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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시청 앞에 모인 만여명의 반전 시위대
토론토 시청 앞에 모인 만여명의 반전 시위대 ⓒ 김태엽
캐나다의 주요 언론들이 한국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에 대한 북한 공격 재고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발언을 일제히 머릿기사로 채택한 가운데 캐나다 내의 반전 여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에 걸쳐 3일간 실시된 캐나다의 글로브앤메일(Globe and mail)과 씨티브이(CTV) 공동여론조사에서 1005명의 참가자 중 62%가 이라크전이 발발하면 미국이 아닌 유엔의 참가시에만 군사지원을 해야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60%가 넘는 응답자들은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의 숨겨진 무기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미국을 위한 전쟁에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캐나다 내의 여론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도 역시 이러한 이라크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언론사들의 대 이라크전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 파장은 점점 더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1월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씨엔엔(CNN)과 뉴스위크(NEWSWEEK)의 여론 조사에서 반수 이상의 미국인들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결정 후에 이라크 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토 대학까지의 행진을 준비하고 있는 시위대
토론토 대학까지의 행진을 준비하고 있는 시위대 ⓒ 김태엽
미국의 독선적인 전쟁 움직임에 대한 규탄과 반전, 평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도쿄, 파리,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수십만명의 시위대가 이라크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할리팩스, 몬트리얼, 밴쿠버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으며 온타리오 주에서는 주도(州都)인 토론토에서 만여명이 넘는 반전 시위대가 토론토 시청 앞에 모였고 소도시인 런던, 사스퀘천 등에서도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반전 평화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
반전 평화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 ⓒ 김태엽
이날 토론토에 모인 시위대는 미국의 이라크전 움직임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일으키려는 전쟁은 단지 석유를 위해 수많은 이라크 민중을 살해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또다른 학살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시위대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에게도 "미국의 전쟁 분위기에 부화뇌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캐나다의 장 크리티엥 수상에게도 "캐나다는 절대 전쟁에 참가하거나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후 시위대는 토론토 대학까지 행진을 벌였다.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토론토 대학까지 5km 정도 구간을 행진하는 동안 시위대는 토론토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행진 구간 곳곳에서 춤과 노래, 구호를 통해 반전 평화를 외쳤다.

이들의 자유로운 시위 문화를 반증이라도 하듯, 다양한 구호와 피켓, 의상 등이 눈에 띄었으며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와 많은 수의 중, 고등학생들이 참가했다.

행진 구간 외의 도로를 차단하고 있는 기마 경찰들
행진 구간 외의 도로를 차단하고 있는 기마 경찰들 ⓒ 김태엽
시위대 중에는 이라크전을 막기 위해 미국상품 불매와 미국달러 버리기운동을 제안하는 젊은이들과 캐나다 정부는 전쟁 지원비가 있으면 홈리스를 위해 사용할 것을 외치는 빈민 단체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눈에 띄었던 모습은 'We know you, George bush! And your father was killer, too!'라는 구호를 행진 내내 외치던 젊은이들.
이 젊은 시위대들은 행진 구간 중간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앞을 지날때는 목청을 높여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을 지나는 그린피스 회원들. 뒤로 성조기가 보인다.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을 지나는 그린피스 회원들. 뒤로 성조기가 보인다. ⓒ 김태엽
이날 토론토의 미국 영사관 앞은 4차선 도로를 바리케이드로 막고 차량의 통제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였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토론토 경찰과 집회 주최 측의 질서유지대가 바리케이드를 중심으로 서 있었다.

한편 이날 반전 시위에는 북한 핵관련 문제와 미국의 한반도 전쟁 획책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여러 피켓이 눈에 띄었다.

'HANDS OFF KOREA' 피켓을 든 대학생 스티븐(Steven, 18)씨는 "이라크전이 일어나면 다음은 북한"이라며 "전쟁이 일어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며 친구들과 함께 피켓을 흔들어 보였다.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을 바리케이트로 차단하고 있는 토론토 경찰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을 바리케이트로 차단하고 있는 토론토 경찰 ⓒ 김태엽
집회에 참가한 20여명의 한인 동포들도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의 영정과 함께 'U.S.Army Out of Korea', 'No War in Korea'등의 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행진에 합류했다.

토론토 대학 Front of Campus 운동장에 재집결한 시위대는 정리 집회를 진행하고 2월 25일 다시 모일 것을 약속했으며 정리 집회 이후 Convocation Hall에서 평화운동 단체들이 주관하는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후 캐나다에서는 반전 평화운동 단체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반전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며 2월 15일 집회 이전에도 소규모 반전 집회와 비디오 상영, 카톨릭 미사 등이 수도 오타와와 토론토 등 주요 도시에서 매주 진행될 예정이다.
반전 시위에 함께 한 스티브와 그의 친구들
반전 시위에 함께 한 스티브와 그의 친구들 ⓒ 김태엽
행진을 마치고 토론토 대학에 다시 모인 반전 시위대
행진을 마치고 토론토 대학에 다시 모인 반전 시위대 ⓒ 김태엽
미선이 효순이 영정과 태극기를 들고 참가한 한인 동포들
미선이 효순이 영정과 태극기를 들고 참가한 한인 동포들 ⓒ 김태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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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퇴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맨발로 땅을 딛고 걷는 날이 올까를 궁금해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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