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동아일보의 4컷만평 '나대로선생'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나대로선생'의 노무현 당선자와 인수위에 대한 편파적인 묘사에 대해 네티즌들의 지적은 끊이지 않았지만, 인수위가 시사만화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수위브리핑>은 28일자 3면에서 "올해 들어 이날까지 나온 <동아> '나대로선생'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건이 노무현 당선자나 인수위를 향한 야유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28일자 만화를 최근의 사례로 꼽았다.
'나대로선생'은 "인수위 직원들이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보니 인터넷 추천 장관후보까지 목에 힘을 주고 다니고 있다"고 비꼬았다.
'나대로선생'은 29일자 초판에서도 화려한 경력과 대단한 능력이 있어도 선거때 줄을 잘못서면 탈락하는 것이 인사 다면평가인 것으로 묘사했다.
인수위는 "거의 모든 만화에서 인수위는 불안하고 건방지며, 고압적으로 끗발이나 부리는 사람들로 그려지고 있다"며 "시사성이 있어야 하는 시사만화가 문제가 된 어떤 사건이나 에피소드도 없이 작가의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비롯된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대란'을 주제로 한 27일자 만화는 "인터넷이 마비됐으니 인수위는 노는 날"이라며 희희낙락하는 인수위 표정을 그렸다. 인수위는 이에 대해 "인터넷 정치를 풍자하려는 의도로 짐작되나 그것과 업무태만을 즐기는 모습에 어떤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인수위는 노사모를 비꼬기 위해 '노사팔'(노무현 사돈의 팔촌)을 등장시킨 16일자 만화에 대해서도 "요즘 공직자들이 '노무현 사돈의 팔촌'에 줄대기 위해 성화인양 묘사하고 있지만, 당선자 친인척들이 문제된 일이 전혀 없는데도 의도적으로 흠집부터 내고 보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나대로선생'에 대해 "기사라기보다는 창작물에 가까운 시사만화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공정성이나 객관성은 찾기 힘들다"며 "매서운 비판을 통한 세태풍자나, 촌철살인의 위트, 여유는 보이지 않고 작가의 어떤 집요함만이 엿보인다"고 총평했다.
4컷 만화에 대한 인수위의 이례적인 문제 제기는 "언론의 자유는 인정하되 근거 없는 비판은 좌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나대로선생'을 그린 이홍우 화백(<동아> 국장급 편집위원, 시사만화가회 회장)은 경북 경주출신으로, 서라벌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80년 8월 32세의 젊은 나이에 <동아> 4컷만평의 작가로 발탁된 그는 5,6공 권위주의 시대에는 정치풍자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으나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전후로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