종 통보함으로서 1시에 부검을 실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부검은 창원지검 최태원 검사의 지휘로, 경찰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 등 10명, 대책위는 13일 검안한 바 있는 원진건강센터 양길승 대표와 유족 등 10명이 참여한다. 시신은 분신현장에서 부검한 뒤 유족에게 인도된다.
그동안 검찰과 경찰은 사인을 정확히 가리고 발부된 영장은 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부검을 주장해 왔고, 대책위는 유족의 뜻에 따라 유서가 친필이 맞고 자살이 분명한 만큼 부검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결과라며 버텨왔다. 그런데 13일 일부 유가족들이 타살 의혹을 제기해 사인규명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책위'는 13일 고인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제기한 타살의혹에 대해 "그동안 회사에서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회사측의 도덕성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금속연맹의 전국 확대간부가 참여하는 파업이 14일 있으며, 창원 두산중공업 사내에서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오후 2시에 열린다. 민주노총은 '두산 제품 불매운동' 등 투장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전국 금속노조 전 조합원 3만6000여명은 16일 오후 1시부터 5시갂지 파업을 벌이기로 확정해 놓고 있다.
노조측, 회사측과 장례 절차 등 협상 벌이기로
고 배달호씨 분신사망과 관련해 곧 두산중공업의 회사와 노조간의 협상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조는 "분신 사망 관련 요구안과 교섭단 구성"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 회사측과 일정을 잡아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낮 1시 시신의 현장 부검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장례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회사측과 교섭도 빨라질 전망이다.
전국금속노조는 회사측에 대한 요구안을 확정지었다. ▲고인의 명예회복(박용성 회장의 공개 사과, 노조탄압·현장통제 중단), ▲고인의 뜻 수용(해고자 원직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지난 파업 관련 무결처리 철회, 수속·수배자 문제 해결, 식당 하도급·사택 매각 관련 노사협의), ▲유족 관련 사항(장례비를 포함한 충분한 보상, 유족이 원하는 장례절차 보장), ▲이번 사건 관련 사항 사규와 민·형사상 문제 일체의 면책 등.
노조측은 13일 저녁 7시 교섭단도 확정했는데,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 김춘백 경남1지부장, 박방주 두산중공업 지회장, 김병범 사무장, 김태우 대의원이다.
회사측도 교섭단을 구성했는데, 김종세 부사장, 정석균 관리본부장, 영성식 노무팀장, 이상규 환경안전부장, 이병주 노무팀 차장이다. 회사측에서는 14일 오후 3시 본관 8층 회의실에서 "장례 절차와 유가족위로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교섭을 벌일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HSD엔진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위원회' 소속 해고자 5명은 13일 오후부터 창원 두산중공업 사내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단식농성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배달호 동지는 우리를 위해서 희생하셨다. 회사와 박용성의 두산재벌은 열사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고자들은 열사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14일 회사측 입장 "가압류는 불법폭력 파업 때문"
회사측은 1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현 사태에 대한 두산중공업 입장"을 발표했다. 회사측은 "국가기간산업이 외부 노동단체에 유린당하고 있고, 가압류는 무분별한 불법폭력 파업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시신을 담보로 한 흥정은 반인륜적 행위"라 주장했다. 또 회사측은 "외부 노동단체에서 미망인을 격리시켜 회사에서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노조가 생긴 이래 매년 발생되고 있는 파업과 특히 2000년부터 3년째 내리 발생한 파업으로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다"고 밝혔다. 또 "고 배달호씨 사망사건은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가 지난해 고용안정과 임금, 복지 등 근로조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임단협 교섭방법에 대한 노조의 일방적인 안을 회사가 수용하지 않는다며 47일간 전면 파업을 벌인데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
회사측은 시신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금속노조는 고인의 시신 처리와 장례 절차보다는 김창근 위원장을 비롯한 해고자의 복직 등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신을 현장에 놓아둔 채 회사와 흥정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작년 파업 이후 현안문제는 분리되어야 하며, 시신을 가지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노조의 어떠한 시도도 회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또 "노조에서 미망인을 격리시켜 외부와 접촉을 통제하는 바람에 접촉 불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모든 상황이 외부 노동단체에 의해 조정되고 있어 합리적인 사태 해결이 근원적으로 차단되고 사고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 노동자 고 배달호씨 분신 5일째 유족및 대책위 기자회견
"유서대로 이루어 질 때까지 남편 시신을 옮기는 것을 반대한다." / 박민국 PD |
<22신 : 13일 저녁 8시45분>
회사측 사내 집회 중단 등 경고, 민노총 '불매운동' 등 논의
| | | '신종 노조탄압' 손배·가압류 3년간 1600억대 | | | |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50)씨 분신자살사건과 관련해 '신종 노동탄압'이라 불리는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가압류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근 몇 년 간 유행병처럼 번져온 '구속 해고로 안 되면 돈으로 노조를 깨라'는 손배 가압류가 결국 참담한 비극을 부르고 만 것"이라며, 13일 보도자료를 냈다.
