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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12시께 강릉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표 심재우, 이하 강릉경실련) 강당에서는 (사)함께사는세상, 민주노동당 동해·삼척 지구당 등 영동지역 24개 시민·사회·종교·노동·정당·학생 단체로 구성된 '영동지역 반전평화연대'(상임대표 김상도, www.peace4all.wo.to, 이하 반전평화연대)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반전평화연대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군 파병 동의안 국회인준 저지 성명서 발표 ▲활동경과보고 ▲향후 사업계획 발표 등 파병반대와 이라크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군대를 다녀 온 우리들 …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이라크 전쟁 중단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예비역(군 전역자를 일컫음) 700명이 선언에 나섰기 때문이다.

▲ 31일 영동지역 예비역 장병들을 대표해 박광수 간사(30, 영동지역반전평화연대)가 '700인 선언'을 하고 있다.
ⓒ 김경목
선언은 ▲군대를 전역한 예비역 장병들도 전쟁과 파병 반대 ▲사람을 죽이거나 미국 등의 패권주의를 위해 군대를 다녀온 것이 아님 ▲현역장병들도 우리들 입장과 동일할 것임 ▲현역장병들을 전장으로 보낼 권리가 없음 ▲노무현 참여정부는 즉각 전쟁지지 및 지원 계획을 철회하라 등을 담고 있다.

선언에 앞서, 박광수 간사(30·영동지역반전평화연대)는 "노무현 참여정부가 전쟁 지지와 지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재향군인회 등 일부 단체는 성명과 신문지상 광고를 통해 파병을 촉구고 있다"며 "군대를 다녀 온 우리들은(영동지역 예비역 장병) 이라크인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 이 선언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간사는 "선언에 동참한 이들은 대위에서 이등병이자, 70년대부터 2000년대 군번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종문 집행위원장(32·영동지역 반전평화연대)은 "예비역 선언이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반전 프로그램인 만큼 크나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께 강릉 '맥도날드' 앞에서 (군 복무때 입었던) 군복을 입은 채 '전쟁반대','파병반대'를 지지하는 서명을 받는 등 반전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운동에 나섰다.

한편, '충격과 공포'로 명명된 이라크 공습만큼 이들의 선언이 재향군인회 등 일부 전쟁 지지세력들에게 '충격과 공포'가 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예비역들도 전쟁에 반대한다"
예비역 선언 기획한 박광수 강릉경실련 간사

"나도 군대를 다녀 온 사람인데, 재향군인회에서 전쟁 지지를 선포한 마당에 나 같은 양심적 예비역들이 반대 입장을 천명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모든 예비역들과 현역 군인들도 재향군인회 입장에 따를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예비역 장병들이 '전쟁반대','파병반대'를 선언하기 4일전 '예비역 선언'을 기획한 박광수 간사(30· 강릉경실련)를 만나 그 취지와 배경을 자세히 들어봤다.

-어떤 이유에서 선언을 기획했나?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반전 여론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국회에선 파병 동의안이 이야기되고 있다. 또 노무현 참여정부도 전장으로 현역 장병들을 보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재향군인회 등 일부 파병 찬성을 표방하는 단체에서 성명과 신문광고를 동원해 정부의 '전쟁지원'과 '파병'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는 6.25나 월남 전쟁 등의 경험이 있는 저들이 오히려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 모든 예비역들의 그들(재향군인회 등)처럼 동일한 사고를 지니진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군대를 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노무현 정부는 현역 군인들을 머나먼 타국의 반인륜적 전장으로 보낼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교조에서 교육문제를 지적하듯이 우리 예비역들도 재향군인회 등에서 참전 지지를 주장하는 입장과 달리 반대 입장을 선언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700인 선언은 영동지역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언 서명을 한 예비역들로부터 1000∼5000원을 걷어 신문광고등을 통해 '전쟁반대','파병반대'의 뜻을 군대 다녀온 사람들에게 알려낼 것이다. 또한 난민구호 사업기금으로 보낼 예정이다. 반전평화연대 회원들과 시민·사회·노동·정당·학생 단체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예비역들 반응은?
"서명 동참을 권하는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나면 그들은(예비역)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흔쾌히 서명을 하고 돈도 내 준다."

-활동하는데 어려움 점은?
"반전열기가 고조되는 만큼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언제든 동참해줬으면 한다. 그런데 여전히 강릉 등 영동지역은 이런 운동들을 펼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이와 같은 집회·운동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사람들의 표현이 자유롭다. 하지만 지역은 아직까진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어 활동에 힘든 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물론,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기적인 전쟁이 빨리 종식돼 이라크 난민들과 아이들을 돕고 싶다. 그리고 당연히 전쟁은 앞으로 있어선 안 된다.

'양심적 예비역 선언'을 '양심적 병역 거부운동'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달라. 그런 차원에서, 선언운동은 '대체복무'를 다시금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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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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