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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매체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차별행위'라며 청소년보호법(아래 청보법)의 심의기준에서 '동성애'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로써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동성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 온 인권침해 규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2일 인권위는 "청보법 시행령 제7조 '개별 심의기준' 중에 '동성애'를 차별적으로 명시한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행복추구권, 평등권,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동성애자인권연대와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가 제기한 진정에 따른 것이다.
97년 청보법이 제정된 이후, 인터넷을 포함해 '동성애'와 관련한 출판 및 간행물·영화·방송 등 모든 매체가 각종 심의기구의 통제를 받아왔고, 그에 따라 이 자의적 기준에 대한 비판 역시 커져왔다. 실제로 피시방 등에 강제로 설치돼 청소년들의 동성애 사이트 접근을 막는 '음란물차단프로그램' 역시 이 심의기준을 근거로 한다.
한국동성애자인권연합의 박수진 활동가는 인권위의 권고를 크게 환영하며 "그동안 있었던 청보법 시행령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국가검열반대공대위도 2일 성명을 통해 "동성애는 무조건 청소년유해매체라는 어이없는 조항 한 줄을 없애기 위해 오랜 시간 벌여온 투쟁이 이제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차제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온 청소년유해매체 심의기준 모두가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권사회단체들의 비판에 따라 이 심의기준의 개정을 언급해 왔던 청보위가 인권위의 권고를 과연 어떻게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청보위 보호기준과 이주현 사무관은 "단순히 동성애라는 이유로 유해매체로 규정되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심의기준의 개정은 청보법 개정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올 연말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사무관은 "개정이 늦어지는 만큼, 유해성을 판단하는 심의기구에 '동성애'를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결정하는 일이 없도록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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