2000년부터 2002년 6월 말 현재 집계한 손해배상 가압류 현황에 따르면 산하 39개 사업장에서 1264억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노총이 노동부 자료를 통해 집계한 것이다.
가압류 44개 업체 1076억원, 손배청구 58개 업체 535억원 등이다. 이밖에도 2002년 11월 철도청이 9개월 파업과 관련해 노조원 92명에게 78억원의 가압류를 신청해 놓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2000년 : 손배-21개 업체 190억원, 가압류-12개 업체 204억원. ▲2001년 : 손배-20개 업체 209억원, 가압류-14개 업체 328억원. ▲2002년(10월31일 현재) : 손배-17개 업체 134억원, 18개 업체 542억원. / 윤성효 기자 | | | | |
노조 간부 분신사망 사건에 대해 노동계가 투쟁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회사측에서 앞으로 사내에서 모든 집회 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노-사가 또 다른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13일 오후 노조에 공문을 보내 "계속되는 사내에서의 무단 집회가 회사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노동상급 단체가 무단으로 사내에서 개최하고 있는 집회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조합은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측은 "사내에 출입한 외부 인원들이 빈소와 조합사무실 이외 지역으로 무단으로 이동하거나 공장에 출입하고 사내 식당에서 정당한 절차 없이 식사를 하는 등 회사 내에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회사 내에 허가 없이 플래카드를 설치하여 회사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 회사가 이를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사는 "사내의 플래카드 철거를 요청하고, 이런 요청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후 모든 책임은 조합과 관련 행위 주동자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회사의 허락 없이 회사 내에 물품이 반입되어 문제가 발생하거나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경우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회사 직원이 죽었는데도 회사 대표는 물론 회사 관계자가 빈소도 찾지 않고, 조화도 보내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탄압을 규탄하고 분신사망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전국 노동계의 투쟁 열기를 꺾으려는 처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12일부터 회사에서 정문 이외의 출입문을 차단하고, 정문으로만 통행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출입자의 가방을 수색검문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도 '법와 원칙에 따랐다'는 식으로 노동탄압을 하더니, 이번 분신사망사건도 같은 맥락으로 처리하려는 의도다. 아직도 두산재벌은 노조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14일, 금속산업연맹 서울 대한상의 앞에서 대규모 집회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분신사망 6일째인 14일(화) 오후 2시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회의를 열고, 앞으로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두산그룹 제품 불매운동"을 실시할 것인지 여부와 18일 대규모 집회 계획 등에 대해서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금속산업연맹 소속 조합원 5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14일(화) 서울에서도 열린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10시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 퇴진 촉구 항의 방문"을 하고, 오후 3시에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책위는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박용성 회장은 화끈한 직설화법으로 노무현 당선자의 재벌개혁에 맞선 재벌 대변자이며, 두산재벌 총수이자 대한상의 회장으로 한국 기업가를 대변하는 사람이고, 국제올림픽위(IOC) 위원이자 국제상업협외(ICC) 부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인 사람"이라 지적했다.
그리고 "공기업 특혜 받아 공기업 한국중공업 10분의 1의 헐값에 인수하고 혹독한 노동탄압으로 노동자 고 배달호 분신자살 내몰고 불법 재산상속으로 족벌경영 일삼는 사람, 이제 퇴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집회는 '대책위'가 주최하고,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민중연대 자통협 등 4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주요 참석자는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 문정현 전국민중연대 신부, 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 손호철 민교협 대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위원장, 정현찬 전농 의장 등이다.
<21신 : 13일 오후 6시15분>
금속노조 전 사업장, 16일 4시간 파업 결정
두산중공업지회가 소속되어 있는 금속노조는 오는 16일(목)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파업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전국적으로 160여개 사업장이 가입해 있다.
금속노조 전국 지회장은 13일 오후 두산중공업 노조 건물 3층 식당에서 '금속노조 확대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금속노조는 이 밖에도 14일(화) 서울(수도권)과 창원(이외 지역)에서 "확대 간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조합원 리븐 달기와 분향소 실치 등을 결의했다.
<20신 : 13일 오후 5시30분>
시신 육안 검사 실시, 14일 낮 부검 여부 결정될듯
9일 새벽 6시20분경 분신사망한 고 배달호씨의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 성사 여부에 관심이 높다. 경찰은 '대책위'가 바라는 장소에서도 부검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대책위'는 유가족과 논의를 거쳐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해, 그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책위는 13일 오후 시신을 수습해 놓기로 했으나 경찰은 영장이 발부된 만큼 제지하고 나서, 논란이 벌어졌다. 그런데 경찰과 대책위 대표단이 모여 협의를 갖고, 타협점을 찾아 나섰다.
13일 오후 4시35분경 대책위 김창근 집행위원장과 석영철 상황실장은 경찰과 합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합의사항은 ▲대책위가 바라는 장소에서 부검을 할 수 있다, ▲시신을 부검한 뒤 대책위에 곧바로 인계한다, ▲경찰은 농성장소에 대해 일체 침탈행위를 하지 않는다, ▲부검행위 외에 다른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경찰의 필수 인원은 10명으로 제한하고 대책위도 같은 인원이 참여한다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14일 낮 12시까지 대책위 내부 논의,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경찰에 답변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합의 속에 13일 오후 4시50분 경 시신에 대한 육안 검사가 이루어졌다. 시신 육안 검사에는 대책위 대표로, 양길승 원진종합센터 대표와 윤인섭 정주석 변호사가 참여했으며, 경찰 감식반도 참여했다. 양길승 대표는 사전 합의에 따라 육안으로 검사한 내용을 일체 언론 등에 밝히지 않기로 했다.
석영철 상황실장은 경찰 합의사항을 공개하기에 앞서, "경찰과 두 차례 협의를 거쳤다"면서,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 하고, 유가족들은 부검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대책위 김창근 집행위원장은 "그런데 오늘(13일) 일부 유가족들이 진정서를 넣어 부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시비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경찰도 부검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집행위원장은 "본질은 오데간데 없다. 부검 거부로 인해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신 : 13일 오후 3시15분>
부인 "자살 맞다"에 형제들 "타살의혹" 제기
9일 분신사망한 고 배달호(50)씨의 유가족 중에 어머니와 동생들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부인은 자살이라고 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고 배씨의 어머니 이영순(70)과 남동생 배일호(35), 여동생 배애숙(48) 배경화(32)씨는 사건 닷새째인 13일 오전 11시45분경 창원중부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 유가족들은 진정서에서 "마땅히 자살할 이유가 없고, 평소 효성이 지극했는데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화도 없었으며, 유서 내용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한 마디도 없다. 그리고 집에서 새벽 6시에 나간 사람이 6시15분에 사망했다는 게 말이 안된다"면서,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부인 황길영(42)씨는 13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후 시댁과 친정에서 본인의 말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유서는 친필이 분명하다. 그 뒤 각자 생계문제가 있어 만나지 못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고인의 딸과 처남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모든 결정을 금속노조 김창근 위원장한테 위임한다"고 밝혔다. 김창근 위원장은 "경험상 예견되었던 일이다. 다른 가족들과 동의 절차를 정확히 해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 사건 직후 남동생을 만나 확인까지 했다"면서, "시가댁에서 타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미망인에게 이야기도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가댁 유가족들의 진정서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고인이 새벽 6시에 집에서 나갔다고 했는데, 부인 황씨는 "하루 전날 1시간 일찍 나가야 한다고 했고, 남편은 당일 새벽 5시15분경 집에서 나갔다"고 말했다.
한편 한 취재 기자는 진정서를 확인한 뒤 여동생인 배애숙씨와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사건 후부터 회사에서 대여섯번 전화가 왔고, 10일 회사 간부와 와서 남편이 만난 것으로 안다. 그 사람이 누구이며 어떤 말을 나누었는지 모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창원중부경찰서 형사계는 기자회견 직전인 낮 12시45분경 대책위 김창근 집행위원장을 만나, 시가댁 유가족들이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고 전달했다.
두산중공업 홍보팀 관계자는 "고인의 시가댁 사람들을 모른다. 회사에서 접촉한 사실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10여분 뒤 또 다른 홍보팀 관계자는 "사고 후 유가족을 위로 차원에서 만났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기 위한 목적이다. 좀 전에 회사 차원에서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은 오늘(13일) 진정서 제출과 관련해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말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인의 부인 황씨는 기자회견 때 "그동안 회사측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책위 시신 수습하려 했으나 경찰 제지로 마찰
분신사망 닷새째인 13일 오후, 대책위는 고 배달호씨의 부인 황길영씨의 뜻에 따라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으나 경찰이 영장이 발부되어 있어 건드릴 수 없다고 밝혀 마찰을 빚고 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유족 황씨와 의료진,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다.
'드라이아이스'로 부패를 방지하고 있지만, 시신을 시멘트 바닥에 두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수습하기로 했다. 고인의 부인은 자살로 보고 부검을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부인 황씨는 오후 2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정을 밝혔는데, "참으로 억울하고 원통하다. 남편이 남긴 유서대로 해야 한다"면서, "유서를 보면 회사 때문에 자살한 것이 분명한데 부검을 왜 해야 하나. 남편을 두 번 죽이는 부검을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남편 배달호씨의 유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이 곳에서 남편의 시신을 옮기는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황씨는 "아무리 죽은 사람이지만 땅 바닥에 며칠째 그대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시신을 수습하여 제 남편 배달호씨의 한을 풀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제 남편의 유서대로 해주시면 고맙겠다. 금속노조 김창근 위원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였으니 잘 해결하여 주시기 바란다. 정말 고맙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도 같은 시간에 시신 수습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영만 희망연대 상임대표는 "이제 우리는 이제껏 그랬듯이 시신이 손상되지 않고,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게 하자는 유족의 뜻을 받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분신 사망대책위'의 충정을 부디 잘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여러 동지들과 언론사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변호사와 경찰관서의 입회 아래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검안과정을 거쳐 시신을 수습하려는 유족의 뜻을 존중하며 함께 하고자 한다."
오후 3시부터 노동자광장에서는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차 추모대회가 열렸다.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은 추모사를 통해,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면서, "사태를 빨리 수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장에는 김영규 사회당 대통령 후보가 참석했는데, 그는 "내일(14일)부터 대책위에 사회당도 참여해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두산재벌의 노동탄압과 노조말살이 낳은 결과로,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하고, 앞으로 두산중공업이 회사와 노조가 자율적으로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18신 : 13일 오후 1시>
회사측 "국가기간산업 죽여도 되나" 입장
두산중공업은 1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회사측은 보도자료에서 "노동단체 세력 확대를 위해 국가기간산업이 죽어도 됩니까?라며, "두산중공업 내에 무단 진입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방해하며 연일 집회를 갖고 조합원들에게 파업을 부추기는 등 이번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측은 "노동계의 입지 강화에 전략적으로 이용"된다면서, "농성을 벌이는 것은 이번 사태의 해결보다는 신정권에 대한 노동계의 입지 확대와 강화를 위해 투쟁 동력을 모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어 회사로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설명.
회사측은 이번 사건에서 "대다수 직원들은 사태 조기 수습을 희망한다"면서, "안정된 근무 분위기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차분히 업무에 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노동단쳬는 불행한 개인의 죽음을 노동운동의 확산 기회로 삼고자 근무 중인 조합원들에게 파업에 참여할 것을 선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민노총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을 말라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지난해 일부 노동 활동가들이 회사의 경영 여건이나 조합원들의 경제 상황은 고려치 않고 자신들의 입지 확대만을 위해 조합원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데 따른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회사측은 "파국으로 몰고가는 민노총 선동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면서, "회사는 파국으로 몰고가는 민노총의 집회와 파업 선동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며, 두산중공업 지회는 경찰에 시신 인도와 사태의 조기 수습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17신 : 13일 낮 12시>
창원중부경찰서 "영장 집행 무리하게 안해"
창원중부경찰서는 고 배달호씨의 시신에 대한 영장 집행을 무리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분신자살 닷새째인 13일 낮 12시경 창원 중부경찰서 형사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할 생각은 없다"면서, "시신을 인도하고 부검한다는 것은 수사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에서 발부한 영장의 유효 기간은 1월 15일까지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상황에 대해, "옷이 다 타서 몸에 달라 붙어 있었고, 많이 그을렸으며, 핏방울자국이 두 개 정도 나 있었다"고 말했다.
'대책위' 관계자도 현장에 핏방울자국이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고인이 쓰러지면서 흘린 것으로 보인다. 시신은 분신으로 인한 사망자라면 흔히 하는 몸 상태로, 두 발과 팔을 높이 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노조측에서 사건 직후 촬영해 놓은 사진에도 시신의 상태는 두 팔과 다리를 치켜 들고 있다.
한편 한국노총도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 경남도본부 이국성 사무처장은 이미 현장을 방문하고 사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런 속에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한국철강과 GMB, 세방전지 등 15개 사업장 노조 위원장들은 13일 두산중공업 사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16신 : 13일 오전 11시30분>
"회사측 노조 간부들에게 회유책 펴" 민노당 조사단에 공개
회사측에서는 지난 해 말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에게 다른 곳으로 갈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인이 정직 3개월 뒤 복직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제안했다는 것이다.
부인 황영길씨는 11일 밤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단장 이덕우)에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부인 황씨는 "보일러공장 과장이 복직하기 전인 19일 과장이 '강원도로 갈 생각이 있느냐'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그리고 부인 황씨는 "복직 후 남편이 서너 차례 술을 먹고 들어왔는데, '힘들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조합원 남궁석민씨는 진상조사단에 "회사측에서 노조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면 정상 참작을 해 임금과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 배달호씨는 7일 오후 조합원 7명과 함께 구속자 면회를 갔으며, 면회를 마치고 나온 뒤 술을 먹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원 김극일씨는 "같이 면회를 갔던 사람들이 모여 횟집에서 술을 먹었고, 7일 밤 11시경 둘이서 고인의 집 근처 호프집에서 술을 한 차례 더 먹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8일 출근을 하지 않아 통화를 했는데, "월차를 내고 하루 쉬고 있다"고 말하더라는 것.
분신사망 현장의 최초 목격자는 시설운영부 소속 김아무개씨로, 김씨는 "평소 고인의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밝혔고, "당일 새벽 6시30분경 화물차를 타고 사내 순찰을 하던 중 단조공장 옆 쿨링타워 근처에서 모닥불 같은 불빛이 보였다"고 설명. 그리고 김씨는 "가까이 가보니 심한 노린내가 났다. 바로 분신이란 사실을 알고, 사내 소방대에 전화를 했고, 곧바로 구급대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역 7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두산재벌 노조탄압 규탄 노동열사 고 배달호 열사 분신사망 경남대책위원회"(이하 지역대책위)가 결성된다. 지역대책위는 조기 달기와 조문하기, 인터넷 홍보와 시민홍보 활동을 펼친다. 또 참여 단체의 성명서와 현수막 내걸기, 투쟁기금 모금, 두산그룹에 항의글 보내기 등의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지역대책위'에 참여할 '전국 민주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이하 민교협) 소속인 경남대 조영건 안승욱 김용기 교수는 13일 오전 두산중공업 현장을 방문,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번 사건 활동과 관련한 후원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대책위'는 13일 은행계좌(우체국, 094-18-29485-7, 예금주 김창근)를 개설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15신 : 13일 오전 9시30분>
시신 문제 관련해 유가족 모여 최종 입장 조율중
창원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50)씨 분신사건 5일째인 13일 아침 부터, 오후 2시 유가족들이 시신 문제와 관련해 중대발표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매우 높다. 유가족들은 '중대 발표'를 앞두고 13일 오전 회의를 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형제들과 부인측 가족들이 모두 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가족들만 모여 논의를 하고 있으며,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일체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유가족들이 노조측에 위임했지만, 시신 문제는 유족의 뜻이 중요하기에, 그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13일 오전 9시까지 알려진 바가 있다. 일부에서는 "시신을 창원병원으로 옮겨 부검을 하든지" 아니면 "병원으로 옮기더라도 부검을 하지 않는 것"과 "자살이기에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바로 장례를 치르도록 할 것" 등 여러 가지 처리방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속에 두산중공업 해고자들은 13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 '두산중공업, HSD 해고자 원직복직 회복 투쟁위원회' 최병석 위원장이 13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해고자들은 서울 두산타워와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조합원들은 13일 아침 8시, 직원 출근 때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13일 오후 1시부터 노동자광장에서 4차 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14신 : 12일 오후 6시30분>
시신 관련 회사-노조 입장차, 경찰과 합의해 '드라이아이스' 보존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가 자신의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자살한 지 나흘째가 된 가운데 시신 처리를 두고 회사측과 대책위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신은 분신자살 하루가 지난 10일 오후 2시경 경찰과 협의하여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스치로폼으로 덮어 놓았고, 4일째인 12일 다시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부패방지 조처를 해놓았다. 당초 경찰과 협의 과정에서 얼음을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물이 생기면 더 곤란하다는 지적에 따라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보존하고 있다.
회사측은 12일 언론사 보도자료를 통해, "시신 방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며, "조속한 사태수습만이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는 길"이라 밝혔다. 회사측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중한 장례절차와 신속한 사후 수습에 만전을 기하여 유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면서, "회사는 지회(노조)에 여러차례 구두나 공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측은 "노조는 9일 이후 지금까지 시신을 땅바닥에 방치한 채 외부 노동단체 사람들을 끌어들여 이번 개인의 불행한 사태를 외부 노동운동 확산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 또 "시신을 방치한 상태에서 외부 노동단체와 연계하여 회사와 교섭을 하려거나 각종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인륜에 반하는 행위다. 이번 불행한 사태가 일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악용되어서는 결코 안되며 외부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현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보도자료에서 "정중한 장례와 신속한 수습만이 진정으로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하는 길"이라며, "뜻하지 않은 일로 깊은 상심에 잠겨 있는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심심한 조의와 함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
이같은 회사측 주장에 대해, '대책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언론담당 박유호씨는 "시신은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경찰과 합의에 따라 보존 처리를 해놓았다"면서, "회사측에서 여러차례 경찰 수사 진행이나 법과 원칙에 의해 모든 문제를 처리한다고 하면서, 경찰과 합의로 해 놓은 시신처리를 '방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유가족들도 시신 인도 등을 포함해 모든 사항을 노조에 위임해 놓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시신 문제는 유족의 뜻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단해 상시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씨는 "10일 대책위 대표단이 검찰을 방문하고 시신 부검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시신 처리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
그는 "지역에서도 시신을 부검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음에도 다른 지역인 부산으로 가서 부검을 하려는 데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고 말했다.
대책위의 이같은 입장에 따라, 전국금속노조(위원장 김창근)는 12일 오후 공문을 보내 협상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공문에서 "열사의 명예회복과 고인의 뜻에 따른 전반적 사항을 합의하는 교섭을 빠른 시일 내에 가질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13신 : 12일 오후 4시30분>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 현장 방문...국제금속노련과 연대 방침
9일 발생한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사건이 국제 노동계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등 해외에서 발전소 설비 등을 수주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국제 이미지가 실추될 것으로 보인다.
분신자살 나흘째인 12일 오후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 2명이 창원 두산중공업을 방문, 지원 활동에 나섰다. 스웨덴 금속노조 국제담당 '야노케 올슨' 대표와 국제담당부장 '로즈 요한슨' 부장이 방문했다. 이들은 12일 낮에 열린 추모대회에 참석하기도 했으며, 김창근 '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만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야노케 올슨' 대표는 "고인을 애도한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은 한국에만 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은 이번 사건을 국제금속노련에 알리고, 국제연대 활동에 돌입할 것이라 밝혔다.
스웨덴 금속노조는 1888년 결성되었으며, 40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노조는 스웨덴에 진출한 회사의 나라와 관련한 노동연대 활동을 하고, 노동운동이 열악한 나라는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스웨덴 대표단은 노동사회연구소를 방문할 예정도 갖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 160여개 사업장 지회장 참석, 13일 결의대회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 유덕상)는 13일(월) 서울 두산타워와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시위를 열고, 해고자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책위는 전국 금속노조 소속 160여개 사업장에서 파업을 결의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13일 오후 2시 창원 현장에서 유족측의 '중대 발표'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유족들이 시신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3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금속노조 소속 전국 160여개 사업장의 지회장들이 참석해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금속노조 160여개 사업장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업을 동시에 결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13일 오후 4시에는 빈소 옆 노동자광장에서 "4차 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밖에 '대책위'는 16일 금속노조 전 조합원이 참석해 규탄대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18일 오후 3시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대책위' 전국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밖에 경남지역 8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지역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활동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이처럼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은 지역은 물론, 전국 노동계와 국제 노동계로 번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 회사측 조사 거부당해, "정치권에 요구할듯"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단장 이덕우)이 분신자살사건 나흘째인 12일 회사측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자 했으나 회사측의 협조 거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조사단은 오후 2시 분신자살 현장에서 1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회사 건물을 방문했다.
조사단은 정석균 관리본부장을 만나고자 했으나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하고 노무팀 양성식 부장을 만났지만, 속시원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양 부장이 걸어 건네 준 휴대전화로 이덕우 단장과 정석균 관리본부장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
이 단장은 "정 관리본부장은 '회사측 입장은 이미 밝혔다'며,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화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덕우 단장은 "본부장의 주장은 경찰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며, 어떤 국회의원과 당이 와도 만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회사측의 입장은 지금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조사단이나 국회의원이 오더라도 만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빠른 시일 안에 민주노동당에서 두 당에 요구해 진상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은 양성식 부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 부장은 "민주노동당의 요구를 막무가내러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회사에서는 사건이 일어난 만큼 경찰 조사가 끝나야 하고, 경찰도 변사로 보고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말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부장은 "이런 조사가 사태 수습에 도움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측의 조사 협조 거부에 대해, 이덕우 단장은 "회사는 민주노동당이 제3자라는 생각을 한다. 당이 왜 제3자냐. 정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위한다고 해놓고, 노조 간부가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논평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은 이틀동안 현장에서 조사를 마친 뒤, 12일 저녁에 상경할 예정이다.
| | "노동문제는 일반 민사와 달라, '노동법원' 필요" | | | 민주노동당 조사단 이덕우 단장 인터뷰 | | | |
| | | ▲ 이덕우 단장 | ⓒ오마이뉴스 윤성효 | “정당의 존립 근거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원인을 밝혀 해결방안을 찾고, 재발방지대책이 관철되도록 하는 것이다.” 11일과 12일 이틀동안 창원 두산중공업의 노조 간부 분신자살사건을 조사한 민주노동당 인권위원장인 이덕우 변호사가 한 말이다.
그는 12일 저녁 조사를 마치고 상경하기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의 조사는 제3자 개입’으로 보고 정당이 개입하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회사측 반응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게 없다. 분신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동원했고,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있어 정당의 활동을 제3자 개입이라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또 정당 활동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말도 그렇다. 우리는 해결방안을 제시해 궁극적으로는 노동정책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진상조사 보고서를 낼 것이라면서,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여부를 따지고 싶지 않다”면서, “이번 사건이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설명. “유족과 동료직원, 노조 관계자를 만나보니 한결같이 한국중공업 때보다 노조탄압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회사에서 “법과 원칙에 따랐다”고 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이번 사건은 조합원의 재산과 임금을 가압류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킨다고 했는데, 이는 회사에서 조합원의 목을 누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가압류를 해서 직원들의 생계비조차 되지 않도록 한 것이 문제”라 지적. 이덕우 위원장은 “노사간의 민사소송은 일반 채권채무사건과 같이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문제는 일반 민사문제와 다르기에, 노동 관련 소송을 담당할 ‘노동법원’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 윤성효 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